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때문에 보게 된 독일산 애니메이션. 독일산이라고 해서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은 아니고, 전부 어디서 따온 듯한 설정과 내용의 전형적인 디즈니풍 애니메이션입니다.
동화를 약간 비틀고 패러디한 부분은 "슈렉"이 떠오르나 그렇게 과감하거나 새롭지는 않습니다. 백설공주가 섹시한 자아도취 캐릭터가 되었다거나, 브레멘의 음악대가 4인조 밴드가 되어 축하 연주를 펼친다던가 하는 약간의 변주에 그칠 뿐이에요.
하지만 이러한 변주는 그래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이야기 자체예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따오기는 했지만, 초대받지 못한 마녀가 앙심을 품었다는 원작과는 다르게 이 작품에서는 마녀가 왜 저주를 걸었는지부터가 불명확합니다. 저주도 그냥 잠을 자게 만드는 것이라니 별게 없고 말이죠.
이후의 전개 역시도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단순합니다. 로즈 공주의 연인 잭을 구하기 위한 여정은 단지 거리만 멀 뿐 아무런 어려움이 없으며, 유일한 걸림돌인 용은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고, 마지막 마녀와의 단판 승부 역시 우연한 거울 반사라는 어처구니없는 장치로 끝나버리는 등 내용에서 어떤 극적 요소를 느끼기는 어려웠어요. 중간중간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삽입된 노래들도 그다지 좋지 못했고요.
또한 일곱 난장이 역시 별다른 활약이 없습니다. 사이즈가 별로 난장이로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백설공주"에 비하면 각 캐릭터도 그다지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주인공급인 막내 보보가 신발끈도 혼자서 못 맨다는 설정도 계속 반복되었지만 딱히 효과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공주가 나와서 딸아이가 좋아하기는 했지만, 좋은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은 전무합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어른이 볼 작품은 절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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