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컨텐츠로 읽은 단편 시리즈물로
"어머니가 울었다"
"어머니는 기도한다"
"어머니는 내기한다"
"어머니는 잘 아셔"
"어머니의 봄"
이렇게 5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확한 단편집의 제목은 모르겠지만 원래는 더 많은 단편이 포함되어 있었겠죠?
각 단편 모두 포맷은 동일해서 뉴욕 경찰로 근무하는 아들이 어머니 집에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금요일날 자신이 지금 맡고 있는 사건을 식사하면서 이야기하면 어머니가 진상과 진범을 밝혀내는 안락의자형 탐정의 전형적인 공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머니가 동네사람들이나 친척들의 예를 드는 모습은 "미스 마플"과 유사하고 실제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아들에게서만 듣는다는 설정은 "구석의 노인"과 비슷한데 유태인이면서 아들을 아직 애 취급하고 며느리와 다양한 신경전을 벌이는 어머니의 캐릭터가 상당히 신선하고 독특해서 장수하는 시리즈 캐릭터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안락의자형 탐정 시리즈와는 다르게 유머스러운 전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추리적으로는 너무 직관과 비약에 의존해서인지 뛰어난 수준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인간의 심리나 정황을 꿰뚫는 세세한 묘사가 이야기에 잘 녹아들고 있어서 만족할 만 했고요.
단편별로 세세하게 풀어본다면
"어머니가 울었다"는 5살난 꼬마애의 살인혐의에 대한 이야기인데 동기나 수법은 흔하지만 아이의 심리묘사가 탁월해서 설득력있게 전개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꼬마아이의 살인혐의라는 충격적 설정이 풀려버리자 사건의 진상이 너무 시시해져서 어처구니 없었다는 단점이 있긴 했습니다만....
"어머니는 기도한다"는 딸에게 얹혀사는 한 전직 교수의 이야기인데 위에서 한번 언급한데로 인간심리를 참 잘 풀어낸 작품으로 보입니다. 또한 목격자 증언의 맹점을 풀어내는 장면 역시 설득력 있었고요. 그런데 동기면에서는 조금 약하다는 것이 조금 아쉽더군요.
"어머니는 내기한다"는 손님에게 괴롭힘 당하던 한 노 웨이터의 약간의 복수극이랄까요? 일단 범행 동기가 확실해서 정통 추리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면서도 여러 사람의 다양한 심리가 하나의 결과로 귀결되는 심리 트릭의 결정판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잘 아셔"는 많은 애인을 거느린 빌마라는 아가씨 살인사건의 진상을 풀어내는 이야기인데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진범을 밝혀내는 구조의 작품이었는데 "어머니는 기도한다"와 같이 동기면에서 좀 약한것이 아쉽긴 했습니다. 하지만 무의미해 보였던 증언들을 조합해서 결과를 뽑아내는 정통 추리적 전개는 마음에 드네요.
"어머니의 봄"은 한 노부인의 심리를 파악하여 진상을 풀어내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내기한다"와 같이 제가 읽은 이 컨텐츠의 양대 베스트로 꼽고 싶네요.
국내에 번역된 책은 못 찾겠고 e-Book 컨텐츠로만 찾을 수 있는데 번역되어도 괜찮을 만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추리물이라 생각됩니다. 제대로 번역되어 단편 시리즈물로 충실히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참 좋겠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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