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딸아이가 무협 웹툰 "화산귀환"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짜 무협이 뭔지, 진짜 의리가 뭔지”를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치며 함께 감상한 영화가 바로 이 영화, "영웅본색" 입니다.
이 영화는 제게는 두말할 필요 없는 인생 영화인데, 딸도 재미있게 봐줘서 참 뿌듯했습니다. 함께 영화를 보고, 각자의 감상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참 특별하게 느껴졌고요. 요즘 아이 눈에도 주윤발, 장국영 두 배우는 여전히 멋지고 잘생겨 보였다는 점에도 놀랐습니다. ‘미’라는 기준이 시대가 변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지만 인상 깊었어요.
하지만 역시 요즘 세대는 다르긴 다르더군요. 마크가 죽는 장면에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냐”고 물을 때, 80~90년대에 흔했던 자기파괴적인 정서가 지금의 감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번에 다시 보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더군요. 편집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음악의 연결이나 활용도 부자연스러웠습니다. 액션 장면도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확실히 낡은 느낌이었어요.
게다가 티빙을 통해 감상했는데, 담배에 블러 처리를 해 놓은 건 정말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몰입을 심하게 방해하는 최악의 편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봐도 여전히 명작이라는 건 분명했습니다. 제가 중학생일 때 감탄하며 봤던 그 영화를, 이제는 중학생이 된 딸과 함께 다시 보며 감정을 공유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고맙고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고요.
앞으로도 이런 명작들을 몇 편 더 골라서 딸과 함께 감상하고, 또 이야기를 나눠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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