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 러브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살해하고 자신의 이마에 십자가를 새긴 루푸스 빅에게 복수하기 위해, 사면받은 그의 근거지로 동료들과 함께 향했다. 절대적인 숫자에서 뒤지던 냇의 애인 메리는 루푸스 빅과 협상하다가 인질로 잡혔고, 냇은 루푸스의 협박으로 은행까지 털며 자금을 모은 뒤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제임스 새뮤얼 감독의 장편 서부극 영화로, 전통적인 백인 중심 서부극의 문법과 다른 독특함이 눈에 띕니다. 첫 번째 독특함은 등장인물 전원이 흑인이라는 점입니다. 진취적인 여장부 스테이지 코치 매리와 잔혹한 루푸스 빅 일당 2인자 트루디, 남장 여자 바운서 코피와 같은 강한 여성들이 비중있게 활약하는 점 역시 전통적인 서부극과는 다르고요.
애송이 짐이 빠른 사격 실력 하나만 믿고 승부에 집착하다가, 상대 체로키 빌의 비열한 저격으로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익숙한 '결투의 미학'을 허물고, 캐릭터의 허망한 말로를 통해 오히려 서부극의 현실감을 강조하는 좋은 장면이었습니다.
조너선 메이저스와 이드리스 엘바의 묵직한 연기도 돋보입니다. 화면을 꽉 채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느껴졌어요.
하지만 상술한 극소수 장점을 제외하면, 영화는 망작에 가깝습니다. 특히 각본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루푸스 빅을 구출하기 위해 갱단이 기차를 습격하고, 수많은 군인을 학살하는 도입부부터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미 사면받은 인물이라면 굳이 군을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데려올 이유가 없으니까요.
클라이맥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짐마저 전사하고 고작 다섯 명만 남은 냇 러브 일당이 수십 명의 루푸스 빅 패거리를 일망타진한다는 전개는 현실감이 없고, 황당함만 더합니다. 특히 냇 러브는 작전도 없이 단독으로 적진에 뛰어들어 대부분을 처리하는데, 그런 전투 능력이 있었다면 애초에 메리를 인질로 보내 협상을 시도할 필요가 없었지요.
그나마 마지막 총격전이라도 화끈했더라면 괜찮았을텐데, 이 역시 별로입니다. 냇의 일격 필살 방식이 대부분인 탓입니다. 게다가 서부극 같지도 않은 메리와 트루디의 육탄전은 필요도 없이 길어서 짜증만 나게 만들고요.
루푸스 빅의 최후도 허무합니다. 그는 냇 러브의 이복 형이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총 한 번 쏘지 않고 조용히 죽습니다. 그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어간 수많은 부하들은 대관절 왜 죽었단 말일까요? 이걸거라면 그냥 자살을 하면 되잖아요? 강함도 느껴지지 않고, 거대한 서사의 무게감도 느낄 수 없었던 최악의 결말이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연출과 연기보다 각본이 훨씬 중요하다는걸 새삼 느끼게 해 줍니다. 같은 흑인 중심 서부극이라면, 차라리 30년 전 작품인 "파씨(Posse)"가 더 괜찮았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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