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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사라진 테니스 스타 - 까뜨린느 아를레 : 별점 2점

사라진 테니스 스타 - 4점
까뜨린느 아를레 지음/추리문학사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이반 파첵이 자택 근처에서 조깅 도중 납치되었다. 테니스 협회는 납치범들이 요구한 100만 달러의 몸값을 거절했지만, 이반 파첵의 테니스 생명을 걱정한 세계랭킹 2위 데렉 빌더가 대신 몸값을 지불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몸값 지불 장소였던 전미오픈 경기장에서, 데렉 빌더마저 헬기를 이용한 범인들에게 납치되고 마는데…

김성종 최신세계추리소설 시리즈로, "지푸라기 여자"로 유명한 카트린 아를레(까뜨린느 아를레)의 작품입니다. 제목 그대로 납치된 테니스 스타와 몸값 지불을 둘러싼 유괴극입니다. 인질이 세계 랭킹 1, 2위의 프로 테니스 선수라는 설정이 특징이지요. 

내용은 유괴극답게 몸값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데, 범인들이 거의 성공에 이르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완전범죄극이었던 "지푸라기 여자"의 작가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납치했던 이반 파첵을 활용하여 더 큰 돈을 다시 벌어들인다는, 몸값 전달 방식에 대한 꽤나 치밀하게 구성된 트릭 덕분입니다. 프로 테니스와 유괴를 결합한 소재 자체도 독특했고요.

그러나 이 몸값 전달 작전을 제외하면, 추리적으로나 내용적으로 크게 특기할 만한 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작가의 명성에 비교하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허술한 부분이 많습니다. 전미 랭킹 1위의 프로 선수가 경호도 없이 쉽게 납치된다는 도입부터 현실성이 부족한데, 데렉 빌더가 생중계 중인 테니스 경기장에서 헬기를 이용해 납치되는 장면은 정말이지 황당했습니다. 아무리 경찰이 무능하다 해도, 백주대낮에 납치극이 벌어지는데 수수방관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요. 모든 경찰력을 동원하면 헬기가 내리는 위치를 특정할 수 있었을 테고, 헬기가 영화 촬영에 쓰인 소품이라는 점만 확인했더라도 범인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이쯤 되면 경찰이 공범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또 범죄의 흑막이 있었다는 식의 마무리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폴란드 민주화 운동을 위한 자금 확보라는 원래 범죄 의도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기에, 이런 설정은 오히려 사족처럼 느껴졌어요. 후속작을 염두에 둔 복선이었을까요? 어차피 후속작을 볼 일은 없겠지만요.

이렇게 일부 아이디어 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설득력이 부족해서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렵습니다. 제 별점은 2점입니다. 번역의 완성도도 떨어지니 굳이 찾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절판되었으니 찾기도 힘들지만요.

2019/07/13

검은 개 - 추정경 : 별점 2점

검은 개 - 4점
추정경 지음/다산책방

촉망받는 고등학생 테니스 선수 임석이 체포되었다. 약물에 취한 채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김유진이라는 여학생을 치어 중태에 빠트린 혐의였다. 빠져나갈 수 없는 혐의로 분류심사원에 수감되어 재판을 기다리던 임석은 분류심사원 수감생들 사이에서도 공격당했고, 그를 돕는 건 임지선 변호사 뿐이었다.

오랫만에 읽은 한국산 범죄 스릴러입니다. 이야기에는 크게 3개의 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임석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별로 친해 보이지 않았던 김별과 김유진이 함께 있었던 이유, 임석의 스파링 파트너인 노승모가 거짓 증언을 해서 임석을 함정에 빠트린 이유, 임석이 먹은 각종 약물이 어디에 들어 있었는지, 김유진이 차에 치인 이유, 김유진을 차로 친 사람은 누구인지 등 많은 수수께끼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실감나는 주니어 테니스 세계입니다. 랭킹과 집안의 재력, 스폰서가 누구인지에 따라 거의 인생이 결정되는 가혹한 세계가 적나라하게 표현됩니다. 승부에 이기기 위한 치사한 전략, 전술 및 사기에 가까운 연기도 여과없이 드러나고요. "저스트 고고!"와는 180도 다른 무서운 세계에요. 라켓이나 거트, 텐션 및 스트로크 등과 같은 전문 용어와 시합 묘사도 좋은 편이고요.
또 이는 단순한 배경 묘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임석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임석이라는 황금알을 놓치기 싫었던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 KDC의 구대철 회장이 사건을 일으킨 원흉이니까요. 그는 임석에게 도핑 약물을 몰래 먹인 뒤 그를 자신의 회사에 노예 계약으로 옭아맬 생각이었는데, 아들 구성기가 이를 거부하자 임석에게 열등감을 가졌을 친구 노승모를 끌어들였던 겁니다. 이를 위해 별장에서 파티가 열렸고요. 하지만 자신의 과거 악행을 증명할 증거를 지닌채 김별이 도주한 후 분노가 폭발하여 그 친구 김유진을 살해하려 했습니다. 마침 현장에서 약에 취해 쓰러진 임석을 범인으로 위장하고, 아들 구성기를 증인으로 내세워서요.

세 번째는 임석이 수감된 분류심사원에서의 생존경쟁입니다. 임석이 분류심사원 29호 방에서 방장 해골의 노림을 받으며 방의 막내인 '꼽'으로 지내는 과정, 25호로 이감된 후 25호 방장 석민우와 대립각을 세우다가 서서히 자신의 세력을 키워 결국 석민우를 쓰러트리고 결국은 해골까지 제압한다는 고등학생 학원 폭력물이나 무협지같은 이야기인데 나름 읽는 재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 번째 이야기는 임석 사건 이야기와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임석의 성장기 역할만 수행할 뿐입니다. 비중으로 따지면 첫 번째, 두 번째 이야기와 맞먹거나 능가하는 수준인데 온갖 캐릭터의 설정까지 세세하게 설명해가면서 이렇게까지 장황하게 설명될 필요는 없었어요.
하긴, 이렇게 본 이야기를 흐리는 과한 묘사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임지선 변호사는 바람난 엄마를 아빠가 살해했다는 불우한 과거가 있다는데 내용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습니다. 임석 부모님도 이혼 위기이며 구성구의 경우는 아버지가 구대철 회장인지 별장 관리인 임씨인지 모른다, 노승모 아버지는 세신사이다 등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룡정점은 책 서두에 등장하는 박기자에 대한 묘사입니다. 아내를 잘 만나서 피아제 시계를 차고 다니지만 원래는 테니스 꿈나무였다는 묘사가 한껏 이어집니다. 누구나 주인공으로 착각할 정도로요. 허나 본편에서는 하는게 전무합니다.
그동안 심리 묘사나 상황에 대한 묘사가 상세하고 장황한 작품은 많이 보아 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쓸데없는 등장 인물들 묘사가 많은 작품은 본 적이 없네요. 이런 부분만 다 들어낸다면 중편 이하 분량으로 충분했을겁니다.
에필로그 역시 불필요한건 마찬가지입니다. 임석이 사건 후 테니스 선수로는 실패하고 옛 테니스 아카데미 룸메이트로 세계적 스타가 된 호주 선수의 스탭이 되어 일한다는 내용인데 분량 잡아먹기에 그칩니다. 내용도 별로였고요. 그냥 임변과 만나서 맥주 한잔 하며 구성기와 노승모의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끝났어도 충분했어요.

마지막으로, 임석이 촉망받는 유망주라도 세계 랭커도 아닌데 스폰서들의 관심, 취재 열기는 너무 지나쳐 보였습니다. 지금 주니어 국내 챔피언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에요. 예전 퍽치기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지만 잘 풀려서 프로야구 SK에 지명까지 되었던 '위대한' 이라는 투수가 있었습니다. 야구팬들의 거센 반대로 지명은 철회되고 결국 폭력범이 되었다는 씁쓸한 이야기인데 왠만한 프로야구팬이 아니면 알지도 못할 사건입니다. 제가 봤을 때에는 이 정도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접대 테니스를 치다가 실제로 성접대를 했다거나 하는 스캔들이 아닌 이상요.

그런데 또 반대로 추리적인 서사, 설명은 부족합니다. 나름 복잡한 상황이 얽혀있고, 임변 (임 변호사)의 조사와 추리가 없는건 아닙니다. 레카차 운전수와의 대화 등은 분명 나쁘지 않았고요. 그러나 복잡했던 진상이 밝혀지는건 결국 구성구의 자백, 증언이라 많이 허무합니다. 동영상 촬영과 비밀 웹하드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운전석에 김유진의 피가 묻어 있었다는 정도로는 임석의 무죄 판결은 불가능했을겁니다. 이래서야 잘 짜여진 범죄, 법정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매끄럽지 못합니다. 모두가 미워하는 악의 화신으로 테니스 실력도 별 볼일 없다던 구성기의 변모가 대표적입니다. 급작스럽게 아버지의 악행을 고발할 정도로 정의감에 불타며 테니스 실력 역시 임석의 라이벌 급으로 격상하는는건 설득력이 너무 낮습니다.
게다가 구성기의 활약은 이야기 전개에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렇게 정의감을 불태울거면 애초에 임석, 그리고 김유진을 별장으로 부를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노승모만 불러도 충분하잖아요. 차라리 노승모만 부르려고 했는데 걱정한 임석이 따라왔다면 모를까요. 몇 주가 지난 다음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숨긴 위치를 알려준 이유도 석연치 않습니다. 아울러 김유정 살인 미수 사건이 일어난 핵심인 김별의 핸드폰 (구대철의 추잡한 무언가가 찍혀 있을)을 마침 그날 찾아서 돌아갔다는 우연까지 겹치면 좋은 점수를 줄래야 줄 수가 없네요.

국내, 아니 세계적으로도 보기드문 주니어 테니스 관련 범죄 스릴러라는건 독특합니다. 저도 카트린느 아를레의 "사라진 테니스 스타" 외에는 접해본 적이 없고요. 여러모로 작가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그러나 쓸데없는 분량이 너무 많아요. 캐릭터 설정, 이야기 전개도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고요. 지금의 절반 분량으로 임석 사건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풀어냈더라면 훨씬 좋았을겁니다. 한국 범죄물의 발전은 느껴지지만 또 아직 갈길도 멀구나 싶네요. 제 별점은 2점입니다.

2020/02/16

구제의 게임 - 가와이 간지 / 이규원 : 별점 1.5점

구제의 게임 - 4점
가와이 간지 지음, 이규원 옮김/작가정신

미국 캘리포니아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성스러운 나무 언덕’이라는 뜻의 ‘홀리파인힐’ 골프코스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 ‘골프 신의 총애를 받는 남자’ 닉 로빈슨이 우승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에서 위기를 맞이했다. 첫 타를 숲에 박은 것이었다. 그곳에는 기병대에 의한 원주민 학살이 이뤄졌다는 불길한 전설이 내려오는, 4,500년 수령의 거목 ‘신의 나무’가 우뚝 솟아 있었다. 이 신령한 나무는 오르면 벼락을 맞고 떨어지다가 옆의 나무 기둥에 몸통이 관통되어 죽는다는 재앙이 깃들어 있다고 했다. 로빈슨과 캐디 토니 라이언은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 마침내 승리를 따 냈지만, 이튿날 로빈슨은 골프 역사에 영원히 남을 기록을 세우고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이듬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일본계 미국인 잭 아키라 그린필드와 캐디 팀 브루스는 첫 승 도전에 나섰다. 하버드에서 진화심리학을 전공한 잭은 자신만의 골프 이론과 탁월한 기술을 겸비한 천재 골퍼였다. 그러나 대회 당일 아침, 18번 홀에서 깃대에 복부가 관통된 끔찍한 모습의 시체가 발견되는데……

"데드맨"의 작가 가와이 간지가 쓴 본격 추리 장편 소설입니다.

솔직히 작가의 전작에 대한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추리적인 부분은 괜찮았지만, 전개가 영 그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평소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도서관이나 서점을 가기 힘들어져서, 온라인 도서관으로 읽을거리를 찾다가 소갯글을 보고 호기심이 당겨서 읽게 되었네요.
호기심이 당긴 이유는 딱 한가지, 작품이 "골프"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트라이크 살인"이나 "마구"처럼 야구라던가, 엘러리 퀸의 단편의 소재로 등장했던 권투, 딕 프란시스의 모든 작품에 소재로 사용된 경마, "검은개"와 "사라진 테니스 스타"의 테니스, 스키 등 여러가지 스포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많이 봤지만, 골프를 소재로 한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거든요. 골프라는 스포츠를 즐기지는 않지만, 규칙은 잘 알고 있고 평소 관심도 있었고요.

이런 스포츠 소재 작품들 중 어떤 작품은 단순히 해당 경기의 선수가 등장하는 정도에 그치지만, 이 작품은 다행히 그 정도 수준은 아닙니다. 사건의 핵심 동기가 '벌타'규정에 따라 우승을 놓치게 된 슈퍼스타 닉 로빈슨의 캐디 토니 라이언이 어쩔 수 없이 벌인 부정행위이며, 또 이 부정행위 탓에

  1. 캐디의 판단보다 세 단계나 짧은 클럽을 선택했다. 
  2. 루틴을 무시하고 손수 클럽을 뽑아 들었다.
  3. 서드 샷 전에 에이프런에서 한참 멈칫거렸다.
  4. 지극히 단순한 라이에서 생크를 냈다.
  5. 우승 공을 처음으로 직접 챙겼다.
  6. 우승 직후 뜻밖의 은퇴 발표를 했다.
  7. 은퇴 이튿날 18번 홀에서 드라이버 연습을 했다. 

는 닉의 이상한 행동들이 결정적 단서가 되니까요. 게다가 이 부정행위 탓에 협박받게 된 캐디가 살인을 저지르고 자살한 장소가 US 오픈이 열리는, 요세미티에 위치한 더 홀리파인힐 리조트이며, 탐정 역할을 맡은건 US 오픈 출전권을 갓 획득한 일본계 미국인 잭 아키라 그린필드이고 왓슨 역할은 그의 캐디 팀이 수행한다는 점, 그리고 “골프는 훌륭한 스포츠야. 바람, 풀, 나무, 물, 모래, 흙, 늘 자연과 함께하는 스포츠잖아.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려서 실수해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아.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는 걸 가르쳐주지." 라는 잭의 후원자 맥거번 회장의 말이나, "골프는 스포츠 중에 유일하게 심판이 없는 경기다, 골퍼는 양심과 자존심을 걸고 규칠을 지키며 정직하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잭의 말 등 이야기 전반에 걸쳐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는 점에서 '골프 추리 소설' 이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그런 작품입니다. 제목도 아주 근사하지요.

"데드맨"도 그랬지만, 추리적으로도 꽤 그럴싸합니다. 특히 앞서 설명드린 닉 로빈슨의 기묘한 행동을 파고들어 해당 경기에서의 부정을 밝혀내는 부분, 그리고 사건을 담당하는 휴즈 형사의 접근법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그는 토니 라이언이 살해된 현장을 보고 세 가지 의문을 느낍니다. 첫 번째는 왜 전설과 일치하도록 범행했는지, 두 번째는 깃대로 어떻게 몸을 관통시켰는지, 세 번째는 왜 많은 사람이 모이는 US 오픈 현장에서 범행했는지입니다. 그러나 휴즈 형사는 앞의 두 가지는 버리고, 마지막 의문에만 집중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의문이며, 이 의문을 풀어 범인을 체포하면 앞의 두 가지는 범인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는 논리인데 굉장히 와 닿습니다. 온갖 불가능 범죄가 난무하는 고전 본격물에 도입하면 꽤 괜찮겠다 싶은 현실적인 추리법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잭과 팀의 티격태격하는 대화는 만담같은 재미가 잘 살아있으며, 가끔 등장하는 골프 장면도 박진감있게 묘사되어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그러나 역시나,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토니 라이언 살인 사건의 동기가 닉 로빈슨의 마지막 경기이며, 그 중에서도 다른 공을 발견한 척 했다는 건 읽다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를 밝혀내려고 하는 휴즈 형사와 잭의 추리에 대한 흥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져요. 그런데 다른 피해자 앤서니 스미스가 발견되고, 그가 닉 로빈슨 마지막 경기에서 공을 발견한 당사자였다? 이렇게 되면 진범은 닉 로빈슨이거나, 최소한 닉이 강하게 연루되었으리라는건 뻔한 추리입니다. 앞서 휴즈 형사의 추리 방법론에 따르면 그로부터 자백을 이끌어내면 되는거죠.

토니 라이언이 닉을 보호하기 위해 앤서니 스미스를 죽이고 자살했다는 진상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토니의 동기는 설득력이 높지만 인디언 전설에 따라 현장을 조작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토니는 자신도 살해된 것처럼 꾸며서 닉을 지키기 위한 의도였다고는 하는데, 동기가 명확하기 때문에 닉이 빠져나갈 방법은 애초에 없습니다. 차라리 앤서니 스미스의 시체를 싣고 US 오픈 현장을 떠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차와 함께 불태워 버리는게 더 나은 해결 방법이었을거에요. 이 작가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실력이 아무리 봐도 너무 부족해 보입니다.
아울러 끝이 뭉툭한 깃대를 몸에 관통시킨 방법은 드라이버 샤프트로 미리 구멍을 뚫었기 때문이라는 진상 역시 그다지 새롭지 않을 뿐더러 무의미했어요. 차라리 앤서니 스미스의 몸을 관통한 나뭇가지 끝은, 사고 후 부러졌다는 추리가 더 그럴듯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인물들이 지나치게 만화적이라는 것도 설득력을 떨어트리는 요소입니다. 주인공 탐정인 잭에 대한 설정이 대표적이에요. 하버드에서 진화심리학을 전공하였으며, 골프는 시작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1년 만에 골프 스윙의 진리를 발견한 뒤 US 오픈 출전권을 획득했고 일종의 시범 게임에서 세계 1위를 압도적으로 이긴다는 묘사는 해도 너무하지요. '사고기계' 반 두젠 교수도 규칙만 이해하면 충분하다며 체스를 익힌지 단 하루만에 체스 세계 챔피언을 이기긴 했다지만 이건 1900년대 초반의 이야기입니다. 21세기에 먹힐 수 있는 설정은 도저히 아니에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골프를 소재로 한 거의 유일무이한 추리 소설이라는 점에서는 골프를 정말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분께 어필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평범한 추리 애호가에는 그닥 인상적이거나 흥미로운 부분이 없는 평범 이하의 작품입니다. 구태여 구해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2024/10/28

추리 소설 리뷰 순서 재분석, 순서 정리!


이전에 이런 글을 올렸었는데, 엑셀로 관리하고 있는 추리소설 리뷰 데이터를 재정리하면서 정리해보니 잘못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새롭게 분석한 100번째부터 1,200번째까지 새로 읽고 리뷰를 올린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왜 매번 틀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부터는 틀릴 일은 없을 겁니다. 챗 GPT에게 분석을 맡길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아래와 같은 분석도 되네요. 연도별 평균 별점 추이입니다. 서서히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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