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비채 |
무라카미 하루키가 온갖 곳에 발표했던 다양한 글을 모아놓은 책. 수상 소감까지 실려있는, 제목 그대로 잡문집입니다. 본인 스스로도 그닥 가치를 두지 않는 짤막한 요청 원고들에다가 어디에 발표했는지 기억조차 희미한 글들, 여러가지 모종의 이유로 발표하지 못했던 글들이 대부분일 터인데 이런 글들을 모아놓은 책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다시금 탄복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잡문이라도 워낙 글솜씨가 뛰어나서 그런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음악, 번역 등 특정 컨텐츠를 소개하는 글들은 인상적이기까지 했어요. 프로작가가 무언가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는 써야 한다는 일종의 기준점이랄까요?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해>는 글을 읽으며 바로 유튜브에서 찾아서 들어 보고, 레이먼드 카버에 대한 소개는 그의 작품을 인터넷 서점 보관함에 바로 담아 놓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피츠제럴드의 작품 역시 마찬가지. "멸망의 미학이 아니라 그것을 능가하는 구원의 확신"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뒤에 서술한 <밤은 부드러워>는 정말이지 꼭 읽어보고 싶더군요. 그것도 소갯글에서는 작품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는 일체 설명하지도 않는데 말이죠. 어떻게하면 이런 리뷰글을 쓸 수 있을지 정말로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꼭 읽어보게 만드는 리뷰를 저도 쓰고 싶은데 참 부럽네요.
또 읽다가 느낀 것인데 비유가 정말 뛰어난 것 같아요. 화려한 문체가 아니지만 작가의 생각을 독자에게 가장 쉽게 이해시키는데 이러한 비유만한게 또 있을까 싶은데,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신체균형을 위해 바하의 인벤션을 쳤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은 것이 대표적이죠.
또 읽다가 느낀 것인데 비유가 정말 뛰어난 것 같아요. 화려한 문체가 아니지만 작가의 생각을 독자에게 가장 쉽게 이해시키는데 이러한 비유만한게 또 있을까 싶은데,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신체균형을 위해 바하의 인벤션을 쳤던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은 것이 대표적이죠.
일종의 창작론이랄까, 글쓰기에 리듬이 중요하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비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고 기분 좋으면서도 확실해서 사람들이 읽게 만드는 리듬과 그 리듬에 맞는 멜로디, 즉 적확한 어휘의 배열, 그리고 어휘들을 지탱해주는 내적인 마음의 울림인 하모니와 자유로이 솟구쳐오르는 이야기의 흐름을 타는 즉흥연주, 그리고 고양된 성취... 뭐 그러하답니다. 따라하기는 힘들겠지만요.
잡문이기에 모든 글들이 빼어나거나 재미있거나 인상적인건 아닙니다. 허나 리뷰, 소갯글만으로도 저에게는 충분히 가치있는 독서였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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