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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0

2019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16차, 열 여섯번 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이글루스 블로그도 어느덧 고등학생 레벨에 진입하였군요. 감개무량합니다.

리뷰에 대해 숫자로 정리해보면, 2019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48 (40)권, 기타 장르문학 1 (3)권, 디자인 or 스터디 4 (0), 역사서 15 (9)권,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1 (18)권, 기타 도서 18 (21)권으로 모두 97 (91)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 정도면 취미가 독서라고해도 부끄럽지는 않아 보이네요. 올해에는 책 출간과 같은 개인사로 독서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으니까요. 내년은 올해보다도 많이 읽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19년 베스트 추리소설 : "블러디 프로젝트"

올해의 베스트는 바로 "블러디 프로젝트"입니다. 문체와 같은 작품 외적인 문제로 약간 감점해서 별점은 3.5점이지만 내용과 완성도 모두 빼어나며, 재미 뿐 아니라 생각해 볼만 한 메시지를 함께 전해주는 좋은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2019년 워스트 추리소설 : "살인 카드 게임" 

올해 읽었던 추리 소설들은 처참한 수준의 작품이 많았습니다. 47편의 작품 중 평균 이하를 의미하는 별점 2점 이하의 작품이 30작품이나 될 뿐만 아니라, 졸작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별점 1.5점 이하의 작품은 무려 15편이나 되거든요. 읽은 작품 중 졸작 비중이 31%나 되다니, 무척이나 가혹한 한 해였어요. 심지어 졸작 오브 더 졸작, 정말로 종이가 아깝고 나무에게 미안한 별점 1점의 작품도 "귀신나방"과 "살인 카드 게임"의 두 편이나 됩니다.

두 작품 모두 엉망이지만 올해의 워스트로는 "살인 카드 게임"를 선정합니다. 작가의 이름값이나 출판사의 홍보 등을 미루어 보면 "귀신나방"은 그나마 찾아서 읽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 "살인 카드 게임"은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더 이상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2019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딱 1권을 읽었을 뿐이라 별도로 선정하지는 않겠습니다.

2019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편집자를 위한 북디자인" 

저는 디자인 전공자이기는 하지만 북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는 무척 낮았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 때와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많이 변하기도 했고요. 이 책은 저와 같은 북 디자인 초보자라던가, 제목 그대로 북디자인을 잘 알아야 하는 편집자, 혹은 관련 직업인에게 굉장히 유용한 책입니다. 참 많은걸 배웠던, 좋은 독서였어요.

2019년 워스트 디자인 or Study :

이 분야의 독서는 4권 밖에 되지 않고, 그 중에서도 가장 나쁜 별점이 2점이기에 올해는 별도 워스트 선정은 없습니다. 도판만 충실해도 기본은 해 주는 분야니까요.

2019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소비의 역사" 

작년에도 "그랜드 투어"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설혜심 교수의 역작. 제목 그대로 소비라는 개념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데, 400 페이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소재가 흥미롭고 내용의 재미가 대단해서 술술 읽히는 마법과도 같은 책입니다. 도판과 편집도 모두 완벽한 수준이고요. 미시사를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2019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올해 역사 도서는 가장 나쁜 별점이 2점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워스트로 꼽기에는 너무 가혹하기에, 올해는 별도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역사 도서는 대체로 선방한 분위기네요.

2019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맛의 천재" 

정말 오랫만에 등장한 별점 5점! 이탈리아 요리와 그 요리에 관련된 역사까지 상세하게 소개해주는, 요리와 미시사 양쪽 분야 모두에서 탁월한 놀라운 책입니다. 단점을 찾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완벽함을 자랑하지요. 요리, 특히 이탈리아 요리를 사랑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 이탈리아인들은 정말로 위대한 민족이에요. 요리와 예술 측면에서는 말이죠. 참고로, 이 책 역시 이 분야의 베스트로 꼽을 수도 있겠지만 추리 / 호러 분야와 마찬가지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군요.

2019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역사 분야와 마찬가지로 별점 2점 이하의 작품이 없기에 올해는 이 분야의 워스트는 없습니다.

2019년 베스트 기타 도서 : "이웃집 살인마" 

기타 도서에는 작년에 이어서 별점 4점을 받은 트리오가 존재합니다. 바로 "이웃집 살인마"와 "위작의 기술", 그리고 "위험한 저녁식사"의 3편입니다. 다 좋은 책이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긴 하지만 "위험한 저녁식사"는 지금 읽기에 조금 낡은 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위작의 기술"은 다른 책과 겹치는 내용이 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베스트에서 제외하였습니다. 물론 모두 좋은 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은 없습니다.

2019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일상 기술 연구소" 

평범한 생활 속 기술 중 유용한 '꿀팁'을 소개하는 그런 책이라 생각했는데, 제목에서 연상되는 '기술'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실망을 안겨다 준 책. 내용도 영 와닿지 않아서 제 주변인에게 절대로 권해주고 싶은 책은 아니었습니다.

2019년 Movie 리뷰 : 

영화는 제법 많이 보았지만 고작 4편의 리뷰만 올렸으니 베스트와 워스트를 꼽는게 무의미해보입니다. 올해는 선정 없이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019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2019년 추리 or 호러 만화는 전통의 시리즈인 Q.E.D와 C.M.B의 후속권을 읽었을 뿐입니다. 각 권의 수준도 고만고만하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베스트 권이 아닌 수록작 중 베스트 에피소드를 꼽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는 Q.E.D가 아니라 C.M.B 쪽이 볼만했다는게 특징입니다. 별점 3.5점짜리 에피소드가 무려 3편이나 등장했거든요.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4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낡은 집",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2의 두 번째 에피소드인 "혼선",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1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지옥혈"이 그 주인공입니다. 

다 좋은 작품이지만 여기서 한 작품을 꼽는다면 "혼선"을 꼽겠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아이의 장난이 강력 범죄와 엮이고, 이 범죄가 극적인 반전과 함께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는 전개가 깔끔한 수작입니다.

2019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베스트와 마찬가지로 워스트 에피소드를 꼽겠습니다. 별점 1.5점의 졸작 에피소드도 Q.E.D iff 3권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세 명의 자객",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3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보이지 않는 사수", C.M.B 박물관 사건목록 (씨엠비) 32의 세 번째 에피소드인 "사시 부적"의 세 편이니 됩니다.

뭐가 더 낫다고 말하기 애매하지만 한 편을 꼽는다면 "보이지 않는 사수"입니다. 다른 두 작품은 그래도 '추리'와 '트릭'이 등장하는 반면 이 작품은 너무 작위적이며, 추리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2019년 베스트 Comic - 기타 : 

2019년 기타 만화는 별점 2.5점을 넘는 작품이 없기에 베스트는 별도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2019년 워스트 Comic - 기타 : "2001+5 Space Fantasia Anthology" 

2019년의 워스트는 호시노 유키노부의 단편집입니다. 이 작품말고 다른 단편집인 "요녀전설 1"도 마찬가지로 별점이 1.5점이니 가히 올해의 워스트 작가라고 할 수 있겠네요. 타석이 두 번이었는데 두 번 모두 병살타를 친 셈입니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군요. 

참고로 똑같이 별점 1.5점짜리 졸작 중 "2001+5 Space Fantasia Anthology"를 선택한 이유는? 미완성으로 결말도 없는 작품을 버젓이 책으로 간행하여 팔아먹는 빌어먹을 행태 때문이에요. 이 정도면 병살타가 아니라 거의 게임 엔딩 수준의 실책이라 생각되어 용서가 안되네요.

결산평 : 

16년 째라니... 강산이 변해도 이제 한번 반넘게 변했네요. 올 한 해 우리 가족 모두가 무탈하게, 건강하게 보냈다는게 너무나 기쁩니다. 개인적인 가장 큰 목표였던, 제 책을 출간한다는 목표도 이루었으니 보람도 있었고요.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서는 올 한해 어떠셨나요? 좋은 일 많으셨었다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임이 분명할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거에요. 사랑합니다~!

2018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19/11/09

블러디 프로젝트 - 그레임 멕레이 버넷 / 조영학 : 별점 3.5점

블러디 프로젝트 - 6점
그레임 맥레이 버넷 지음, 조영학 옮김/열린책들
아래 리뷰에는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869년 8월 10일 아침, 스코틀랜드 북부의 마을 컬두이에서 17세의 소년 로더릭 멕레이가 메켄지 일가를 참혹하게 살해한다. 그는 인버네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재판을 기다리는 중, 자신의 일생과 저지른 범죄를 반추하는 비망록을 작성한다.

우리나라 작가 한강이 수상했던 2016년의 맨부커상 후보작이기도 했다는 범죄물입니다. 별다른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손에서 책을 떼기 힘들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책은 크게 메켄지 일가를 살해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로더릭 멕레이의 비망록, 그리고 로더릭 멕레이가 사건 당시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싱클레어 변호사와 검사측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는 재판 과정이라는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이 중 비망록 부분은 정말이지 무섭습니다. 로더릭 멕레이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과 같은 삶에 갇혀 있다는 내용으로, 그 어떤 희망도 볼 수 없어서 끔찍하기 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꿈도 가질 수 없고, 오히려 빚 때문에 모든걸 잃고 가족은 행정관 메켄지에게 농락당하지만 아무에게도 의지할 수 없습니다. 소년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어도 가족의 붕괴는 시간문제였을거에요. 

이어지는 재판 과정, 법정 다툼에서 여러 증인들의 증언에 의해 비망록의 진실이 하나 둘 씩 밝혀지는 과정의 흡입력도 대단합니다. 작가의 구성력과 표현력이 뛰어난 덕분이지요. 무엇보다도 재판 과정에서 제임스 톰슨 박사에 의해 밝혀지는 범행의 진짜 동기는 그야말로 충격입니다. 메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별 생각없이 저지른 충동적인 범죄가 아니라 자신의 구애를 거절한 매켄지의 딸 플로라를 능욕하는게 목적이었다는 것이지요. 검시 결과와 같은 여러가지 현장 조사 기록과 법정에서 증언으로 밝혀지는 현장의 모습 등도 이러한 진짜 동기를 강하게 뒷받침하고요. 이 작품을 추리물이라고 부르기는 어렵겠지만 이 장면만큼은 아주 괜찮았어요. 이외에 특별히 법정 미스터리같은 부분은 없습니다만, 교도소 의사인 먼로 박사를 다그치는 싱클레어 변호사의 활약은 꽤 볼만했습니다.

덧붙이자면 이 와중에 밝혀지는 제임스 톰슨 박사의 사고방식은 정말이지 기도 안 차더군요. 범죄가 유전의 산물이고, 하층민의 전유물처럼 여기며 소장농들을 무시하는 지독한 특권 의식에다가 범죄자는 미적 감상이 불가능하다는 등 편견에 사로잡힌 인물인데 이런 사람이 당대 최고의 범죄 심리 전문가로 인정받았다니 정말 야만의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영적으로 주민들을 이끌고 보호해야 하는 목사마저도 주민들이 야만적이고 소년은 사악하다는 사심을 가감없이 드러내니 말 다했지요.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가장 아쉬운 점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로더릭 멕레이의 비망록의 문체입니다. 더 날 것 느낌이 났어야 했어요. 아무리 소년의 지능이 보통 이상이며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오래 받거나,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쓴 글로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공의 소설을 실제 있었던 사건처럼 서술한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는 점을 볼 때 원문을 읽지 못했고, 읽을 실력도 없지만 번역하면서 유려하게 매만진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좀 오버스럽기는 해도 차라리 '사투리' 로 막말을 포함하여 번역되는게 훨씬 좋았을겁니다.
또 아버지 존 멕레이의 존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입니다. 메켄지에게 농락당한건 그렇다 치더라도, 딸이 성폭행당해 임신까지 했는데 침묵한다는건 말이 안되잖아요? 아무리 무관심, 무저항으로 일관한다고 해도 그 정도가 지나칩니다. 존 멕레이의 존재가 모든 사건을 일으킨 것과 다름이 없는데, 캐릭터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건 분명한 단점이지요.

그래도 단점은 사소할 뿐, 작품의 가치를 저해할 정도는 아닙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5점입니다. 재미와 함께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들을 안겨주는 좋은 작품입니다. 작가의 필력, 구성력도 나무랄데 없고요. 단점을 약간 언급하기는 했지만 작품의 수준을 해칠 정도는 아닙니다. 소년의 끔찍한 삶이 너무 잔인해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20/02/24

2019년 하우미스터리 선정, 올해의 추리소설!

매년 이맘때쯤 발표되는 하우미스터리 선정 올해의 추리 소설입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출간된 추리 소설을 대상으로, 하우미스터리 회원들이 선정한 결과입니다. 33명만이 참여했을 뿐이지만 투표하신 분들이 대부분 추리 애호가라는 점에서 상당히 공신력있는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대망의 2019년 1~3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공동 1위 11표
"미스터리 아레나", 후카미 레이이치로, 김은모, 엘릭시르
"피부밑 두개골", P. D. 제임스, 이주혜, 아작

공동 3위 8표
"조용한 무더위", 와카타케 나나미, 문승준, 내 친구의 서재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황세연, 마카롱

공동 1위인 두 작품 모두 저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다른 추천작들이 궁금하시면 상기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 선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블러디 프로젝트"
  2. "일러바치는 심장"
  3. "조용한 무더위"

2017년 하우미스터리 선정, 올해의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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