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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4

행복의 건축 - 알랭 드 보통 / 정영목 : 별점 3점

 

행복의 건축 - 6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이레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의 건축에 대한 책입니다.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전문적이고, 건축 전문 서적이라고 하기에는 개인적 상념이 많이 담겨 있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 책이겠죠.

저자가 건축가는 아니지만 건축에 대한 역사와 건축물 자체에 대한 지식이 굉장히 풍성할 뿐더러, 본인 스스로도 많은 여행을 통해 다양한 유명, 혹은 무명 건축에 대한 정보를 축적해 놓은 것을 바탕으로하여 미려한 문장력으로 맛깔나게 개인의 건축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목차는

1. 행복을 위한 건축
2. 어떤 스타일로 지을 것인가?
3. 말하는 건축
4. 집, 기억과 이상의 저장소
5. 건물의 미덕
6. 들의 미래


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파트별로 이해를 돕게 해 주는 다양한 예시와 도판의 사용이 적절해서 읽기도 쉽고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것 역시 저자의 방대한 지식, 그리고 뇌내 DB 덕분이겠죠.

개인적으로 특히나 재미있었던 부분은 거장으로 칭송받는 르 코르뷔지에의 현실감 없던 이상적 건축물에 대한 다양한 비판(?), 그리고 그 예시였습니다. 너무나 모던하게 설계하여 주인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외려 비가 새는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빌라 사부와" 이야기, 노동자들을 위해 극도의 단순함과 심플함으로 프뤼게 공장 주택 단지를 설계하였지만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똑같은 삭막한 환경에서 일했기에 이 주택단지에 그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일화, 그리고 이상으로만 가득찼던 파리를 위한 "부아쟁" 계획 같은 이야기들이 실려있는데, 저야 거장의 좋은 면만 바라보다가 이런 일화를 접하니 재미도 있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저자가 르 코르뷔지에의 안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밖의 다른 이야기들도 전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요.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것이 확실히 허언은 아닌것 같아요. 이만큼 지식과 상념을 맛깔나게 섞어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이지 부러운 재능이죠. 저도 추리 이야기를 잘 하고는 싶은데 이상하게 완성된 글은 제 생각과는 다르게 많이 흘러가거든요...

하지만 다 읽고 나서도 저는 제목이 의미하는 "행복의 건축"이 무엇인지는 솔직히 책을 읽고나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아름다움과 본인의 철학과 주변과의 어울림과 다양한 상징이 제대로 사용된 그러한 집에서 산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상자같은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있는 제 입장에서는 꿈같은 일이기때문에 조금 화도 나고요. 앞으로 나이 들어 은퇴할 때가 되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검소하고 소박한, 하지만 저의 꿈이 담긴 전원 주택을 하나 짓고 싶기도 한데 그때쯤은 이 책이 제대로 참고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별점은 3점.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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