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1/10/27

피의 굴레 - 한동진 : 어쨌건 나에게는 별점 5점!

 

피의 굴레 - 10점
한동진 지음/북홀릭(bookholic)

그간 격조했었습니다. 뜻밖의 집안 공사관계로 외지를 떠도느라 블로그에 통 신경을 쓰지 못했네요. 그간 안녕하셨죠? 이번에 리뷰를 올릴 소설은 바로 <경성탐정록> 후속작이자 두번째 이야기인 <피의 굴레>입니다!
제 블로그를 방문하신 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원안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죠. 그러나 형과 자주 이야기하며 작업했었던 전편과는 달리 제가 올해 첫 아가의 출생과 이직 등 개인사가 복잡해져서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해 원안이라고 소개되는 것이 창피하기도 합니다. 전부 네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제 비중은 많이 줄었어요.

어쨌건 작품 소개를 해 보자면, 제일 첫 작품 <외과의>는 범인의 일기 형태로 전개되는 독특한 1인칭 도서추리물입니다. 형이 부산에서 병원을 하시는 작은 고모부의 경험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쓴 작품인데 도서 추리물답게 범인 시점에서 하나씩 단서가 밝혀지며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는 묘사가 잘 드러나 있는 작품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꽤나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진상을 증명해낸다는 점도 좋았고요. 범인의 1인칭 시점 심리묘사와 마지막 과학적인 논리를 통한 증명이라는 점에서 에도가와 란포의 <심리실험>이 연상되기도 하네요.

두번째 작품 <안개낀 거리>는 이전에 <무가>라는 제목으로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문학에 소개되었던 작품입니다. 미두시장의 거물 신타로 살해사건을 풀어나가는 설홍주의 모습이 당대 조선의 사회상과 잘 맞물려 있는데 무엇보다도 분위기와 전개에서 국내에서는 보기드문 역사 하드보일드 탐정물의 향취를 짙게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어요. 사실 제 오리지널 시놉은 정통추리물 형태였는데 형이 피해자 설정만 따와서 재창조해낸 작품이기도 합니다. 셜록 홈즈보다 필립 말로우 스타일이죠. 주인공 이름이 '마노우' 였다면 더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세번째 작품은 표제작이기도 한 <피의 굴레>. 원래 제가 생각한 트릭 아이디어를 토대로 나름 복잡한 장편으로 일부 완성하였지만 학산출판사 담당 편집장의 의견으로 지금의 형태로 개작이 되었습니다. 원래의 장편 느낌도 좋았기에 살짝 아쉽기는 합니다만 지금의 모습도 마음에 들어요.
특히 트릭면에서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작품의 캐릭터와 시대적 설정과도 잘 어울린다 자부합니다. 전개도 읽는 재미가 느껴지는 빠른 템포인데 연극이나 여배우, 사진관 등 허투루 보일 수도 있지만 당대 조선의 상황과 잘 어울리면서도 이야기와 교묘하게 연결되는 다양한 장치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읽는 재미를 더하고요. 한국 추리문학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잘 짜여진 정통 역사추리물이라 감히 주장해 봅니다.

마지막 작품은 비교적 소품 느낌의 <날개없는 추락>. 제가 쓴 시놉을 형이 마음에 들어해서 거의 그대로 쓰여진 흔치않은 작품이죠. 정교한 트릭없는, 추리애호가가 보면 뻔한 사건이지만 단서를 통해 진범을 추리하는 과정에 더 비중을 둔 작품으로 추리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경쾌한 단편입니다. 마지막에는 잘 알고 계시는 게임이론 죄수의 딜레마까지 나오는 등 여러모로 풍성하고 즐길거리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5점! 제가 5점을 주면 막장일까요? 하지만 그만큼 누구한테 소개해도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이라 자신합니다. 최근 부흥하는 듯한 국내 창작 추리소설계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