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테슬라 마가렛 체니 지음, 이경복 옮김/양문 |
"프레스티지"를 보고 다시 필이 와서 잡게 된 니콜라 테슬라의 전기입니다.
유고슬라비아에서 성직자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간 뒤 교류 발전기를 개발하고 이후 여러가지 프로젝트의 실패로 좌절을 겪다가 쓸쓸한 만년을 보내는 그의 출생에서부터 사망때까지의 일대기를 3자의 시선으로 여러가지 자료를 모아서 디테일하게 서술한 책으로, 한 천재 과학자의 일생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가져다 줍니다.
그러나 이 책의 매력 포인트는 뭐니뭐니 해도 테슬라라는 천재이기도 하고 광인이기도 한 독특한 캐릭터가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 있는 점과 그가 고안하고 발명했던 여러가지 발명품들에 대한 서술이겠죠. 그가 예견한, 혹은 거의 "개발이 완료" 되었다라고 한 것 중에서 시대를 거의 100여년 앞서간 것은 로봇, 휴대전화, 해수차 발전소, VTOL-비행체, 인터넷 등 한두개가 아니기에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그가 새롭게 설계한, 기존 모든 동력기관의 단점을 해소한 "테슬라 터빈" 같은 경우에는 출력과 효율이 놀라운 기기였지만 당시의 야금술로 엔진의 열을 견디는 재질을 구현할 수 없어서 얼마 전에야 다시 개발이 진행되어 대단한 성과를 보여준다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힌 일이죠.
또 다른 포인트의 하나인 그의 광기에 대한 묘사 역시 자세합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동그란 물체"에 대한 공포심과 유명한 결벽증 같은 것은 제가 보기에는 분명 정신분열증에 가까운 모습이었고 당대 사람들에게 보여진 이미지 역시 그러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신문등을 통해 실감나게, 때론 과장되게 그려진 그의 모습이 현대 여러 컨텐츠에서 접할 수 있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전형을 제시하고 많은 영감을 준 것은 분명하겠죠.
그 외에도 다른 천재인 에디슨, 그리고 테슬라 스스로 "멍청이"라고 이야기했던 마르코니와의 분쟁같은 소소한 이야기들도 흥미진진합니다.
여러가지 발명품은 당시 시대를 너무나 초월했기에 당대의 인정을 받기 힘들었다는 천재의 불우한 삶이야 워낙 많은 인물들에게서 보여지는 부분이지만 테슬라는 천재성의 결과물이 누가 보아도 확연한, 현재까지도 테슬라가 보여준 그 현상을 규명하지 못한 것이 있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업적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고 잊혀졌다는 것이 놀랍더군요. 물론 테슬라 본인이 특허 관리를 좀 애매하게 했고 투자를 위해 사기(?)도 좀 치긴 했지만 납득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아마 말년에 점점 더 정신분열증(?)이 심해졌기 때문이겠지만요.
어쨌건 무척 재미있는 독서였습니다. 한 광기어린 천재의 일대기일 뿐만 아니라 당시 시대를 반영하는 디테일이 잘 살아있는, 전기문학이지만 읽는 재미 하나는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이 책 역시나 재미, 그 외 여러가지 부분에 있어서 정말로 탁월한 책인데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왠지 테슬라 본인과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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