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베스트셀러 - 이민희 지음/프로네시스(웅진) |
'세책'이라고 불리웠던 조선시대 ~ 일본강점기 초기까지의 상업적 도서 유통 방식에 대한 책.
영화 <음란서생>으로 친숙한 바로 그 방식, 즉 인기작품을 손으로 베낀 책을 대여해주는 것인데 이러한 세책의 역사와 독자들이 누구였는지, 대여료는 얼마였고 대여방식은 어떠했는지, 세책점은 어디에 있었는지, 어떠한 작품들이 인기가 있었는지 등 세책에 대해 더이상 다른 것이 필요없을 정도로 상세한 자료가 실려있습니다. 심지어 대여도서의 여백 등에 쓰여진 낙서까지 분석해주고 있으니 말 다했죠. 두께에 비하면 도판도 충실한 편이기도 하고요.
또 분명 학술서에 가까운 책임에도 앞서 말씀드렸듯 다루는 소재가 워낙 흥미로우며 글도 딱딱하지않은 편안한 문체라 쉽게 읽힌다는 점 역시도 굉장히 큰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분량도 부담없는, 적절한 수준이었고요.
단, 후반부 중국과 일본의 출판과 서적 유통에 대한 내용은 홍루몽의 엄청난 중국에서의 인기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1800년 전후 이미 유입되어 국문으로 번역된 시리즈가 384권에 이르지만 별 인기는 없었다는 등 당대 서적에 대한 자료로서의 가치는 높으나 이 책의 방향과는 맞지 않아 보였습니다. 차라리 우리나라 실학파 관련 자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북경의 서점가 유리창 관련 자료가 더 많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그래도 자료적 가치와 재미를 적절히 만족시키는 참 좋은 책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자료적 가치가 더 크겠지만 어쨌건 이쪽 관련 자료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한권 소장해야 하는 책이라 생각되네요.
그나저나 영화가 비교적 고증에 충실했지만 실제 베스트셀러는 음란도서가 아니라 영웅소설 등이었다니 중요한 핵심소재가 픽션이었다는 뜻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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