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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9

사랑따윈 필요없어 (2006) - 이철하


귀찮아서 줄거리는 생략하겠습니다. 일본 드라마의 명성도 높고, 문근영양의 영화는 좋아하기에 보게 된 영화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제 기대를 무참하게 짓밟아 버리는군요. 솔직히 영화의 개연성이 너무 떨어질 뿐더러 초중반의 지루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깜빡 졸기까지 했습니다. 과거 "뽕네프의 연인들" 이후 이렇게 오래 졸은 영화는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그거도 그거 나름대로 굉장한 일이지만.

또한 아도니스 클럽의 넘버원 호스트 줄리앙 역의 "김주혁"은 영화의 몰입 자체를 방해할 정도로 미스캐스팅이였고요. 연기 잘하는 배우로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이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캐릭터와 따로 놀아도 되는 겁니까? 제가 보기에는 "프라하의 연인"의 경찰관 캐릭터와 다른 점을 눈꼽만치도 찾기 어렵더군요.

그나마의 흥행 포인트라 할 수 있는 문근영의 성인연기, 특히 "안녕 UFO"의 장님 같지도 않은 고 이은주씨의 연기에 비하면 탁월한 눈뜬 장님 연기는 괜찮았지만 소녀티가 너무 강해서 영화에 몰입하게끔 하는 캐릭터로는 보이지 않아서 역시 미스캐스팅이었다 생각됩니다. 비쥬얼 자체로도 김주혁과 근영양은 삼촌과 조카뻘로 보이는데 이 둘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담아낸다는 것 자체가 무리죠. 무리...

애시당초 콧수염이 28억이나 되는 돈을 한달의 시간 여유를 주고 받아내어야 하는 기본 설정의 설득력 자체가 제로이니 다른 이야기야 무얼 하겠냐만은, 개인적으로는 28억이나 되는 빚을 갚지도 않고 튈려고 한 줄리앙이라는 놈은 죽어도 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가 주는 교훈은 "사람은 빚지고는 두다리 뻗고 못잔다" 정도? 아, 호스트가 인간 쓰레기라는 교훈도 전해주긴 하군요. 그 외의 부분은 정말 너무나도 설득력이 떨어져 황당할 지경이었습니다. 요새 TV 시트콤도 차라리 이거보다는 이야기 전개가 납득이 가는 수준이라 생각될 정도로요.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이라는 신인 감독의 화면 구성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화면이 예쁘다고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죠. 무엇보다도 원작이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이렇게 나온 점에 있어서는 감독이 반성해야죠. 관객은 봉이 아니거든요. 뭐 이변이 없다면 두번째 작품을 대형 제작사의 대형 작품을 찍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일정도로 흥행에 참패하고 있는 듯 하지만요. 토요일 저녁에 반도 차지 않는 극장은 정말 오랫만이었습니다.

원작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최소한 호흡이 더 긴 만큼 보다 설득력있게 전개되었을 것 같아서 차라리 원작을 다시 구해볼까 생각중입니다. 너무 실망이 커서 과연 구해보게 될지는 미지수네요.

하여간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후진 영화라 감히 평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 침몰"은 특촬이라도 볼만했지 이건 뭐...

PS 1 : 근영양 팬이 아니라면 볼 이유가 전혀, 단 하나도 없는 영화입니다. 근영양 팬이라도 아마 화가 나실 테고요.
PS 2 : 주인공의 저택 셋트와 도지원의 연기는 그나마 건질만 한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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