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 Q.E.D. iff 증명종료 (큐이디 이프) 20 - 카토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 |
두 작품 평균한 별점은 3점인데, 두 번째 작품이 다 했어요. 이 작품만큼은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팩트>>
투자자 드라고 서버는 전재산을 투자했던 배터리 연구소 화재로 은퇴한 뒤 보험금으로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엘란드 장학금'을 받고 쥴리어드 입학 후,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우승했던 드라고의 딸 알리다에 대한 취재가 진행되던 중 과거 화재 사건에 얽힌 수수께끼가 불거졌다. 알리다는 화재는 공장에 걸려있던 고가의 미술품을 훔치고 그걸 숨기려 했던 도박꾼 삼촌 니노가 저지른 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녀 말고 그날 니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러 사람들이 각기 다른 증언을 하는데 그 중에서 진실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이야기. 그간 Q.E.D에도 많았던 이야기인데, 다른 작품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여기서 알리다의 증언은 거의 100% 정확했다는 점에서요. 단지 니노 삼촌이 아빠로 변장했던걸 눈치채지 못했을 뿐입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증언은 모두 거짓입니다. 진실을 말한게 누구인지는 조금만 생각해도 쉽게 알 수 있어요. 알리다는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거든요. 반면 화재 덕분에 드라고는 더 큰 손실을 막고 은퇴할 수 있었고, 니노는 미술품을 빼돌릴 수 있었지요. 때문에 증언을 짜맞추어 진실을 더듬어가는 재미는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거짓말을 완성하는데에는 변장 트릭이 사용되었습니다. 니노가 투자 때문에 출장갔던 형으로 변장하고 연구소에 나타나 화재를 저질렀던 거지요. 트릭은 형제라는 점에서 나름 설득력은 있습니다. 연구소 스탭 모두 니노가 있다는걸 눈치채지 못한 이유도 충분히 설명되고요.
그러나 알리다에게만 정체를 들킨 이유가 석연치 않고, 밖에 있으면서 창문에 비친 모습으로 방 안에 있는 것 처럼 느끼게 했다는건 억지였습니다. 어지간히 눈치가 없지 않고서야 이게 말이나 될까요? 이 어설픈 트릭이 들통났다면 니노는 어쩔 셈이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또 드라고가 출장간게 왜 드러나지 않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큰 화재 사건에서 조사를 하지 않았을리 없는데 말이지요.
아울러 그녀가 처음 주장했던대로, 니노 삼촌이 그림을 빼돌리고 공장에 불을 지른건 사실이었습니다. 미술품을 판매한 돈을 이상한 장학금 명목으로 알리다에게 후원했다는 뒷 이야기가 추가되어 있을 뿐입니다. 단지 그 정도를 더 알았다고 알리다가 성장한다는 마지막 장면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정황상 장학금 정체도 대략은 알고 있던걸로 보였는데 말이죠. 그리고 장학금이 더러운 (?) 돈이었다 해도, 차이코프스키 콩쿨 우승은 스스로의 성과입니다. 폄하받을 이유는 전혀 없어요. 그녀가 한 걸음 더 못 나아가는건 사건의 진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진실은 별로 가치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솔직히 저는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 엉성한 트릭과 전개 탓에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위작 화가>>
위작 화가 사라시나는 자기 그림을 진품인양 팔다가 폭력단 보스 타누키에게 쫓기게 되었다. 중간 판매상인 고교 동창 난치 탓이었다. 하지만 난치만 없으면 사라시나는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며칠 뒤, 이즈에서 바다 낚시를 즐기던 토마 일행은 총성을 듣고 벼랑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보았다. 시체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현장에서 발견된 시계는 난치의 것이었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 사라시나에게는 최소한 30분 이상 필요한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그리고 타누키 보스마저도 총에 맞아 살해되는데....
추리적으로 여러가지 트릭이 사용되고 있는데, 트릭을 위한 단서도 공정하게 제공되어 만족도가 높았던 작품.
첫 번째 사건 진상은 사라시나가 난치와 짜고 난치의 죽음을 위장했다는겁니다. 사라시나가 총을 쏜 뒤, 인형을 바다에 던지면 절벽 밑에 숨어있던 난치가 인형을 회수하고 죽은 척 하다가 사람들이 내려오는 틈에 숨은 뒤, 위조 여권으로 외국으로 떠난다는 계획이었지요. 깊게 파헤치자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 예를 들어 목격자들 모두가 절벽 아래로 내려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위에서 누가 보고 있었다면 바로 들통나는 트릭이지요. - 괜찮은 아이디어였어요.
사라시나가 6시 30분에 화상 츠키미를 만났다는 알리바이 트릭도 좋았습니다. 만났던 장소는 사건 현장에서 2시간 이상은 걸리는 곳이었는데, 사건은 5시 무렵에 일어났었기 때문에 알리바이는 완벽했지요. 하지만 토마는 만난 곳이 '4호 창고' 였다는데 주목합니다. 알고보니 창고는 1호부터 4호까지 있고, 모든 창고는 똑같이 생겼습니다. 츠키미가 4호라고 알았던 곳은 2호였고. 2호는 범행 현장에서 1시간 30분만에 올 수 있어서 범행이 가능했던 것이지요. 츠키미가 입력했던 네비게이션 주소만 확인해도 드러날 트릭인데, 사라시나는 렌터카를 타고 오라는 지시로 이 부분을 보완했어요. 설명이 조금 빠져있기는 한데, 이후 사라시나가 렌터카를 빌리던가 해서 네비게이션을 초기화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마지막 타누키 보스 살해는 알리바이라고 보기도 힘든, 당연한 결과입니다. 죽은 줄 알았던 난치가 범인이었으니까요. 난치는 곧 떠난다면서 사라시나를 술집으로 보내고 범행을 저질러서 사라시나에게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었죠. 동기는 당연히 친구 사라시나가 위험에 처하지 않게 화근을 제거하기 위함이었고요.
이렇게 범행 동기와 전개 모두 설득력넘치고, 트릭도 좋습니다.
전개도 깔끔해요. 유령(?) 난치가 사라시나에게 술을 먹으러 권하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아래와 같이 사라시나가 죽인 난치와 대화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라시나는 살아있는 난치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만화로만 가능한 일종의 서술트릭이 사용된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4.5점. 간만에 본 전성기 Q.E.D스러운 역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좀 씁쓸하네요. 난치가 죽은걸 위장하기 위해 진짜 총을 사용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총 소리만 나면 되는 트릭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둘은 진짜 총을 구했고, 난치는 그 총으로 타누키 보스를 죽였지요. 이 사실이 재판에서 드러나면, 조직에 의해 난치는 물론 사라시나까지 위험에 처하게 될 겁니다. 난치는 일을 키우지 말고 그냥 외국으로 가는게 답이었어요.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좀 씁쓸하네요. 난치가 죽은걸 위장하기 위해 진짜 총을 사용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총 소리만 나면 되는 트릭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둘은 진짜 총을 구했고, 난치는 그 총으로 타누키 보스를 죽였지요. 이 사실이 재판에서 드러나면, 조직에 의해 난치는 물론 사라시나까지 위험에 처하게 될 겁니다. 난치는 일을 키우지 말고 그냥 외국으로 가는게 답이었어요.
저도 위작화가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트릭의 완성도도 좋았고, 사고를 치고 다니는 친구와의 살짝 애증 어린 관계도 인상 깊었습니다.
답글삭제네, 간만에 본 수작이었어요. 최근은 좀 별로였지만 여전히 이런 이야기를 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기대해 볼 만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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