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적 다이어리 1 - 오카모토 켄타로 지음, 주원일 옮김/애니북스 |
저자 오카모토 켄타로가 고향인 오카야마 현에서 사냥꾼 생활을 하는 동안의 에피소드를 그린 에세이 만화.
사냥꾼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부터, 사냥꾼이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고, 그 뒤 총기 면허를 따고 총을 구입하고, 총기 소지 허가를 신청하는 등의 과정과 실제 사냥 체험이 뒤섞여 전개됩니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이자 저자 오카모토 켄타로의 사냥 목적입니다. 그는 취미가 아니라 정말 먹으려고 사냥을 하는 인물이거든요. 첫 사냥물인 멧비둘기라던가 토끼, 오리는 그렇다쳐도 뱀, 까마귀까지 무조건 직접 요리해 먹습니다. 때문에 그래서 평범한 요리는 물론 살모사 구이(소금, 후추 살짝)라던가 까마귀 꼬치구이 같은 독특한 요리까지 등장하는데 모두 설득력이 넘칩니다. 맛 역시도 직접 먹어본 사람의 증언이니 마찬가지고요.
이런 동물들을 사냥하기 위한 사냥 과정도 상세한데, 사냥의 시작에서부터 사냥한 동물을 조리해 먹는 것까지 패턴은 동일하지만 단순 반복은 아닙니다. 사냥감에 따라 사냥법, 조리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추운 날씨 속 물에 빠진 오리를 건져 오는 것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도 생기고요. 이런 소소한 변화가 재미를 가져다 줍니다.
아울러 비록 크게 와 닿지는 않았지만, 총기인 공기총이라던가 사냥 방법에 대한 정보도 충실하게 제공되고 있어서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상당히 재미있을 것입니다. 특히 까마귀 사냥을 위해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짜내는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사냥보다는 사냥을 한 동물을 요리해 먹는, 와일드하고 독특한 구루메 만화로서의 재미가 더 컸지만요. 법적으로 한국과 다른 일본에서의 수렵 활동 이야기는 아무래도 와 닿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탓입니다. 제가 관심이 있거나 흥미있는 분야도 아니고요.
그러나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그림이 너무 별로에요. 아무리 에세이 만화라고는 해도 사냥, 요리가 중심이라면 그러한 소재에 걸맞는 디테일한 묘사는 기본이 되어야 할텐데 턱도 없이 수준 미달입니다.
또 정보 제공에만 충실할 뿐 별다른 재미요소가 없다는 것도 감점요인입니다. 한마디로 케이블 TV의 낚시 채널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본인에게는 무척이나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겠지만 TV로 그걸 재미있게 보는 시청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독특하긴 하나 여러모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과연 멧돼지를 잡았을지 조금 궁금하기는 하지만 후속권을 구입하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덧 : 오카모토 켄타로가 한국 사람이라면 청설모를 사냥해도 요리해 먹었을 것 같은데 과연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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