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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7

마지막 모험 - 엘모어 레오나드 : 별점 2점

마지막 모험 - 4점
엘모어 레오나드 지음/고려원(고려원미디어)

40대지만 아직도 미모를 간직하고 있는 스튜어디스 재키 머크는 어느날 공항 근처에서 ATF요원들에게 체포된다. 이유는 무기 암거래상 오델의 지시를 받고 운반하던 현금 5만달러 때문. 현금과 더불어 코카인까지 발견되어 궁지에 몰린 재키에게 수사관 니콜렛은 오델 체포를 위한 협조를 부탁한다.
그녀는 이 사건을 기회삼아 일생 일대의 한탕을 노리고, 재키의 음모와 더불어 오델과 파트너 루이스의 무기 강탈 살인 사건, 보석보증인 맥스 체리와의 관계 등이 복잡하고 숨가쁘게 돌아가는데...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재키 브라운"의 원작. 원래 주인공 이름은 재키 머크였군요. 원제는 "Rum Punch"인데 콜롬비아 사람과의 거래, 혹은 자마이카 범죄자에 관련된 암호라고 극중에서 해석됩니다만, 별 의미는 없습니다.
엘모어 레오나드는 개인적으로 싫어하지만 타란티노의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본 편이라 집어들게 되었네요. 기대도 꽤 컸고요.

작품은 2시간 3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의 원작답게 분량이 상당하네요. 내용도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범죄스릴러라는 장르물에 충실하게, 깔끔하고 안정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약간 하드보일드 냄새도 나는 꽤 잘 짜여진 이야기라 생각되네요.
그리고 작가 특유의 장점인 치밀하고도 디테일한 묘사도 역시나 괜찮았어요.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묘사가 아니라 잔인하지만 유머스럽게 분위기를 잘 살려 표현하는 것, (그 상황과 분위기라는 것이 지극히 미국적이긴 하지만) 그리고 뒷골목 인생들의 삶과 죽음, 범죄에 대한 유머스럽고도 호들갑스러운 묘사가 대표적으로 확실히 남다른데가 있다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영화와 비교해보며 읽는 재미가 상당한데, 사악하고 사려깊으면서도 (?) 잔인하고 유쾌한 인물로 그려지는 사뮤엘 잭슨(오델)의 카리스마가 전편을 압도하며 로버트 드 니로 (루이스)나 브리짓 폰다 (멜라니) 등도 영화속의 모습 그대로 흥미진진하게 묘사됩니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합니다. 우선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게 꼬여있는 전개에 더하여 이야기의 시점과 주인공의 변화가 심한 편이라 읽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어요. 거기에 카리스마 대왕 오델에 비하면 그닥 비중이 느껴지지 않는 주인공 재키때문에 이야기의 중심이 상당히 많이 흔들리는 편이고요.
무엇보다도 소설의 뼈대인 재키의 사기(?) 행각이 굉장히 시시하고 헛점이 너무 많으며 전체적으로 운에 기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치밀한 맛이 부족하고 즉흥적이며 오델의 최후는 너무나 운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영화를 본 지 꽤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렇게까지 허접한 작전은 아니었었던 것 같은데 솔직히 실망스러웠어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제가 싫어하는 작가의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정말로 인상적인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읽기도 지루했고요. 타란티노가 각색한 영화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됩니다. 생각난김에 영화나 다시 한번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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