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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6

혁명의 맛 - 가쓰미 요이치 / 임정은 : 별점 2.5점

혁명의 맛 - 6점
가쓰미 요이치 지음, 임정은 옮김/교양인

중국 근현대사를 베이징이라는 장소, 마오저뚱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음식과 함께 이야기하는 독특한 책. 왕조시절 (주로 청나라)에서부터 유래한 유명 음식들과 음식점들의 흥망성쇠를 급변하는 정치 환경과 연결하여 흥미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청나라 시기 다양한 지방의 요리들을 바탕으로 베이징에서 식문화가 발전하지만 혁명 초기, 그러니까 50년대 마오저뚱의 "농민 선호, 도시 혐오"를 바탕으로 식당들이 이른바 "혁명요리"를 만들기 위한 한계에 부딛히고, 이후 경영의 어려움으로 정부가 경영권을 소유하는 공사합영에 이른 뒤 문화혁명으로 아예 이름까지 바뀌었다가 개방 정책으로 부활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는 식입니다.

역사, 정치 상황과 음식, 식당 이야기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전개가 인상적이며 무엇보다도 문화혁명 때 부터 중국을 드나들었다는 저자의 경험이 바탕이 된 탓에 높은 현장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루쉰이 본 베이징 풍경"을 정말 그 당시에 베이징에 있었던 것 처럼 묘사하는 부분은 자료적으로도 가치가 높고요.

그러나 제 기대하고는 좀 다르긴 했습니다. 저는 음식 문화사미시사 책을 기대했는데 내용면에서는 수필에 가까운 글들로 정리가 안된 잡문을 읽는 기분이 들기까지 했거든요. 저자가 쓴 중국 음식의 역사와 문화가 어떤 사료를 바탕으로 했는지가 전혀 소개되지 않아서 믿고 볼만한 내용인지 약간 의심이 가기도 했고요.
또한 저자가 직접 찍은 몇몇 사진들 외에 도판이 부실하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유명 요리들 정도는 도판으로 소개해주는 것이 좋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읽히는 재미는 괜찮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중국 음식 문화사를 다룬 책은 많지만 재미면에서는 상급에 속한다 생각됩니다. 가볍게 역사와 음식을 버무린 글을 좋아하신다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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