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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30

럭키 (2016) - 이계벽 : 별점 2.5점



옥수수 설특선 무료 영화로 보게 된 작품. 유해진 주연의 작년말~올초 시즌, 무려 7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깜짝 히트작이죠.

'오해'로 점철된 상황을 다루는 코미디물인데 설정은 지극히 뻔합니다. 설정별로 몇가지 예를 들어보죠. 우선 기억을 잃은 킬러가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잘 아시다시피 <<본 아이덴티티>>가 있습니다. <<롱키스 굿나잇>>도 같은 내용이고요.
얼치기 배우가 킬러를 연기한다. 미타니 코키의 <<매직 아워>>가 대표적입니다. 전혀 다른 일반인이 킬러, 혹은 정부 요원으로 오해받는다는 변주도 흔하디 흔하죠. 톰 행크스가 정부 요원으로 오해받는 <<사랑의 스파이>>, 로베르토 베니니가 연쇄 살인범으로 오해받는 <<미스터 몬스터>>, 얼마전 소개해드린 <<폴리팩스 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분명히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흔한 설정이라면 그것을 얼마나 잘 풀어냈느냐가 중요할테니 큰 단점은 아닙니다. 그리고 중반부까지의 이야기는 꽤 설득력이 높습니다. 재성 (이준)이 형욱 (유해진)의 흉내를 내기 시작한 것이 목욕탕에서 열쇠를 바꿔치기 한 탓이고, 그것은 이전에 유해진의 명품 시계를 보았다는 아주 작은 복선으로 충분히 설명되는 등 이치에 맞게끔 잘 짜여져 있는 편이거든요.
이후 형욱이 재성이 사진을 다 태워버렸다던가, 아버지 이발소에서 손님과 하는 대화를 오해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오해를 계속하는 과정마다 삽입되는 에피소드들과 재성이 형욱의 타겟(?)과 사랑에 빠져 보호해주려 하는 전개, 형욱이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분식집 종업원으로, 배우로 성공해 나가는 이야기들도 꽤 그럴싸합니다. 식당에서, 그리고 배우로 성공하는 과정이 특히 그러해요. 킬러로 갈고 닦았던 소양 (칼 솜씨와 무술,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말이죠. 아울러 이러한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기억을 잃은 형욱의 좌충우돌 행각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유해진씨의 연기도 좋았고요.

그러나 형욱이 킬러가 아니라 사실은 '이레이저' 였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는 솔직히 별로였어요. 형욱이 사실은 착한 사람이었다라는, 해피엔등으로 가기 위한 선택으로 보이는데 어설프고 말도 안되죠. 비슷한 이야기를 <<시티헌터>> 초반부 에피소드에서 접한 적이 있는데, 최소한 그때는 진짜로 총을 쏴서 총상을 입혔을 뿐더러 타겟의 탈출 작전도 정교하게 그려졌었죠. 그냥 킬러들끼리 칼질하다 죽는다는 결말은 여러모로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 외에도 당연히 숨어 살아야 할 두명이 배우로 계속 활동한다는 등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적지 않습니다.
또 유해진씨의 연기는 좋았다고 말씀드렸지만 적역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재성 역의 이준씨와 바뀐 느낌이랄까요? 냉정하고 잔인한 킬러는 보다 훤칠하고 잘생긴 배우가 맡고, 안 팔리는 단역 배우는 그보다 못한 인상의, 완전 찌질해보이는 배우가 맡는 것이 더 설득력이 높았을 것 같아요. 액션 연기가 좀 된다고 갑자기 뜨는 것 보다는 액션이 되는데 잘생기기까지 했다!가 더 그럴듯하잖아요. 개인적으로는 형욱 역할에는 정우성, 이정재 급 배우가, 재성 역할에 유병재씨가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도 설 연휴 때 보기에는 그런대로 적당한 이야기이긴 했습니다. 적당히 웃기기도 하고, 적당히 재미있기도 하니까요. 코미디 영화에서 치밀한 논리적 전개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일테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입니다. 킬링타임용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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