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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3

드래곤과 조지 - 고든 R 딕슨 / 강수백 : 별점 3.5점

드래곤과 조지 - 8점
고든 R. 딕슨 지음, 강수백 옮김/시공사

대학강사 짐 액커드는 박봉에 시달리지만 사랑하는 약혼자 앤지가 있어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는 가난한 청년, 그러나 어느날 앤지가 조수로 일하던 연구실에서 앤지가 애스트랄 투시 기계의 오작동으로 다른 세계로 전송되는 사건을 목격하고 장치를 이용하여 그녀 뒤를 쫓게 된다.

그러나 짐이 도착한 곳은 중세시대의 영국과도 같은 세계고 짐 자신은 드래곤의 육체에 전송되어 버린 것이었다! 앤지의 행방을 쫓던 드래곤 짐은 그녀가 "암흑의 권세"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는 사실을 마법사 캐롤리너스에서 듣고 그녀를 구해내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동반자"들을 모아 암흑의 권세를 쓰러트리는 모험에 착수한다.

용맹한 기사 브라이언과 원래 드래곤이었을때부터의 친구인 말하는 늑대 아아라, 그리고 활의 명수 다휘드, 황야의 무법자 가일즈와 그녀의 딸 다니엘, 그리고 자신의 할아버지 드래곤인 스므르골과 호수 드래곤 세코등과 힘을 합쳐 짐은 암흑의 권세에 도전하게 되는데....

아주 어렸을적에 TV에서 "용이여 불을 뿜어라!"라는 인상적인 영국풍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물리학을 가르치는 주인공이 보드게임같은 게임을 하다가 환타지 세계로 정신만 이동하여 용의 몸에 들어가 그 세계의 악과 싸운다라는 설정으로 기억됩니다. 특히 악의 두목 앞에서 현대 물리학 이론을 열거하며 환타지 세계를 붕괴시키는 마지막 결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죠.

이 작품은 이 애니메이션과 기본적인 설정이 동일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사실 환타지라는 장르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작품은 읽는 재미 하나만큼은 충분해요. 용과 기사, 아름다운 레이디 등 이런 류의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기본 요소들에서 시작해서 중세사 전문가인 작가의 지식이 디테일하게 살아있는 궁수들에 대한 묘사나 말하는 늑대같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결합되어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보여주거든요.
그런데 짐이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온 자신의 세계를 버리고 이 세계에 남기로 결심한 결말부는 애니메이션과는 반대더군요.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이 원래의 세계로 돌아오고, 여주인공인 공주가 주인공의 세계로 온다는 결말이었는데 말이죠. 허나 소설도 워낙 매력적인 동반자들과 함께 했기에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결말이에요.

하지만 상당히 기발하고 유머스럽게 풀어나갔던 전반부에 비해 암흑의 권세와의 실제 한판 승부는 생각보다 시시한 편이라 약간 불만스럽긴 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의 아이디어가 도입되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은데, 결국 순수하게 힘대 힘의 승부를 보여주기 때문에 좀 단순하게 끝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도 조금 있고요. 물론 드래곤 대 드래곤, 오우거 대 드래곤 등 화려한 등장인물의 리얼한 전투 묘사를 즐기는 즐거움은 컸지만요.^^

여튼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5점. 전통적인 영국 환타지의 줄기를 어느정도 충실히 따르면서도 유머와 독특함이 잘 살아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재미 역시 빠지지 않으니까요. 아울러 SF중심의 그리폰북스에 이 작품이 왜 포함되었는지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 주는 뒷부분 해설도 볼거리였습니다. "반지의 제왕"같은 거대 장편에 압도되신 분들이라면 기분 전환을 위해 가볍게 읽어볼 만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다시한번 "용이여 불을 뿜어라!"를 보고 싶어 지는군요. 어디 구할데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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