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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1

일본의 탐정소설 - 이토 히데오 / 유재진 외 : 별점 3점

일본의 탐정소설 - 6점
이토 히데오 지음, 유재진 외 옮김/문

메이지 시대 구로이와 루이코로 대표되는 다양한 번안소설과 실화소설, 다이쇼 시대 영화 지고마의 인기로 촉발된 모험·탐정 활극의 유행, 그리고 잡지 신청년을 중심으로 한 창작 단편들, 마지막으로 쇼와 전기의 에도가와 란포와 오구리 무시타로의 번안·창작 소설까지—추리 강국 일본의 초기 추리소설 역사를 시대별 대표 작가와 작품을 통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처럼 일본 추리소설을 애호하는 독자나 다이쇼·쇼와 시대 자료가 필요한 창작자에게는 반드시 구입해야 할 책이긴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추리소설 애호가에게 선뜻 추천하기는 어렵네요. 가장 큰 이유는 각 시대별 대표작의 줄거리 요약이 지나치게 간략하고 건조해서 읽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실존했던 탈옥의 명수를 소재로 한 "실화소설 탈옥수 후지쿠라", 타이완의 광산 조사를 배경으로 한 "광산의 마왕", 메이지 시대를 풍미한 모험소설 작가 오시카와 슌로의 "전기소설 은산왕", 마에다 쇼잔의 "뒤쫓는 그림자",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요시카와 에이지의 "에도 삼국지" 등 흥미로워 보이는 작품이 다수 소개되지만, 정작 본문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원작 자체가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좀 더 보기 좋고 읽기 쉽게 각색했더라면 자료적 가치뿐만 아니라 읽는 재미까지 더할 수 있었을 텐데요.

덧붙이자면,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이 엄밀한 의미의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탐정소설'—즉, 정교한 트릭보다는 모험담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자료적 가치가 크다는 점은 분명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단, 순전히 개인적인 기준에 따른 평가이며, 일본 추리소설의 깊은 애호가가 아니거나 근대를 무대로 한 창작물을 준비하는 분이 아니라면 다소 흥미를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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