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5/03/23

신데렐라 (2015) - 케네스 브래너 : 별점 2점

광고를 본 딸아이가 강하게 부탁해서 보게 된 작품입니다.

일단 생각도 못했던 "겨울왕국" 단편 "Frozen Fever"로 시작되는데, 굉장히 재미있더군요. 안나의 생일파티를 철저하게 준비하지만 정작 엘사는 감기에 걸려버린다는 내용으로 짤막하지만 노래도 좋고 분위기도 흥겨워서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기침을 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눈사람들도 무척 귀엽고요.

그러나 정작 본편 "신데렐라"는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본편 이야기를 애니메이션보다 더 탄탄하게 구성하려는 시도 자체가 가장 큰 이유였다 생각됩니다. 신데렐라의 성장 과정,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계기, 왕국이 작아 정략결혼이 필요하다는 사정, 계모의 음모 등 디테일한 설정이 추가되어 있는데, 이런 설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모두가 알고 있는 판타지 동화일 뿐이거든요. 불필요한 설정과 설명은 다 집어치우고 예전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생쥐 친구들의 활약이나 음악을 적절히 활용해 본편 외의 잔재미를 더해주는게 훨씬 좋았을 겁니다. 아니면 신데렐라를 지나치게 착한 캐릭터로 만들지 않고, 마지막에는 통쾌한 응징을 보여주는 식의 새로운 해석도 나쁘지 않았을테고요.
한마디로, 지금의 이야기는 진부하고 재미없었습니다.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기대 이하였습니다. 신데렐라가 그다지 미인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하이라이트가 되어야 할 대모 요정의 마법 장면이나 무도회 신도 연출에서 그다지 임팩트가 없었던 탓입니다. 촬영이나 세트도 연극적인 느낌이 강해서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작게 느껴졌고요. 말 그대로 눈요깃거리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셰익스피어 극 전문가인 케네스 브래너 감독답게 스토리 전개와 연극적인 구성은 꼼꼼하게 잘 짜여져 있긴 합니다. 특히 계모 캐릭터만큼은 확실히 입체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음모까지 작품에서 잘 설명되고 있을 뿐 아니라, 케이트 블란쳇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빛을 발하거든요. 두 새언니의 재수 없음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부분은, 영화라서 더 설득력이 넘쳤던 장면이라 생각되고요.

하지만 작품 전체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제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고, 별점은 2점입니다. 전체적으로는 1점 수준이지만 "Frozen Fever" 덕분에 1점을 더 얹습니다.

딸아이가 정말 즐거워했더라면 조금 더 좋은 인상을 받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딸아이 역시 딱히 재미있어 하지 않았기에 점수를 더 줄 이유가 없네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