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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4

시작, 그림책 - 도이 아키후미 / 김민지 : 별점 2점

시작, 그림책 - 4점 도이 아키후미 지음, 김민지 옮김/안그라픽스

제목 그대로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최근 몇년간 딸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많이 읽어준 편입니다. 읽어주면서 그림도 좋고 아이디어도 재미난 책들이 많아 한번쯤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던 차에 마침 좋은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네요.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그림책이란 무엇일까 : 제목 그대로 그림책에 대한 정의와 종류, 각 종류별 대표 그림책이 소개됩니다.
  2. 책 만들기의 기본 지식 : 책의 각 부분별 명칭이라던가 종이의 크기, 면지 및 인쇄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3. 실제 그림책 만들기 : 실제로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이 상세한 예와 함께 소개됩니다.
  4. 다섯 작가 이야기 : 유명 그림책 작가 5인의 인터뷰
  5. 그림책 워크숍 : 저자가 주관하는 듯한 톰즈박스라는 그림책 워크숍과 그 워크숍을 통해 그림책을 출간한 김민지 씨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6. 그림책 출판 : 실제로 그림책을 출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실무자 관점으로 설명해 줍니다.

이 중 가장 유용하고 재미있던 부분은 3번인 '실제 그림책 만들기' 입니다.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알지 못했을 그림책 만드는 방법론이 정말로 자세히 소개되기 때문입니다. 몇몇 실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단계별 - 스토리 보드, 러프 스케치, 원화 그리기, 표지 그리기 등 - 로 제대로 보여주거든요.
책에서 소개해주는 여러가지 그림책들도 아주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사키 마키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여러모로 괜찮은 듯 싶어요. 국내에 몇 작품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문제도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책의 내용이 '일본에서 그림책을 만드는 법' 이라는 것이죠. 디테일한 제작 방법이야 국가를 불문하고 동일할 수 있습니다. 허나 출판사와 만난다던가,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는 부분은 많이 다를 것 같기 때문에 국내 기준으로 된 보충 설명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전무합니다.
또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를 위한 그림 그리는 방법론, 글을 쓰는 방법론은 잠깐 건드리고 마는 수준이라는 것도 아쉽습니다. 상세하게 소개되는 그림책 제작 방법론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에요. 물론 방법론이 이 책에서 알려주는 것 처럼 '즐거운 마음, 기쁜 마음으로 만들어라, 아이들이 읽는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정도가 전부라면야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다면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한 설명은 해 줘야죠. 타고나는 것도 아니고.

아울러 독자에 대한 고려와 배려도 부족합니다. 소개된 그림책들 모두 일본 출판물 기준인데 국내 출간된 책에 대해 별도로 표기해 주지 않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전에 읽었던 <<책장의 정석>>과 심히 비교되요. 책 소개가 병행되는 책들의 경우 대부분 지원해주는데 이해가 되지 않네요. 소개된 책과 소개된 페이지에 대한 소개 및 번역이 전무하다는 것 역시 배려의 문제로 보입니다.
문체 역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읽는 듯한, 조금 낮은 연령대를 위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림책 만드는 법에 대해 썼다 하더라도 이 책 자체가 그림책은 아닌데 왜 이렇게 썼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원서가 이런 문체인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에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보기드문 그림책 저작에 대한 책이라는 독특함은 좋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 감점합니다. 문고본이라면 모를까, 22,000원이나 되는 책으로는 많이 부족했어요. 동화책을 만들기는 정말 어렵구나! 라는 것을 느낀 것이 유일한 수확이랄까요? 그냥 딸아이하고 둘이서만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와 소소한 그림으로 저는 만족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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