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제작 액션 코미디 영화입니다. 전직 비밀 요원 부부가 아이들을 낳고 평범한 삶을 살다가, 정체가 들통나면서 다시 거대한 음모에 휘말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초반 비행기 액션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잘 설계되어 있고, 비행기 내에서의 사투와 추락, 이후 탈출까지의 과정이 설득력있게 묘사된 덕분입니다. 정체가 들통난 가족의 집을 습격한 악당들과의 자동차 추격씬도 볼만합니다. 변변한 무기가 없던 부부가 머리를 짜내 악당들을 상대하는 장면이 펼쳐지기 때문으로, 그 중에서도 멘토스를 넣은 콜라를 악당들 차로 던져넣어서 사고를 유도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에요.
사춘기 딸과 부모가 펼치는 티키타카도 재미있고, 왕년의 명배우 글렌 클로즈가 노익장을 과시하며 등장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고요. 전 동료 척이 흑막이라는 반전도 잘 짜여진 편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에는 망작에 보다 가깝습니다. 우선, 영화는 전직 요원이 신분을 숨기고 살다 복귀한다는 진부하고 수없이 반복된 구조를 답습합니다. 새로운 점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사춘기 딸과의 갈등도 "트루 라이즈"의 복사판일 뿐입니다.
그나마도 가족이 영국으로 향한 이후는 각본과 액션 모두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척이 사이버 키를 손에 넣고도 가족을 죽이지 않는 상황부터 납득이 어렵습니다.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면, 후환을 없애는게 당연합니다. 구태여 부부를 살려두고 아이들을 납치할 이유가 없어요. 척의 정체가 드러나서 MI6 요원 배런이 같은 편임을 알고난 뒤에도, 배런에게 연락하여 같이 행동하지 않을 이유 역시 없고요.
액션의 밀도 역시 한없이 떨어집니다. 총이 있는데도 맨몸으로 싸우는 장면이 반복되는 탓이 큽니다. 맨몸 액션도 최근의 실전 액션 영화들에 비하면 타격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요.
한 마디로, 중반 이후는 모든게 비논리적인 망작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부부의 정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버틸 만하지만, 이후는 도저히 점수를 줄 부분이 없습니다. 후속편을 암시하며 끝나지만 기대감은 전무합니다. 추천하기도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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