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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6

1930년대 한국 추리소설 연구 - 오혜진 : 별점 3점

1930년대 한국 추리소설 연구 - 6점
오혜진 지음/어문학사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추리소설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떠한 문학적 위상을 지녔는지를 알려주는 논문집.

1930년대 추리소설이 유행하게 된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총독부의 언론 장악이 강하게 이루어졌고 언론이 경쟁 과열 등으로 급격하게 상업화가 진행되어 독자의 흥미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글들이 많이 퍼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이러한 시대적, 사회적 배경 하에서 추리소설이 어떻게 등장하고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김동인, 최독견, 방인근, 염상섭, 박태원, 김유정, 김내성 등 당대 유명 작가와 그들의 작품, 그리고 기타 다양한 자료와 인용문을 통해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처음 접하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되는 것이 큰 장점인데 이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김동인의 <수평선 너머로>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상해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얻기위해 급파된 서인준과 뉴욕에 본부를 둔 범죄집단 LC당이 윤백작 공채를 둘러싸고 대결을 벌이고 이를 형사 이필호가 쫓는다는 이야기로 스파이 모험소설의 서사를 갖춘 작품이라고 하는데 줄거리만 봐도 아주 재미있을것 같아요.
또한 1940년대로 넘어가면서 김내성이 친일문학에 손을 대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입니다. 유불란이 적국 스파이와 대결한다는 <태풍>, 그리고 결국에는 유불란이 이름부터 친일스러운 "애국방첩협회" 회장으로 등장하여 미, 영의 스파이와 대결한다는 <매국노>라는 작품 발표로 이어졌다고 하는데 이건 뭐 면죄부를 줄래야 줄 수 없는 상황이더라고요.

그 외에도 당시 추리서사의 작품들이 유행하였고 유명 작가들도 많이 창작하기는 하였으나 대중문학이라서 순수문학에 비해 평가절하당하고 냉대받았다는 것, 동아일보에서 (1934.3.6~7) 세계 10대 탐정 작가로 소개한 작가들의 이름들 (오픈하임, 르블랑, 췌스터톤, 반 자인, 필립 포츠, 엘러리 퀸, 프리맨, 레오나 메리크도, 프레챠, 비-스톤), 조선 뿐 아니라 일본 추리문학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글들 (그 중에서도 1918.7.7 중앙공론 정기증간호를 통해 "비밀과 개방"의 '예술적 탐정 소설' 특집이 발표되었으며 여기에 타니자키 쥰이치로의 <두 예술가의 대화 (금과 은 으로 개제)>, 사토 하루오의 <지문>,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개화의 살인>, 사토미 톤의 <형사의 집> 이라는 유명 작가 작품이 실렸다는 사실!) 등 유념해서 볼 만한 내용이 많은 책이었습니다.

논문집이기에 단지 재미만 따지기는 어렵고 2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나 식민지 조선에서의 추리소설이 어떤 시대적, 사회적 배경 아래에서 어떠한 작가들에 의해 어떻게 창작되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라 생각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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