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사박 - ![]() 좌백 지음/시공사 |
좌백의 소설입니다. 입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이제서야 읽게 되네요.
읽고난 평은 한마디로 평하자면 "그동안 읽어온 신무협 쟝르 중 최고!"라는 겁니다. 박투술은 이전에 읽었던 용대운의 "독보건곤"의 무쌍류와 비슷한 타격기로 독보건곤에서도 마음에 들었던 부분입니다. 그런데 무쌍류의 설정과 묘사에서 왜 최강의 무공이 타격기인지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이 전혀 없고, 후반부에서는 오히려 도법으로 전환하여 실망을 주었었지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흑저의 타고난 체형, 즉 둔하고 뚱뚱하며 팔다리가 짧아 무공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체형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여 박투술의 현실성에 힘을 실어 주고 있는 점이 돋보입니다.
이것 뿐만이 아니라 그간 읽어온 신무협 소설들이 대부분 끝이 흐지부지, 애매하다는 단점이 있었던 반면,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의 이야기 - 흑저가 소림으로 돌아가 자신의 무공을 인정받으려는 노력과 금룡장의 주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그것도 주로 "두뇌싸움"을 벌이는 금조운의 이야기 - 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주면서도 흔하고 뻔한 복수극에서 탈피한 신선함을 전해 줍니다.
흑저가 원했던건 복수가 아니라 무도의 완성이며, 또 무도의 극이 불도의 극과 통한다는 결말도 굉장히 참신했어요.
또한 금룡장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여러가지 복선 등이 꼼꼼하고 치밀해서 추리무협 스타일의 전개를 보여주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그간 무협지에서 보아왔던 뻔한 캐릭터들이 아닌 독특한 캐릭터들 역시도 큰 재미 요소입니다. 주인공 흑저가 파계승으로 굉장히 추한 외모의 사나이라는 것 부터 독특한데, 조연급은 더 독특합니다. 특히나 극적 반전(?)의 주인공인 끈기와 집념의 거지 황거지, 별다른 무공이나 능력도 없고 머리까지 멍청하지만 얼굴만 잘생긴, 그야말로 무림의 제비라 할 수 있는 엽검영은 그들만으로 한편의 작품이 나올 만큼 인상적이에요.
그래도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 금룡장의 세력다툼을 주 이야기로 끌어들인 것까지는 좋은데, 흑저에게 많은 희생과 아픔을 가져다 주는 이야기의 결말이 너무 시시했다는 점(저같으면 소운이라는 놈을 찢어버리는 전개로 만들었을텐데...)과 그다지 등장할 필요가 없었던 귀도라던가 한백같은 몇몇 무림인들의 등장 부분이 별로였다는 점입니다.
무림 10대 흉기나 "환"이라는 암기와 같은 불필요한 설정 역시 너무 많았고요.
하지만 이정도 단점은 이 작품의 재미에 비추어 볼 때 굉장히 사소한 점임은 분명합니다. 이만큼의 완성도를 지니는 신무협 소설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으며, 작가의 말대로 불도의 극의까지 어느정도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생각될 만큼 높은 수준의 작가 의식도 엿보니까요. 이정도면 대륙의 작품에 비해 그다지 처진다 느껴지지 않네요. 별점은 4점입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야광충"을 빨리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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