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밤의 종족 1 - 후루카와 히데오 지음, 한성례 옮김/뿔(웅진)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침공을 앞두고 이를 막기 위해 지방의 베이(지방 장관) 중 하나인 이스마일의 수하 노예인 아이유브는 읽는 이를 파멸로 몰아넣는 전설의 책 "재앙의 서"를 활용할 계획을 짠다. 그리고 "재앙의 서"를 부활시키기 위해 이야기꾼 줌드르를 찾아가 그녀에게서 전설과 같은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는데....
일본 플레이보이지 선정 "미스테리 - 철야본을 찾아라!"에 소개되었던 작품. 장르구분이 "판타지 / 환상문학"으로 되어 있어서 국내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얼마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권을 읽어본 결과는... 한마디로 별로였어요. 긴 장편이며 액자소설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아이유브가 보나파르트를 막기위해 전설의 책 '재왕의 서'를 새롭게 창조하려는 본편 이야기는 흥미진진하지만, 정작 '재왕의 서'의 내용이라는 이야기꾼 줌드르의 이야기는 장황하기만 할 뿐 알맹이는 별로 없고 말이 안되는 내용 투성이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사악한 아담이 왜 조하르에 들어가 승리하겠다는 공약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더군요. 마법으로 위의 형들을 하나씩 죽여나갔다면 가만히 앉아서 왕위를 계승할 수 있었을텐데 사서 고생할 필요가 없잖아요? "뱀신"의 능력에 대해 모르고 있었는데 신자가 되어 신전에 들어가려 노력한다는 설정도 이해하기 어려웠고요. 그 외에도 강대한 마법을 얻었다면 왜 조하르에 틀어박혀 가만히 있었는지? 등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요. 덕분에 "재앙의 서"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전혀 전달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본편 이야기는 고증을 바탕으로 한 나폴레옹의 이집트 정복을 무대로 하고 있으면서, 정작 중요한 핵심 이야기는 "마법이 군대로 대표되는 물리력보다 우위에 있다"라는 철저한 환상소설인 탓에 느껴지는 이질감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답게 '재앙을 불러오는 책으로 나폴레옹의 침공을 막겠다', '막강한 먼치킨 마법사가 주인공이며 사악한 잔꾀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등의 흥미로운 소재와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장대한 묘사는 괜찮은 편입니다.
그러나 지금 읽기에는 진부하고 지루한 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3권 완결로 3권까지 읽고 리뷰를 남겨야 하나 지금 감상으로는 도저히 다음권을 읽을 것 같지 않기에 이걸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다시 "미스테리 - 철야본을 찾아라!" 순위를 확인해보니 이 작품 바로 윗 순번의 작품이 용납하기 어려웠던 졸작 <마리오네트의 덫> 이더군요. 이런 리스트는 역시나 믿을만한게 못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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