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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2023.06.06 ~ 06.11 두산 베어스 감상


주중 한화 홈 - 주말 기아 홈 3연전
성적 : 4승 2패 

좋았던 점 
  • 8이닝 무실점 쾌투! 에이스의 면모를 뽐낸 알칸타라 선수
  • 3게임 철벽 이닝 삭제, 돌아온 이영하 선수
  • 노장의 분전, 장원준 선수 

나빴던 점
  • 힘에 부쳐 보이는 5선발 신예들. (최승용, 김동주 선수)
  • 여전히 자리를 찾지 못하는 외야 후보군 (로하스, 김대한, 송승환, 홍성호 선수) 

총평과 이번주 예상 (혹은 기대)
주간 전적 4승 2패로 승패마진 +2를 기록했는데, 주초 한화전 스윕이 컸습니다. 7, 8 선발이라고 할 수 있는, 대체 선발의 대체 선발로 승부했던 화, 수요일 경기를 중간 계투진의 수고로 잡고, 목요일 경기를 알칸타라 선수가 책임져 주었던 덕분이지요. 
그러나 주말 기아 3연전은 좋지 못했습니다. 중간 계투진 과부하가 걸린 상태에서, 젊은 선발 투수들이 5이닝일 버텨주지 못하니 승부를 걸 수가 없었습니다. 타격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한 방이 부족해서 결국 따라가지 못했고요. 토요일 경기의 김재환 선수 타구는 잠실이라서 넘어가지 못했는데,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상대 왼손 투수를 상대하기 위해 오른손 타자 중심으로 라인업을 짠 승부수도 잘 먹혔다고 보기는 힘들고요. 기대했던 김대한, 송승환 선수가 너무 부진했죠. 
그래도 지는 경기에 필승조를 투입하지 않은건 이승엽 감독이 좋은 판단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토요일에 박치국 선수가 등판하기는 했지만, 대신 일요일에는 나오지 않았지요. 그래서 일요일 경기는 돌아온 곽빈 선수의 퀄리티 스타트에 필승조의 힘을 더해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튼 주간 합계 위닝으로 5위 자리를 잘 지키고 있습니다. 작년 9위 팀에 양의지 선수 한 명 보강되었을 뿐이니 이 정도 성적이면 나름 만족합니다. 심지어 외국인 선수도 한 명만 활약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이번 주는 연승가도를 달리는 NC, 그리고 잠실 라이벌 LG와의 3연전이 시작됩니다. NC는 최근 기세가 무섭죠. LG는 이번 시즌은 두산보다 강팀인건 분명하고요. 선발로 장원준, 알칸타라, 최원준, 최승용, 곽빈, ? (김민규?) 선수 순서로 나서는데 알칸타라와 곽빈 선수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부 스윕당할 수도 있어 보어요. 이길 경기는 반드시 잡고, 질 경기는 최대한 잘 질 수 있도록 이승엽 감독의 현명한 용병술이 필요한 때입니다. 구설수가 있기는 했지만, 정철원 선수도 돌아와서 힘을 보태주어야 할 테고요.
이번 주만 잘 넘기면, 다음 주에는 브랜든 와델 선수가 합류할테니, 최승용, 김동주 선수의 체력을 안배해가며 중위권 안착을 충분히 노릴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주가 올 시즌을 판가름할 고비가 되겠네요.

물론, 이승엽 감독도 초보 감독치고는 충분히 잘 하고 있습니다. 신인 선수들을 적극 활용한다던가, 없는 살림에도 계투진을 최대한 짜내서 과부하를 줄여주는 노력은 보기 좋아요. 하지만 이번 주는 이길 경기는 이기는 경기 운영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성적은 2승 4패를 예상하지만, 모쪼록 3승 3패로 반타작이라도 해 주기만을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홍성호 선수의 대뷔 첫 타점과 장타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더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어서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각축을 벌이는 외야 경쟁에서 한 발 앞서 가기를 바랍니다.

2023/06/11

씨 하우 데이 런 See How They Run, 2022 - 톰 조지 : 별점 1.5점


<<아래 리뷰에는 진범, 진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53년 영국, 애거사 크리스티의 <<쥐덫>> 연극 공연이 성공하며, 이를 영화로 만드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감독으로 내정된 미국인 리오 코퍼닉은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각본가 머빈에게는 각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싸움을 걸었고, 제작자 존 울프의 불륜을 협박하여 고급 호텔에 머물렀으며, 주연 배우 디키의 아내 실라를 유혹하다가 디키와 격투를 벌이기까지 했다. 결국 리오는 살해당했고, 경시청의 스콧 국장은 스토파드 경위와 스토커 순경에서 사건을 맡겼다. 둘의 수사를 통해 주요 관계자들이 모두 리오를 싫어했다는게 드러났지만, 스토커 순경은 스토파드 경위의 전처가 리오와 불륜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증거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연극을 상영하던 극장에서 머빈마저 살해당한 뒤, 스토커 순경은 스토파드 경위가 범인이라 여겨 그를 제압하는데....


디즈니 플러스로 감상한 영화. 아직까지는 본격물 향취를 잘 살릴 수 있는 1953년이라는 시대 배경, 수상쩍은 여러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동기에 대한 묘사, 무엇보다도 크리스티의 <<쥐덫>> 연극이 핵심 소재이며 마지막에는 여사님이 직접 등장하기까지 한다는 점에서 추리소설 애호가로서 안 볼 수가 없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웨스트엔드에서 상영되는 <<쥐덫>>이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입니다. 아래와 같이 연극에 대해 잘 알 수 있도록 등장합니다. 초반부는 공연도 보여주고요. 덕분에 연극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정도 풀렸습니다.


고전 본격물스러운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묘사, 1953년이라는 시대를 잘 드러내는 의상과 셋트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화면 분할을 통해 극적 효과를 높여주는 연출도 좋았고요.
본격 미스터리 명탐정스러운 스토파드 경위, 메모광으로 급한 성격의 소유자 스토커 순경 등 캐릭터도 특징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추리적으로는 스토커 순경이 스토파드 경위가 전처를 잃은 복수를 한게 아닐까 의심하는 과정이 괜찮았어요. '메모광' 설정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고전 본격 미스터리 영화 느낌을 듬뿍 전해줍니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토파드 경위에 대한 의심 외에는 추리적으로 점수를 줄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진상을 살펴보자면, 범인은 극장 직원 데니스였습니다. 그는 <<쥐덫>>의 소재가 된 실제 유아 학대의 피해자였는데 <<쥐덫>>이 피해자를 범인으로 만든 것에 대해 분노한 나머지, 연극 상영과 영화 제작을 중지시키기 위해 감독을 살해해서 무대에 시체를 전시했던 겁니다. 
그런데 데니스가 범인이라는걸 관객이 추리할 수 있는 단서는 전혀 제공되지 않습니다. 그냥 급작스럽고 뜬금없이 마지막에 범인이라며 총을 들고 등장하지요.
범행도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감독 리오를 살해한건 나름 설명될 수 있겠지만, 이어지는 범죄들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각본가 머빈 살해부터 보자면, 감독이 없어도 영화는 제작될 수 있습니다. 각본가 역시 마찬가지고요. 영화 제작을 정말로 막고 싶었다면, 제작자 존 울프를 살해하는게 옳았습니다.
데니스가 크리스티 여사님 저택에 관계자를 불러 모은 행동도 아예 이해 불가입니다. 다 모아서 죽이려는 것이었을까요? 그렇다고 보기에는 가진 흉기가 영 마땅치 않던데 말이지요. 또 제작자야 죽여서 영화 제작을 막기 위해서였다쳐도, 연극 배우와 연극 연출가를 부른 이유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들은 영화와 별 관계도 없는데 말이죠. 이래서야 그냥 고전 본격 미스터리스러운 추리쇼, 대단원 분위기를 내기 위해 생각없이 집어넣은 장면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본격 미스터리처럼 등장인물들에게 범행 동기를 부여한 것도 설득력이 약합니다. 각본에서의 의견 충돌, 남들 다 아는 불륜 사실이 들통난 정도로 사람을 죽인다는건 무리니까요.
개인적으로 최악은 크리스티 여사님의 등장이었습니다. 추리의 여왕다운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못한 탓입니다. 연기도 별로였을 뿐더러, 배우도 그리 잘 어울린다 생각되지 않았어요. 범인에게 독(?)이 든 차를 먹이려는 노력도 개그 요소로서의 가치가 더 높아 보였고요. 이 정도면 본격 미스터리를 풍자하고 희화하하기 위한 의도로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럴러면 제대로 웃기기라도 하던가....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영화의 만듦새는 좋지만, 추리 영화로서는 실패작입니다. 짤막한 분량이기는 한데, 시간낭비에 가까왔습니다. 이보다는 여사님의 소품을 영화화하는게 훨씬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2023/06/10

유리탑의 살인 - 치넨 미키토 / 김은모 : 별점 2점

유리탑의 살인 - 4점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리드비
<<아래 리뷰에는 진범, 반전, 트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약물 전달 시스템 트라이던트를 개발하여 엄청난 부를 거머쥔 코즈시마 타로는 자신의 저택 '유리관'에 조촐한 행사를 위해 여러 손님 - 유명 추리 소설가 쿠루마 코신, 편집자 사쿄 코스케, 영능력자 유메요미 스이쇼, 형사 카가미 츠요시, 그리고 명탐정 아오이 츠키요 - 을 초대했다. 유리관에는 손님 외에 집사 오이타 신조, 메이드 토모에 마도카, 요리사 사카이즈미 타이키와 코즈시마 타로의 주치의 이치조 유마가 함께 있었다.
행사 직전, 이치조 유마는 코즈시마 타로를 독살했다. 코즈시마가 동생의 난치병 치료를 특허 분쟁으로 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연사로 위장할 계획은 즉사하지 않은 코즈시마가 전화를 건 탓에 실패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뒤이어 집사 오이타, 메이드 마도카가 연달아 밀실에서 살해당한채 발견되자, 유마는 명탐정 아오이 츠키요의 조수, 왓슨 역을 자처하여 컴비를 이루게 되었다. 두 사건의 범인에게 코즈시마 살해까지 떠넘기기 위해서였다.


발표 당시, 미스터리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 대부호가 만든 기묘한 저택이라는 무대
  • 저택이 고립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3건의 연쇄 살인 사건
  • 모든 사건들은 일종의 밀실 상황
  • 사건은 명탐정이 해결
는 점에서 전형적인 클로즈드 서클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이 중 한 사건은 화자인 이치조 유마가 이미 저지른 도서 추리물이기도 하고요. 미스터리 애호가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는 모두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또 사건의 이런 저런 상황이 여러 미스터리 명작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도 애호가들을 자극하는 요소입니다.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유리관의 살인>>이라고 부르고, 코즈시마가 남긴 다이잉 메시지는 <<비뚤어진 집>>, <<Y의 비극>>, <<독 초콜릿 사건>>을 의미한다던가, 마도카 사건에서 남겨져 있던 메시지는 '관 시리즈'와 관련이 있으며, 결국 이 모든 진상은 '관 시리즈'와 연결된다는 식입니다.
트릭도 모두 유명 작품에서 따 왔습니다. 오이타 신조 사건에서 특정 시간에 자동 발화시킨 트릭은, 의도적으로 창문이 아침 햇빛을 집중시키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엉클 애브너 시리즈인 <<둠도프 사건>>과 유사합니다. 토모에 마도카의 시체를 밀실 안으로 집어넣는 트릭은 작 중에서도 언급되듯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가 떠오르고요. 만화 <<외천루>>에서는 아래와 같이 아예 동일하게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주요 등장인물들이 모두 미스터리 애호가들이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온갖 작품들이 언급되고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후기 퀸 문제 - 작품 속 해결이 진짜 해결인지를 작품 속에서는 증명할 길이 없다 - 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던가, 비밀 통로와 암호, 심지어 '독자에게의 도전장'까지 삽입된건 그야말로 미스터리 애호가의 피를 끓게 만들지요.

무엇보다도 '작위적인 상황들은 알고보니 저택 주인 코즈시마 타로가 꾸민 연극이었기 때문이었다!'는 반전은 신선했습니다. '작위적'인게 당연한 상황을 설득력있게 만드는데 이보다 나은 아이디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괜찮았어요. 엄청난 부자인 코즈시마 타로는 미스터리에 푹 빠진 나머지, 스스로 위대한 걸작을 쓰고 싶어서 트릭을 고안한 뒤, 추리와 관련된 이런 저런 손님들 - 명탐정, 추리 소설 작가, 편집자, 영매 - 을 초대하여 실제로 추리를 하게 만든 것입니다. 연극이니 당연히 코즈시마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죽지 않았었습니다. 지하 감옥에서 등산 조난자들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을 한게 들통나서 살해당했다는 유치한 동기 역시 가짜였고요.
코즈시마가 연극을 위해 '유리탑' 안에 이중 나선 구조와 같은 비밀 나선 계단을 설치했다는 진상도 적절하게 써먹고 있습니다 (이 진상이 <<미로관>>과 유사하다는 점도 과연 코즈시마 타로답더군요). 영능력자 유메요미, 그리고 화자 유마까지 알 수 없는 인기척을 계속 느꼈다는 식으로 비밀 계단과 통로에 대한 단서도 공정하게 제공되고 있고요.
트릭도 다른 작품에서 따 온게 많다고는 했지만, 그런대로 볼만했습니다. 특히 오이타 사건에서 식당을 밀실로 만든 트릭은 괜찮았어요. 각설탕을 회전 빗장에 꽂아 넣고 화재를 일으키면, 스프링쿨러가 작동하여 각설탕이 녹아서 빗장이 걸린다는 것인데 현실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체에 등유를 끼얹어 화재를 일으킨 원인도 위장하는 등 디테일도 꼼꼼했고요. 명탐정 아오이 츠키요가 괜찮았다고 말할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스터리 애호가를 위한 장치와 반전 외에는 과연 그렇게까지 절찬을 받을만한 작품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듭니다.
우선 본인이 명탐정임을 주장하는 아오이 츠키요는 작위적인걸 넘어서는, 그야말로 현실과는 백만광년은 떨어진 듯한 만화같은 캐릭터라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래서야 "모든게 '연극' 이라서 작위적이었다"는 아이디어는 빛이 바랩니다. 그래봤자, 핵심 등장인물이 가짜보다 더 한 만화라서 영 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을 위해서는 보다 진지한, 현실적인 탐정으로 묘사되는게 바람직했습니다.
아오이 츠키요의 비현실성은 진상 부분에서 극에 달합니다. 그녀는 연쇄 살인이 연극임을 초반에 간파하고 실제로 피해자들을 살해했다고 합니다. 졸작 <<유리관의 살인>>을 납득할 수 없어서 본인이 범인이 되는 걸작 메타 미스터리로 만들기 위해서라고요. 이게 무슨 말일까요? 살인이 무슨 장난도 아니고..... 이러한 '메타' 방식 설정은 일본 일부 작품에서 가끔 보곤 했는데, 적절히 잘 사용된 경우는 생각나지 않네요.
명탐정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명탐정을 부르기 위해 불가능 범죄를 저지르곤 했다는 아오이 츠키요의 또다른 배경 설정도 한심하기 그지 없었어요. 시로다이라 쿄의 <<명탐정에게 장미를>>에도 등장했던 설정인데, 그 때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리뷰를 남겼었지요.
그리고 악당 - 명탐정 대신 명범인 - 이 되기로 결심하고 살인을 저질렀다면, 초지일관 그렇게 나갔어야죠. 마지막 순간에 유마를 구해주고 키스까지 한 다음 사라지는건 최악이었습니다. 캐릭터만 희미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만화나 라이트 노벨 세계관이라면 모를까, 정통 본격물에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코즈시마 타로의 추리 소설이 엉망이라는건 츠키요가 이미 언급했지만, 실제로도 트릭 외에는 건질게 없습니다. 소설에서 진범은 카가미였습니다. 딸이 코즈시마 일당 - 코즈시마와 집사 오이타, 메이드 마도카 - 에게 납치되어 생체 실험을 받다가 죽었다는걸 알고 복수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는 모든 진상이 밝혀지고 난 뒤 어차피 죽을 생각이었다며 자살합니다. 그렇다면, 복수를 마치고 죽을 결심을 한 범인이 밀실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는건데, 이게 말이 됩니까?
그리고 경찰이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면, 카가미의 동기가 밝혀지는건 시간 문제였습니다. 어차피 빠져나갈 방법도 없으니 트릭을 사용해 범행을 저지를 이유도 없지요. 손님들이 초대되었을 때 범행을 저지를 이유도 당연히 없습니다. 카가미는 이전에도 코즈시마를 방문해서 같이 식사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다음에도 혼자 찾아와 모두를 죽이는게 더 쉬운 복수였을거에요. 관 시리즈, 특히 <<십각관의 살인>>이 걸작인 이유 중 하나는 범인이 트릭을 만든데 타당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처럼 아무런 설득력없이 수수께끼를 만들기 위해 트릭을 사용한게 아니고요.
또 딸의 복수를 위해서였다면, 조가타케산 사건을 언급하는 것도 이상했고 - 딸은 조가타케산 사건의 피해자라기 보다는, 최근 사건의 실종자이므로 -, 코즈시마 일당의 범행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면 돌려 말할 까닭도 없습니다. 직접적으로 복수의 이유를 쓰면 되지요. 나카무라 세이지를 죽이라면서 비밀 통로를 은근히 알려주는건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코즈시마가 유마가 자신을 독살하게끔 유도하여 연기했다는 설정도 어처구니를 상실케 했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원래는 모든게 연극이었다는 발상을 제외하고는 딱히 건질게 없었습니다. 쉽게 읽히는 라이트 노벨스러운 작풍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추리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네요. 진지한 본격 추리물과는 거리가 멉니다.
예전 <<데드 트릭>>리뷰 에서, 본격 미스터리는 프로레슬링과 비슷하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했었는데, 프로레슬링도 형편없고 장난스러운 각본은 욕을 먹기 마련입니다. 제가 나이가 있는 탓에 요새 트렌드와 거리가 있어서 이런 작품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건 사실이겠지만, 살인을 장난스럽게 다루는 작품은 진심으로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