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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1

조선의 베스트셀러 - 이민희 : 별점 3점

조선의 베스트셀러 - 6점
이민희 지음/프로네시스(웅진)

'세책'이라고 불렸던, 조선시대부터 일본 강점기 초기까지의 상업적 도서 유통 방식에 대한 책입니다. 영화 "음란서생"으로도 친숙한 바로 그 방식, 즉 인기 작품을 손으로 베껴 대여해 주던 시스템이지요. 

책은 세책의 역사와 독자층, 대여료와 대여 방식, 세책점의 위치, 인기 있었던 작품들까지, 세책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상세한 자료와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대여 도서의 여백 등에 남겨진 낙서까지 분석할 정도로 깊이가 있습니다. 책의 두께에 비하면 도판도 충실한 편입니다. 학술서에 가까운 책이지만, 소재 자체가 흥미로운 데다 글도 딱딱하지 않고 편안한 문체로 쓰여 있어 쉽게 읽힙니다.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은 적절한 수준이고요.

다만, 후반부의 중국과 일본의 출판·서적 유통 관련 내용은 이 책의 방향과는 다소 맞지 않더군요.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홍루몽"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국내에서는 1800년 전후 이미 국문으로 번역된 시리즈가 384권이나 있었음에도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는 등의 정보는 당대 서적에 대한 자료로서의 가치는 높지만, 책의 중심 주제와는 약간 동떨어진 느낌이었거든요. 차라리 우리나라 실학파 관련 자료에서 자주 언급되는 북경 서점가 '유리창'에 대한 정보가 더 많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료적 가치와 읽는 재미를 적절히 만족시키는 훌륭한 책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관련 자료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영화 "음란서생"이 비교적 고증에 충실했지만, 실제 베스트셀러는 음란도서가 아니라 영웅소설 등이었다고 하네요. 핵심 소재가 픽션이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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