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3/01/28

구로깡 1~27 - 미타 노리후사 : 별점 3점

"드라곤자쿠라 (ドラゴン桜)"로 대히트를 친 미타 노리후사의 야구만화. 국내에서는 거산플랜에 의해 16권까지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국내 출간당시 무척 재미있게 보다가 계속 출간되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에 27권까지의 일본 원서를 모두 구하게 되어 1주일 동안 독파하였습니다(덕분에 블로그 포스팅이 없었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야구만화이기도 할 뿐더러 이야기 전개가 아주 재미있어서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게 되더군요.

특징이라면 우선 하라 히데노리의 "그래 하자!"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초 약체고교에서 선수들의 "갑자원에 가고 싶다"는 열망만을 듣고 능력있는 감독이 갑자원 우승을 이끌어 낸다는 점, 선수가 아닌 감독이 주인공이라는 점, 약체고교이기에 어쩔 수 없이 강력한 에이스가 팀을 떠받든다는 점(에자키 - 사카모토), 중반 이후 선수로 이야기 중심축이 바뀐다는 점 등이 그러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또다른 약소 고교에 부임하여 첫 부임할 때와 동일한 질문을 던지는 수미쌍관식 구성까지도 똑같더군요.

아울러 "드라곤자쿠라"과도 흡사합니다. "드라곤자쿠라" 야구 버젼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먼저 주인공 구로깡의 외모, 확실한 실력, 특유의 달변을 바탕으로 한 설득력, 매스컴을 이용하는 등의 두뇌 게임에 능하다는 점은 "드라곤자쿠라"의 사쿠라기와 똑같습니다. 게다가 도쿄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이유와 독특한 공부방법, 교사의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는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라는 "드라곤자쿠라"의 특징 모두가 야구로 변환되어 갑자원에 가야 하는 이유, 독특한 훈련 방법, 상식을 벗어나는 선수 관리법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도 같고요.

그러나 단순히 유사점만 보이는 것은 아니고 본 작품 스스로의 재미와 가치도 확실합니다. 자랑할만한 산업은 하나도 없어서 몰락해가는 촌락을 상징하는 듯한, 폐교를 앞둔 시골 깡촌 약체 고교 야구부 와시노모리 고교의 3년에 걸친 갑자원 도전기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을 뿐더러 "나에게서 뭔가를 배우려면 돈을 내라",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라. 그리고 후회하지 마라" 등으로 대표되는 구로깡의 철학과 야구관 역시 볼만했습니다.

물론 드라마를 지나치게 극한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과했다는 문제도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자면 선수들의 반란이 학년마다 발생하고, 폐교를 앞둔 학교에서 화재까지 발생하는 식의 절박한 상황 설정, 야구 시합에서 9회말 2아웃 후 역전극이 너무 많이 등장하는 점이 그러합니다. 게다가 야구를 단순히 분위기와 기백, 정신력으로 한다는 전개도 지나쳤어요. 작화면에서 별볼일 없다는 것도 단점이긴 하고요.

그래도 결론내리자면 추천작! 야구 만화로서의 재미 뿐 아니라 노력과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쾌한 철학을 바탕으로 작가 나름의 생각을 설명해 주는 내용은 볼만한 가치가 분명 있다고 생각되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덧 : 인터넷으로 아무리 찾아도 관련 리뷰나 자료가 없네요. 제가 이 작품 리뷰는 국내 최초인것 같아 감개무량합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인기가 없었나?

2013/01/22

전설 없는 땅 1,2 - 후나도 요이치 / 한희선 : 별점 2점

전설 없는 땅 2 - 4점
후나도 요이치 지음, 한희선 옮김/시작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국경지대, 말라버린 유전에서 희토류가 발견되었다. 땅주인인 알프레도 엘리손도는 일본인들에게 거액을 받고 땅을 넘기기로 결정했는데, 유전 지역에 살고 있는 400여 명의 콜롬비아 난민들이 문제였다. 그들을 한 번에 쓸어버리려는 알프레도에게, 강도질로 얻은 2천만 불을 유전에 숨겨놓은 단바 하루히코와 가지 시로 일당이 맞서게 되는데...

1988년 발표된 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제4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7회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을 수상한 후나토 요이치의 작품. "신주쿠 상어", "불야성"과 동일 유전자를 지닌 일본식 마초 액션 하드보일드 스릴러입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실망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았었는지 모르겠네요. 상상을 뛰어넘는 마초적인 설정, 지나친 성적 / 폭력적인 묘사, 개연성 없는 작위적인 전개, 결국 허무한 결말이라는 쟝르 고유의 단점만 도드라지던데 말이죠.

물론 땀 냄새 가득한 남자 이야기일뿐더러 안티 히어로가 주인공인 만큼 마초적인 설정이야 이해할 수 있스빈다. 성적 / 폭력적 묘사는 마초 액션에서야 떼 놓을 수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요. 이 점은 "신주쿠 상어"라던가 "불야성" 역시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나 개연성 없고 우연에 가득 차 있을 뿐 더러 작위적이기까지 한 전개는 용납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죽음의 9잡거방으로 이송된 단바가 "운 좋게" 흉기를 구해 숨기고 "운 좋게" 그레고리오가 미끄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살아남고 "운 좋게" 총기를 빼앗아 소장을 덮쳐 죽인다는 식으로 전개되어서 황당한데, 단바가 막달레나 마리아를 보자마자 "바리빠"라고 불리는 "신의 전사"로 거듭나는 장면은 정말이지 이게 뭔가 싶었어요. 사랑에 빠졌다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처지의 민중에게 감화된 것도 아니고, 당최 이유를 알 수 없으니까요.

또 아무리 부패한 국가라도 일개 목장주인 알프레도가 가족, 관할 지역 경찰서장, 경비대장 등을 모조리 죽이고, 사병집단을 고용하여 학살을 일으키려 하는데 무사히 넘어갈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도 이상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엘리손도의 땅에 무허가로 공화국을 세우겠다는 등 해괴한 논리를 들먹이며 더 나은 곳으로의 이주도 거절하는 난민들이야 말로 죽어도 싼게 아닌가 싶습니다. 뭐가 정의인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지진이 덮쳐 한 방에 끝내는 결말이야말로 작위적인 설정의 끝판대장이자 허무! 그 자체였습니다. 하필 모든 전투가 끝나고 상황이 종료된 직후 지진이 딱 맞춰 시작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될 뿐더러 900페이지에 이르는 대장편의 결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허술하고 허무했어요.

그나마 베네수엘라를 무대로 한 디테일한 묘사는 발군이며 "혁명"에 대한 고찰이 덧붙여져 있다는 점은 괜찮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불야성"과 유사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일본 마초 액션 하드보일드 스릴러의 단점을 모두 보여줄 뿐 아니라 이국적이면서 디테일한 배경 묘사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이 그러하죠.
하지만 "불야성"은 전개만큼은 꽤 정교했는데, 이 작품은 어이없는 전개로 일관할 뿐이라서 수준 차이는 현격합니다. 맛없는 빵 위에 토핑 몇개 얹는다고 빵 맛이 달라지지는 않잖아요? 토핑은 고급스럽지만 걷어내고 남는 알맹이가 부실하니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읽는 맛은 제법 있는 편으로 아주 평가절하하기는 어려우나, 제게는 단점이 더 도드라진 작품이었습니다. 88년 당시에는 먹혔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읽기에는 부족한 점만 눈에 많이 뜨이네요.

2013/01/20

미스터리의 계보 - 마쓰모토 세이초 / 김욱 : 별점 4점

미스터리의 계보 - 8점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욱 옮김/북스피어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 마츠모토 세이쵸의 논픽션. "전골을 먹는 여자", "두 명의 진범",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이라는 세 편의 이야기와 상당한 분량의 해설이 실려 있습니다.

"전골을 먹는 여자"는 군마현 호시오 마을에서 종전 직후 벌어진 식인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상호 간 도와주는 사회적 합의가 무너진 상황에서, 산골 마을의 무지와 야만이 결합해 벌어진 끔찍한 범죄입니다. 작가가 이 일대를 여행했을 때의 과정을 설명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정말이지 엄청난 오지더군요.

내용은 사실 뻔합니다. "벽장 속의 치요"의 한 이야기와도 유사하지요. 그러나 논픽션이기에 훨씬 충격적일 뿐 아니라, 진상이 밝혀지는 부분에서 "도라는 왜 죽였어!"라고 윽박질렀을 때 범인이 답하는 "먹었어"라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섬찟했습니다. 이어서 설명해주는 노구치 오사부로, 스기무라 가즈요의 범행 역시 굉장히 흥미로웠고요.

근친 결혼으로 인한 저능한 가족 공동체라는 점에서는 영국의 소니 빈 일족 일화, 기아로 인한 범죄라는 점에서는 "얼라이브"나 난파선 구명보트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두 명의 진범"은 스즈가모리 석탑 부근에서 살해된 다나카 하루 사건을 다룹니다.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한 두 명 중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일본의 사형 및 재판 제도 문제와 연결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억울한 용의자 다카무라의 자백 및 심문 조서에서 모순을 밝혀나가는 세이쵸의 전개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흰색 고시마키가 두꺼운 플란넬 소재였다"라는 중요한 사항을 짚어내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경찰의 갖가지 증거 조작과 고문으로 날조된 자백 탓에 두 번째 범인이 생겼으며, 진범이 유죄 판결을 받은 후에도 재판이 계속되어 6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무죄로 풀려났다는 점에서, 제도적인 야만을 규탄하는 사회파적 의미도 강하게 느껴졌고요.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은 미스터리, 범죄 매니아에게는 친숙한 쓰야마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무려 3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량 살인 사건이죠. 워낙에 유명한 사건이라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범인 도이 무쓰오의 출생에서부터 범행에 이르는 과정을 현미경처럼 세밀하게 그리고 있어서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흡입력 넘쳤습니다.

외딴 산골의 문란한 성 풍속, 소문으로 비롯된 따돌림, 한 개인의 컴플렉스가 결합하여 벌어진 사건이라고 하는데, 피해 의식이라는 것은 주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위의 두 사건과는 다르게, 이 사건은 시대적 야만으로 빚어진 사건이 아니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세이쵸의 글만 보면 사회적인 따돌림과 본인 스스로의 컴플렉스가 만들어낸 괴물이라고 설명되지만, 한 마을 자체를 거의 날려버린 잔인무도한 범행에는 그 어떤 핑계도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보이네요. 우리나라의 우범곤 순경 사건이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루었던 농약 음료수 사건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회적 격리가 필요한 인간 말종일 뿐이라 생각됩니다.

결론 내리자면, 세 편의 이야기 모두 흥미롭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읽으면서 전율이 느껴지는 충격적인 내용도 가득하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줍니다. 또한, 작가의 명성에 걸맞는 미려하고 흡입력 있는 문장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무지와 야만이 범죄의 원인이라는 점을 폭로하는 사회파 작가다운 고발 정신도 살아 있는 명편이라 생각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왜 거장이 거장인지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되네요. 아직 읽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덧: 세이쵸의 원고지라는 부록이 들어있는데, 전혀 쓸데없는 물건이었습니다. 차라리 책값을 천 원이라도 낮추는 방안을 출판사에 건의드리는 바입니다.

2013/01/17

청설모의 자동차카툰(cartoon) - 청설모 : 별점 3점

청설모의 자동차카툰(cartoon) - 6점
청설모 지음/이미지프레임(길찾기)

만화가 청설모 박상준 씨가 SK 엔크린 사이트에 연재하던 웹툰을 실물로 출판한 책. 세계적인 명차 및 국산 차들을 차종별, 브랜드별로 한 편씩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웹툰을 구태여 돈을 들여가며 인쇄 책으로 사지는 않지만, 연재물을 재미있게 보고 있을 뿐 아니라 클래식 카에도 관심이 있기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시발, 대우 이름셔, 기아 프라이드와 캐피탈, 쌍용 코란도, 현대 포니, 대우 티코, 신진 코로나, 현대 코티나라는 국산 차들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발 자동차 엔진 개발의 주역이었다는 "함경도 아바이", 골프 GTI와 견줄만했다는 혁신적 컨셉의 대우 이름셔, 신진 코로나 영욕의 역사 등 몰랐던 내용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또 이런 류의 만화치고는 만화적으로도 제법 재미가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고집쟁이 영감 람보르기니가 페라리에게 무시당한 것 때문에 분노가 폭발하여 명차를 만드는 과정, 시트로엥을 미쉐린이 인수할 때의 모습 등에서 깨알 같은 유머가 가득합니다.

그러나 차들을 대부분 귀엽게 데포르메하여 그린 것은 단점이라 생각됩니다. 만화적인 구성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매 에피소드별로 한 페이지 정도는 할애해서 실차와 같은 상세한 이미지와 제원을 소개해 주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네요. 이 책을 읽고 "매혹의 클래식카""안타고는 못배겨"를 다시 꺼내 읽게 되었는데, 확실히 비교되거든요. 재미 측면에서는 압도적이고 자료적인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지만, 일러스트와 도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아울러 최훈의 삼국전투기 캐릭터 등 유통기한이 명백한 패러디의 등장은 다음 권에서는 좀 빼 주면 좋겠고요.

허나 이 정도 단점은 이 책이 지닌 압도적인 장점에 비하면 큰 흠은 아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만원이 넘는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자동차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3/01/15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 이충렬 : 별점 3.5점

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 8점
이충렬 지음/김영사

구한말(1800년대 후반)부터 6.25 직후(1950년대)까지 시기에 그려진 한국 근현대 관련 그림을 소개하면서, 그림에 얽힌 역사적 사실과 에피소드를 풀어놓는 식으로 구성된 근현대 미시사 서적.

개인적으로는 풍경화로 설명해 주는 당시 시대상이나 문물 이야기보다는, 인물화 이야기 쪽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자면, 엘리자베스 키스가 그린 "민씨가의 규수" 그림을 통해 그림의 주인공 민용아가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떠날 때까지 함께 공부한 옹주의 소꿉친구라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덕혜옹주의 학창 시절과 기구한 말년을 살짝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식입니다.

모두 27개의 주제 중 특기할 만한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누가 마지막 황후의 눈물을 닦아줄 것인가?"

그림 : 엘리자베스 키스의 "궁중 예복을 입은 공주"

이 그림의 주인공은 유억겸(유길준의 아들)의 부인인 윤희섭일 것이라는 추정. 황후의 동생이기에 영문 제목에 Princess라고 명기하였을 것이라고 하는데, 일리가 있어 보이네요. 그리고 윤희섭의 언니인 순정효황후와 그녀의 아버지인 조선 제일의 빚쟁이 '채무왕' 윤택영의 파란만장한 일생사, 순정효황후의 마지막 가는 길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데, 에피소드들 하나하나가 무척 재미있고 새로웠습니다. 순정효황후가 한국전쟁 때 피난을 가지 못해 인민군에게 둘러싸였지만 "내가 조선의 국모"라고 호통을 쳤다는 것 등은 처음 알게 된 내용이었어요. (인민군 입장에서는 처단 대상 1순위이기에 신뢰성은 떨어지지만...)

"조선의 도공이여, 고려청자의 비색을 재현하라"

그림 : 폴 자쿨레의 "도공"

내용은 식민지 시기 일본에서 청자가 유행한 뒤, 조선시대 명맥이 끊겼던 고려청자를 재현하기 위해 홀로 노력한 해강 유근형의 이야기입니다. 장인의 집념이 느껴지는 이야기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던걸 변동림과 천재 시인 이상의 뜨거운 사랑"

그림 : 구본웅의 "친구의 초상"

구본웅이 그린 아주 유명한 이상의 초상화와 함께, 구본웅의 배다른 이모 변동림과 이상의 뜨거운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상 사후 변동림이 김환기와 다시 사랑에 빠져 개명까지 불사하며(김향안으로 바꿨다고 하네요) 결혼에 골인했다는 후일담을 그리고 있습니다. 변동림에게 이런 사연이 있는지 처음 알았네요. 지금 드라마로 만들어도 그럴듯한 이야기가 될 것 같은, 정말로 뜨거운 사랑 이야기 아닐까요?

"근대의 불치병 결핵과 크리스마스 실 운동"

그림 : 운보 김기창과 엘리자베스 키스의 크리스마스 실 도안들

크리스마스 실의 도안과 함께 우리나라 결핵 박멸을 위한 셔우드 홀의 노력이 펼쳐집니다. 무엇보다도 1940년 도안이 일본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검열에 걸려 수정했다는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6.25 동란의 참상과 시대상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인도교가 끊긴 뒤 피난을 가지 못한 시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역을 하였는데, 수복 이후 부역 정도에 따라 처단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일화(피난 가지 말라는 정부의 말을 듣지 않은 시민은 살아남고, 정부의 말을 들은 시민은 처단당한다?)라던가, 벽초 홍명희, 무희 최승희의 일생과 월북 이후 후일담을 관련된 그림과 함께 알려주는 부분 등이 좋았습니다. 그림을 그린 화가들에 대한 깨알 같은 소개도 마음에 들었고요.

각종 사료들(신문기사 등)도 디테일하게 실려 있어서 자료적 가치도 아주 높고, 도판의 질도 우수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3.5점입니다.

참고로, 4점에서 0.5점 감점한 이유는 16,000원이라는 가격 탓입니다. 그림 때문에라도 풀컬러 인쇄가 필요했을 테고, 덕분에 가격이 비싸진 건 당연하지만, 너무 비싸긴 비싸네요. 요즈음은 정말 책 한 권 선뜻 사기도 겁나는 세상입니다. 아, 춥다...

2013/01/13

전차 메카니즘 도감- 우에다 신 / 강천신 : 별점 2.5점

전차 메카니즘 도감 - 6점
우에다 신 지음, 강천신 옮김, 윤민혁 감수/이미지프레임(길찾기)

군사 전문 삽화가 우에다 신이 저술한 일러스트로 구성된 전차 도감. 짤막한 고대, 중세, 근대 전차 소개에 이어 1차 세계대전부터 1990년대까지 세계 각국의 주요 전차를 치밀한 일러스트로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장점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미려하면서도 고증에 충실하고 디테일한 그림들로 전차의 역사를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점이겠죠. 도감답게 주요 전차는 내부 구조를 소개하는 것은 물론 갖가지 바리에이션들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이 책 한 권이면 세계 전차의 흐름을 대략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2차 세계대전 시기의 전차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차전"이라는 것이 중요했던 거의 최후의 시기인 만큼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물론 2차 대전 병기는 다른 책들에서도 굉장히 많이 다루는 내용이기에 단점이 될 수도 있긴 하나, 이 책에서는 소련 전차를 굉장히 주요한 전차로 소개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프랑스, 일본 등 다른 제3국 전차들도 망라하고 있다는 분명히 차이점이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일러스트 이외의 정보는 극히 적다는 점, 있더라도 별로 볼 것도 없고 재미 또한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실려 있는 만화로 보는 전차 발달사라는 "전쟁과 전차" 코너는 만화도 아닐뿐더러 그림도 거칠고 내용도 별볼일 없어서 아주 실망스럽더군요.

그리고 제목과 같은 "메카니즘"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대략적인, 요약된 내용이 실려 있는데, 이 점은 저 같은 대충대충 2차 대전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적당하나 심도 깊은 내용을 원하신다면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그야말로 "전차 도감"에 충실한 책으로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나, 2만 원이 넘는 가격에 어울리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구입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먼저 한 번 훑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3/01/10

일본잡지 모던일본과 조선 1940 : 별점 2점

일본잡지 모던일본과 조선 1940 - 4점
모던일본사 지음, 한비문 외 옮김/어문학사

"일본잡지 모던일본과 조선 1939 : 별점 3점"

바로 전에 읽었던 「모던일본」의 조선특별호 '조선판' 2호. 당시 1호가 잘 팔렸었나 보네요.

일단 주요 특징은 전편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암울한 1940년대로 진입하였기 때문인지 흥미와 재미만 추구하는 기사는 대폭 줄었으며, 내선일체·흥아 등의 친일적 색채가 더욱 짙어졌습니다. 때문에 재미 자체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래도 조선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이야기하는 좌담회에서 평양의 기생집 오마키차야의 유래를 설명해 주는 것 - 시인이자 소설가인 다카하마 고시가 1900년대 조선을 여행하고 지은 소설 "조선"에 등장시킨 게 유명해졌다고 함. 참고로 1대 오마키는 1930년에 사망하고, 이 좌담회가 열렸을 때는 하이쿠 시인 구보 고조가 경영 중 - 역대 조선 총독에 대해 소개한 글, "경성 학생생활 르포르타주"라는 제목으로 경성제국대학, 연희전문, 보성전문, 이화여전에 대해 정리한 자료, 약도와 함께 소개된 "경성 번화가 탐방기" 등의 기사들은 재미와 함께 자료적 가치가 높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미스 조선 선발대회와 같은 참신한 기획도 일부 실려 있으며, 소록도가 아름답다는 의외의 기행문이 실려 있는 등 자세하게 찾아보면 소소한 재미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전편보다는 재미, 내용 모두 확실히 떨어지는 편이라 제 별점은 2점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도 전편만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013/01/08

일본잡지 모던일본과 조선 1939 : 별점 3점

일본잡지 모던일본과 조선 1939 - 6점
모던일본사 지음, 한비문 엮음, 윤소영 외 옮김/어문학사

일본 출판사인 문예춘추사에서 1930년 10월 창간한 월간잡지 「모던일본」의 조선특별호인 '조선판'을 완역한 책. 천편일률적인 일본인의 조선 인식을 비판하며 보다 폭넓은 조선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기획되었던 책이라고 합니다.

일단, 당대 가장 인기 있던 잡지를 그 모습 그대로 번역, 재현했다는게 돋보입니다. 폰트와 지질(紙質) 외의 모든 것, 실려 있는 콘텐츠는 물론 광고 하나까지도 모두 그대로예요.

내용은 소설, 사설, 보고서, 기행문 및 수필과 콩트에 만화와 기타 읽을거리 등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는 그야말로 "잡지"인데, 이 중 보고서와 사설들은 내선일체론 강요가 본격화되던 시점인 탓에 도무지 평가가 불가능하더군요. 당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이외의 가치는 전무했어요.

그러나 재미 위주의 읽을거리는 깨알 같은 재미가 가득합니다. 당시 아이돌 걸그룹 급의 인기가 느껴지는 기생들의 화려한 화보에서부터 시작해서 소설, 조선에 대한 기행문과 수필, 각종 좌담회와 인터뷰, 많은 사진과 만화 등의 시각적 자료들, 광고들에서 당대의 '모던함'을 한껏 즐길 수 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기생에 관련된 것, 그중에서도 평양 기생들을 대상으로 한 좌담회와 조선의 당대 명사들을 다룬 기사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문맥과 표현을 통해 시대 상황을 추측케 하는 것들도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평양을 무대로 한 기행문과 단편 소설이 많은데, 읽어보니 대부분 평양이 '기생'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던가, 임질약 광고가 많다는 것에서 성병이 정말 널리 퍼져 있었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겠네요. 거의 대부분의 삽화가 기생(이나 기생을 연상케 하는 여인)의 그림이라는 점에서 이 책 주요 독자층의 최대 관심사는 '기생'이라는 것도 잘 알 수 있었고요.

허나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분명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잡지였을 텐데 일반 국내 도서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것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물론 읽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만, 일부 만화 등은 약간 불편하더라고요.

두 번째는 주석이 방대한데 모두 미주로 실려 있다는 것도 문제예요. 각주로 처리한다면 원래 잡지 모습 그대로를 구현한다는 컨셉에서 위배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읽기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의 두께가 500페이지가 넘는데 책 자체의 완성도가 그닥이라 벌써 중간 부분의 제본이 벌어져 버렸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어요.

그래도 소장해서 읽어도 될 정도로 재미와 자료적 가치 모두 뛰어난 책이라 생각되기에 제 별점은 3점입니다.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 대해 궁금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구태여 볼 필요도 없는 옛날 잡지일 뿐이겠지만, 당대 조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덧붙이자면 다른 잡지들, 예를 들면 "선데이 서울"도 이렇게 복간(?)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심 있는 출판사들의 많은 도전이 있었으면 합니다.

2013/01/06

1930년대 한국 추리소설 연구 - 오혜진 : 별점 3점

1930년대 한국 추리소설 연구 - 6점
오혜진 지음/어문학사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추리소설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떠한 문학적 위상을 지녔는지를 알려주는 논문집.

1930년대 추리소설이 유행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총독부의 언론 장악이 강하게 이루어졌고, 언론이 경쟁 과열 등으로 급격하게 상업화가 진행되어 독자의 흥미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글들이 많이 퍼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사회적 배경 하에서 추리소설이 어떻게 등장하고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김동인, 최독견, 방인근, 염상섭, 박태원, 김유정, 김내성 등 당대 유명 작가와 그들의 작품, 그리고 기타 다양한 자료와 인용문을 통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처음 접하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되는 것이 큰 장점인데, 이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김동인의 "수평선 너머로"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얻기 위해 급파된 서인준과 뉴욕에 본부를 둔 범죄집단 LC당이 윤백작 공채를 둘러싸고 대결을 벌이고, 이를 형사 이필호가 쫓는다는 이야기로 스파이 모험소설의 서사를 갖춘 작품인데, 줄거리만 봐도 아주 재미있을 것 같더군요.

또한 1940년대로 넘어가면서 김내성이 친일문학에 손을 대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입니다. 유불란이 적국 스파이와 대결한다는 "태풍", 그리고 결국에는 유불란이 이름부터 친일스러운 "애국방첩협회" 회장으로 등장하여 미·영의 스파이와 대결한다는 "매국노"라는 작품 발표로 이어졌다고 하는데, 이건 뭐 면죄부를 줄래야 줄 수 없네요.

그 외에도 당시 추리서사의 작품들이 유행하였고 유명 작가들도 많이 창작하기는 하였으나, 대중문학이라서 순수문학에 비해 평가절하당하고 냉대받았다는 것, 동아일보에서 (1934.3.6~7) 세계 10대 탐정 작가로 소개한 작가들의 이름들(오픈하임, 르블랑, 췌스터턴, 반 다인, 필립 포츠, 엘러리 퀸, 프리먼, 레오나드 메릭, 프레챠, 비-스톤), 조선뿐 아니라 일본 추리문학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글들(그중에서도 1918.7.7 중앙공론 정기증간호를 통해 "비밀과 개방"의 '예술적 탐정 소설' 특집이 발표되었으며, 여기에 타니자키 준이치로의 "두 예술가의 대화"(금과 은으로 개제), 사토 하루오의 "지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개화의 살인", 사토미 톤의 "형사의 집"이라는 유명 작가 작품이 실렸다는 사실!) 등 유념해서 볼 만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논문집이기에 단지 재미만 따지기는 어렵고, 2만 원에 가까운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나, 식민지 조선에서의 추리소설이 어떤 시대적·사회적 배경 아래에서 어떠한 작가들에 의해 어떻게 창작되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라 생각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2013/01/02

그림자 없는 범인 (일본 추리소설 단편집) - 사카구치 안고 외 : 별점 2점

그림자 없는 범인 - 일본 추리소설 단편집 - 4점
사카구치 안고 외/유페이퍼

장르문학 전자책 전문 독립 출판이라는 미증유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페가나 북스의 책. 현재까지 페가나 북스 출간작 중 최고의 베스트셀러 (페가나 북스 자료 참조)라고 합니다.

저자 사후 50년이 지난, 총 5편의 퍼블릭 도메인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불연속 살인사건"의 사카구치 안고, "도구라 마구라"의 유메노 큐사쿠, 나오키상 수상작가 히사오 주란, "연애곡선"의 코사카이 후보쿠, "혈액형 살인사건"의 코가 사부로로 구성된 저자 목록은 꽤 화려한 편이라 할 수 있죠.

상세하게 소개하자면, 첫 번째 작품이자 표제작이기도 한 사카구치 안고의 "그림자 없는 범인"은 마에야마 이사쿠라는 재산가의 죽음 뒤 벌어진, 이해관계자들의 좌충우돌 군상극입니다. 그런데 누가 진범인지도 드러나지 않는 등, 사건만 있고 추리의 과정이 없어서 추리소설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좀 더 과장되게 묘사했더라면 시대를 앞서간 괜찮은 블랙코미디가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그것도 아니고요. 범죄소설도 아니고 풍자소설도 아닌 애매한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두 번째 작품인 유메노 큐사쿠의 "S곳 교살사건 서양부인"은 기이한 상황에서 벌어진 문신녀 마리 부인 살인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혀나가는 내용으로, 그로테스크한 범행 현장, 종잡을 수 없는 증언, 명탐정 이누타 박사의 등장 등 고전 정통파 분위기를 한껏 내 주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밝혀진 진상이 영 아니라는 점과, 추리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비현실적이면서도 대충대충 넘어가는 요소가 너무 많다는 점이죠. 예를 들면 문신은 설득력 없는 설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소도구일 뿐이고(비밀 정보를 숨기기 위한 문신이라는 설정이 과연 말이 될까요? 어떤 멍청한 정보원이 핵심 증거를 몸에다 새긴답니까?), 수수께끼의 핵심인 토사쿠 노인의 증언—보름달을 보았다—은 단지 각성 상태에서의 착각일 뿐이라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이런 점을 전부 걷어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작품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세 번째 작품인 히사오 주란의 "곤충도"는 변격물 분위기의 초단편 호러 판타지입니다. 지금 읽기에는 조금 낡았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오싹한 맛을 전해주었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 외에는 너무 짧아서 별로 이야기할 건 없군요. 별점은 2점입니다.

네 번째 작품인 코사카이 후보쿠의 "바보의 독"은 정통 추리 단편으로, 잘 짜여진 설정과 복선에 의외의 반전까지 등장하는 통쾌한 소품입니다. 오쿠다 부인이 급작스럽게 사망한 사건을 놓고 부인의 아들인 켄키치, 야스이치에게 혐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게 전개하다가, 부인 죽음의 진상과 야마모토 의사의 살의를 밝혀내는 결말이 아주 깔끔하거든요. 야마모토 의사가 켄키치의 연적이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밝히는 것이 약간 반칙 같기는 하나, 그 외에는 완벽한 좋은 의학 미스터리물입니다. 이 단편집의 베스트로, 별점은 3.5점입니다.

마지막 작품은 코가 사부로의 "호박 파이프"로, 이전에 읽었던 "혈액형 살인사건"에도 수록된 작품입니다. 작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링크로 대신합니다. 별점은 역시나 2점.

그래서 전체 평균한 별점은 2점입니다.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쳤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코사카이 후보쿠의 "바보의 독" 한 편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되기에 초창기 일본 추리문학에 관심 있는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네요.

물론 단편 5편(그중 1편은 초단편) 수록된, 일반 책으로 친다면 문고판 100여 페이지짜리 전자책 가격이 2,000원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것 같긴 하나, 최소한 저는 돈은 아깝지 않았습니다. 우려했었던 번역 문제도 크지 않았으니 만족합니다.

덧붙여 페가나 북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점이 있는데, 첫 번째로 출판사명으로 책들이 검색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알라딘에서는 유페이퍼가 출판사로 잡혀 있어서 검색이 안되더군요. 두 번째로는 네이버북스에서도 구입할 수 있었으면 하고요.

마지막으로, 국내 장르문학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페가나 북스의 도전이 성공을 거두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퐈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