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가 이끄는 용병단은 코플리의 의뢰를 받고 납치된 아이들을 구하러 갔다. 그러나 이는 함정이었다. 매복 중이던 군인들의 공격으로 전원이 사망했지만, 곧바로 되살아나 군인들을 전멸시키고 현장을 떠났다. 이들은 모두 고대부터 살아온 불사의 존재들이었고, 이들을 노리는건 제약회사 CEO 메릭이었다. 불사의 유전자를 이용한 생체 실험 및 신약 개발이 목표였다.
한편, 새롭게 불사의 능력을 각성한 미 해병 나일이 등장했고, 앤디는 그녀를 데리고 프랑스에 있는 은신처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 역시 습격을 받아 조와 니키가 붙잡혔다. 조와 니키를 구하려는 과정에서 동료 부커가 배신했고, 앤디 또한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후 나일이 나서서 모두를 구해냈고, 앤디는 불사의 능력을 잃은 상태에서도 메릭을 처단하는 데 성공했다.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들이 팀을 이뤄 현대 사회에서 은밀히 활동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 액션 판타지 영화입니다. 2020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작품이지요. 원작은 그레그 루카와 레안드로 페르난데스가 만든 그래픽 노블입니다.
영화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주연 배우 샤를리즈 테론의 존재감입니다. 고대부터 살아온 전사 안드로마케(앤디) 역을 맡아, 강인한 여성 캐릭터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에서의 퓨리오사를 떠올리게 하는데, 단순한 액션 연기뿐 아니라 오랜 시간 살아온 이의 내면까지도 설득력 있게 표현해냅니다. '미중년 액션물'의 여성 버젼에 그야말로 딱 들어맞는 외모와 연기였어요. 강한 중년 여성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시는 분들께는 이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야기도 익숙하지만, 생각보다는 안정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불사의 존재들이 정의를 실현한다’는 슈퍼히어로물의 틀에 현대 밀리터리물의 분위기를 결합한 형태인데, 과장된 판타지보다 현실적인 액션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고대부터 살아온 불멸의 전사가 역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설정은 "하이랜더"를, 불사의 존재들이 현대 밀리터리 액션을 펼친다는 설정과 제약 회사의 생체 실험 설정은 "아인"을 떠올리게 하지만,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조화를 이뤄낸 편입니다. 특히 이들이 수세기 동안 사람들을 구해왔고, 그 구한 사람들이 역사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식의 설정은 생각보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류의 작품이 항상 던지는, '불사의 존재가 세상에 남기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나름의 해답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전개도 빠른 편이라, 별 생각 없이 보기 좋은 팝콘 무비로는 손색이 없습니다. 이야기의 깊이나 감정선보다는 액션과 설정 위주로 흘러가며, 복잡한 설명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구성이라 부담 없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합니다. 우선, 이야기 속 설정과 인물들의 행동 사이에 설득력이 부족한 부분이 종종 눈에 띕니다. 예를 들어, 나일은 초반에 사람을 죽이기 싫다며 작전 참여를 거부하지만, 이후에는 주저 없이 총을 쏘며 메릭 본사에 난입해 많은 사람을 죽입니다. 이러한 심리 변화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메릭의 사주를 받아 앤디 일행을 납치하는 주역인 코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켜가며 납치할 때는 언제고, 갑자기 앤디 일행의 일생을 조사하다가 그들의 사명을 깨달았다며 한편이 되는데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럴거라면 진작에 메릭의 손을 잡지 말았어야죠.
부커가 동료들을 배신하는 이유 역시 설득력이 약합니다. 죽고 싶어서 제약회사에 협조했다는 설정인데, 그럴 거라면 본인이 직접 연구 대상으로 나서면 될 일이지, 함께한 동료들을 위험에 빠뜨릴 이유는 없으니까요. 아들의 죽음을 동기의 배경으로 제시하지만, 오래전 일이라 그리 설득력있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 배신자를 용서할 수 없었던 동료들이 100년동안 만나지 않기로 결정하는 장면도 이상해요. 자기들을 팔아넘긴 핵심 인물은 코플리는 바로 같은 편으로 끌어들였으니까요. 물론 부커와의 인연은 수백년 이어져왔기에 더 큰 배신감을 느꼈겠지만, 설명이 부족하기는 했습니다.
액션 장면의 완성도 역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장면 구성이 다소 단조롭고, 최근 액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된 동선이나 창의적인 무기 활용도 부족한 편입니다. 샤를리즈 테론의 매력 외에는 팀 전체의 조화나 전략적 액션에서 오는 시너지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적들이 불사의 존재들을 상대로 단순 총격으로만 대응하는 부분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마취탄을 쓰건, 되살아나기 전까지 계속 죽이면서 포획하건, 생각해볼만한 작전이 많은데 너무 단순하게 들이받다가 죽어나가서 시시했고, 긴장감을 느끼기도 어려웠습니다.
불사 설정도 "아인"만큼은 아니더라도 좀 더 설명이 있어야 했습니다. 목을 자르면 어디서부터 재생되는 걸까요? 산산이 부서지면 재생이 가능한걸까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완성도 높은 액션 영화나 탄탄한 드라마를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수 있지만, 큰 기대 없이 시간 보내기용으로는 그럭저럭 즐길만 합니다. 무겁지 않고 쉽게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전용 영화로는 무난했어요.
그렇지만 이 정도 완성도의 영화가 넷플릭스 최대 히트작 중 하나라는걸 보니, 확실히 짧고 강렬한 자극에 주력하며 이야기가 점점 부실해지는게 트렌드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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