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평화로운 섬 극락도에서 섬 주민 모두가 사라지는 괴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은 마을이 우수 낙도로 선정되어 포상받은 직후 마을 잔치날 벌어진 화투판 살인사건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영화를 본건 2년전인데, 리뷰를 작성하고 비공개로 돌려놓고 잊어먹고 있다가 이제서야 올립니다.^^ (앗싸 하나 건졌다~)
일단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 크리스티 여사님의 "열개의 인디언 인형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둥 하며 정통 추리물인 것 처럼 포장하여 선전했던 영화죠.
그러나 아니니다를까 뚜껑을 열어보니 정통 추리물과는 약 10만광년 정도 떨어진 작품이었습니다. 차라리 블랙 코미디 성향이 짙은 호러물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죠. 마을 주민들이 죽어나가는 연쇄살인의 동기, 범인의 정체 모두 "약물"에 의한 환각 때문이었다는 설정 때문에 추리의 여지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범행이 다 우발적인 것이었다는데 추리할게 있을리가 없잖아요. 또 어차피 제정신들이 아닌 상황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살인사건이라면 마을 주민들이 하나씩 좀비가 되면서 벌어지는 호러물하고 다를게 없겠죠.
다만 마을 주민들을 중독시킨 "약물" 의 정체와 극락도에 반입된 이유가 반전으로 등장해서 약간 추리적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기는 하는데, 문제는 사건의 핵심인물인 박해일이 연기하는 "제우성"이라는 캐릭터의 설정과 묘사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가득차 있기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지가 사건을 저질러 놓고 그 수수께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 처럼 묘사해놓으니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물론 마을 주민들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으며 전체적으로 짜임새나 얼개는 잘 갖추어 놓은 잘 만든 영화이긴 합니다. 더운 여름 보기에는 서늘한 감이 있기도 하고요. 그러나 추리 애호가로서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에 별점은 2점밖에는 못 주겠습니다.
그나저나 왜 우리나라에서는 추리물이라고 하면서 호러를 찍을까요? 추리물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단서나 전개는 전무하고 불필요할 정도로 피와 깜짝쇼가 난무하니 저같은 추리물을 기대하고 본 관객은 김이 샐 수 밖에 없잖아요. 중요하지도 않은 귀신은 왜 이리도 자주 등장해서 사람 김을 빼 놓는건지 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