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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4

퍼니셔 (2004) - 조나단 헨스라이 : 별점 1점


FBI 비밀요원 프랭크 캐슬은 무기 거래상 위장근무 임무를 마지막으로 사랑스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살기로 결심하지만 임무 수행 도중 처치한 범인이 무기 밀매, 검은 돈 세탁에 연루된 조직의 두목 하워드 세인트의 막내아들이었다. 이에 격노한 하워드는 상상을 초월하는 무자비한 방법으로 프랭크와 그의 아내, 아들 등 가족 모두를 몰살시킨다. 그러나 운 좋게도 가까스로 혼자 살아남은 프랭크는 5개월이 지나도록 법과 정의 조차도 돈과 권력을 방패로 삼은 하워드를 처벌할 수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복수를 하기 위해 나서는데...


"퍼니셔"는 마블 코믹스의 장수 캐릭터로 잘 알려진 다크 히어로죠. 미국 만화를 잘 모르는 분들도 옛날 돌프 룬드그렌 주연의 영화로 접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2004년이라는 비교적 최근에 영화가 나왔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케이블 TV에서 방영해 주더군요. 제가 전혀 모를 정도라면 완전히 무시당한, 잊혀진 케이스라 영화가 얼마나 처절하게 망했는지 짐작케 합니다.

뭐 흥행이야 어쨌건 저쨌건, 저는 마블 히어로스 중에서도 퍼니셔는 가장 영화화하기 쉬운 캐릭터라 생각해 왔었습니다. 특수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 보통 사람이라는 점이 일단 그러하고 배트맨처럼 돈으로 처바른 특수장비를 쓰지도 않는, 순전히 자신의 전투 기술만 가지고 싸워 나가는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때문에 어느정도 화려한 액션,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자연스럽게 하게끔 하는 전형적인 권선징악 스토리, 그리고 비교적 잘 알려진 명성 덕분에라도 영화가 기본만 해 주면 이정도로 망하진 않았겠지만, 이 영화는 철저하게 망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누가 봐도 뻔합니다. 한마디로 그 옛날 돌프가 나왔던 영화 보다도 재미가 없고 설득력이 전무하다는 것이죠.

재미없는 이유야 쎄고 쎘지만, 일단 너무나도 잘 알려지고 뻔하디 뻔한 퍼니셔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는데 너무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야기 전개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더라고요. 예를 들면 퍼니셔 프랭크 캐슬이 복수를 위해 자신의 거처에 무기를 장치하고 전투용 자동차를 개조하는 것에 제법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극중에서 프랭크가 1주일을 꼬박 밤새워 제작했다는 전투용 자동차는 영화 안에서 몰고 나간지 두번째 만에 거의 자폭하듯이 아작나고 집안에 숨겨둔 무기는 악당 세인트가 보낸 킬러 "러시아놈" 의 맨 몸 액션에 허무하게 쓸려버립니다. 특히 러시아놈과의 액션씬은 감독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평화롭고 단란한 이웃 친구들의 모습과 병행 편집하는 코미디까지 도입해서 정말 어처구니를 상실케 합니다. 퍼니셔가 몸이 아니라 머리를 쓰는 각본은 솔직히 팬으로서 전혀 이해 되지도 않고 마지막에 단신으로 세인트의 거처를 찾아가 악당들을 쓸어버리는 장면은 통쾌하고 재미나긴 하지만 이렇게 쉽게 쓸어버릴 수 있다면 진작 찾아가지.. 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더군요.
때문에 별점은 1점. 점수를 주는 것은 힘들 정도로 못만든 영화에요.

그래도 저는 옛날 "만화 원작 영화" 비디오 테이프를 수집한 적이 있던 만큼 관심가는 쟝르라 그런대로 재미나게 볼 수 있었습니다. 퍼니셔 역을 맡은 토마스 제인은 크리스토퍼 램버트의 전성기 시절 몸짱 버젼을 보는 듯한 카리스마가 비쥬얼 적으로 뿜어져 나와 꽤 적역이라 생각되었고요. 해골 마크의 현대적 해석도 아주 좋았습니다. 또한 존 트라볼타가 맡은 세인트라는 악당의 묘사도 탁월했고 최강의 적으로 묘사되는 "러시아놈" 역의 프로 레슬러 케빈 내쉬의 모습을 보는 재미 역시 쏠쏠했어요. 왜 망했는지는 수긍이 가지만 최소한 웃고 즐길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돈내고 봤다면 또 모르지만...

PS : 속편을 암시하듯 마지막 장면이 보여지지만 아마... 힘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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