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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6

도련님의 시대 - 다니구치 지로, 세키카와 나쓰오 / 오주원 : 별점 3점

『도련님』의 시대 1 - 6점 다니구치 지로 그림, 세키카와 나쓰오 글, 오주원 옮김/세미콜론

소설가 나츠메 소세키가 걸작 <도련님>을 쓸 때의 이야기로 나츠메 소세키, 그리고 그가 맥주집에서 난동을 부렸을 때 같은 유치장에서 신세를 진 인연으로 알게 된 협객 호리 시로, 노동운동가이자 시인인 아라하타 간손, 학생 모리타 요네마쓰, 학생 오타 주자부로 4명과 함께 하는 격변의 메이지 시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도련님>이라는 작품을 쓰려고 한다는 것을 4명에게 밝힌 후 소세키의 머릿 속에서 이야기가 하나씩 구체화되고, 그 이야기가 소세키에게 보이는 작금의 현실과 함께 교차 전개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죠.

메이지 38년, 즉 1905년 급속히 서구화되는 일본에서 지식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고민한다는 내용이 일단 재미있습니다. 아주 허황된 픽션이나 if물은 아니고 실제로 이렇지 않았을까?라는 것인데, 다니구치 지로 그림으로 표현된 덕에 그 위력이 배가되는 느낌이에요. 캐릭터 하나하나라던가 배경의 디테일 모두 최고일 뿐더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닌데 만화로 보니 아주 와 닿더라고요. 만화적으로, 그림으로 특징과 분위기를 아주 잘 잡아내었기 때문입니다. 그림만으로 일상을 표현한 <고독한 미식가>의 그 느낌 그대로랄까요.
또 실존 인물을 대거 등장시켜 작품에 현실감을 불어넣는 것도 아주 좋았습니다. 안중근 의사! 까지 꽤나 중요한 비중으로 등장할 정도니 말 다했죠. 그 외 제가 알만한 인물들은 모리 오가이, 라프카디오 헌, 시마자키 도손과 도죠 히데키(!) 정도지만, 그 외 수많은 메이지 시대 유명 인물들을 자연스럽게 인용하는 솜씨는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특히나 모리 오가이, 라프카디오 헌의 에피소드는 이야기의 핵심을 제대로 짚고 있기도 하고요.
아울러 존경해 마지 않는 블로그 이웃이신 대산초어님의 번역 역시 빼어납니다. 주석도 충실하게 달려 있고요.

그러나 몇몇 이야기 외의 역사적인 실존 인물들은 그냥 병풍, 배경에 가깝다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주요 4인방 중에서도 실존 인물인 아라하타, 모리타는 이야기의 현실성을 덧붙이기 위함이고 주요 인물은 작가의 창작으로 보이는 구 아이즈 번사 (인듯한)이자 현직 협객인 호리와 대학생 오타 주자부로라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허나 이런 류의 작품들 대부분이 동일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단점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충분히 기대에 값하는, "문예 만화"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지적인 작품이었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메이지 시대와 문학을 사랑하시는 분들, 그리고 다니구치 지로의 팬 분들 모두에게 추천드리는 바 입니다.

그나저나.... 다 읽고 나서야 알았는데 전 5권이더군요. 1권으로 완결성있는 이야기라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다음 권도 빨리 읽어봐야겠습니다. 물론 <도련님>도 읽어봐야할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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