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7/07/31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 夏期限定トロピカルパフェ事件 (2006) - 요네자와 호노부 / 박승애 : 별점 1.5점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박승애 옮김/노블마인

소시민을 지향하는 고교생 고바토는 컴비격인 오사나이의 여름 방학 계획인 "오사나이 스위트 섬머 셀렉션"에 동참하여 마을의 맛있는 과자가게 순례에 나선다. 그러던 중 갑자기 오사나이가 유괴되고 직후 고바토에게 수수께끼같은 문자 메시지가 날아온다. 고바토는 유일하다 할 수 있는 친구 겐고와 더불어 오사나이 구출 작전에 나선다.

전작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에 이어 읽게 된 요네자와 호노부의 고바토-오사나이 컴비 시리즈. 전작을 그런대로 재미나게 읽었기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작과 비교한다면 실망스러웠어요. 전작을 재미나게 읽었던 가장 큰 이유가 일상속의 사소한 사건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박한 일상계 추리물이라는 것이었는데 이 작품은 일상계도 아니고 추리물도 아니거든요. 기둥 이야기인 오사나이의 유괴 이야기가 너무 황당하고 스케일이 커서 도저히 일상계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두어편을 제외한 다른 이야기들, 프롤로그나 유괴사건 관련 이야기는 별다른 트릭조차 등장하지 않아 추리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전채만 푸짐하고 메인 요리는 형편없는 코스 요리를 먹은 느낌이랄까요? 차라리 청춘 모험물이라고 포장했더라면 더 나았을 것 같아요.

그나마 읽을만 했던 것은 첫 번째 사건 - 샬로트 게임 과 두 번째 사건 - 알쏭달쏭 수수께끼의 메모 정도였습니다. 이 두 단편만 그런대로 추리물의 형식을 갖추고 일상 속 사소한 사건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죠. 샬로트 게임의 경우 지나칠 정도로 사소한 이야기라 어떻게 보면 좀 황당하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내용도 별로였지만 아무래도 제가 읽기에는 너무 어린 작품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앞으로 구입하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혹 궁금하시다면 전작만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덧붙이자면 유치한 제목과 창피한 수준의 표지 일러스트 탓에 더 구입하기가 싫어집니다....

2007/07/28

제로의 초점 (Zero Focus, 1961) - 노무라 요시타로 : 별점 3점

오카자키 테이코는 결혼한지 1주일만에 남편 우하라가 실종되자 실종된 파견지 가나자와로 향했다. 우하라의 행적을 쫓던 테이코는 결국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지만, 개인적으로 우하라의 행방을 쫓던 우하라의 형이 독살된 후 사건은 살인사건으로 확대되었다. 경찰은 우하라가 이중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혀냈고, 우하라의 내연의 처인 히사코를 수배하는데...

마츠모토 세이쵸의 히트작이자 대표작을 영화화한 61년도 작품입니다. 소설의 스토리라인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데 아무래도 추리물 특성상 원작을 읽은 저로서는 범인이 누군지 알기에 좀 맥이 빠지는 영화라 할 수 있겠죠. 그래도 고전적(?)으로 장중하게 사회파적 감수성을 영화화하니 여러모로 색다른 부분이 많아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거의 울고불고하면서 진실을 고백하는 신파영화같은 부분은 정말 구시대의 감수성이 느껴지더군요. 지금 보기에는 왠지 어색하고 황당했거든요. 거의 50여년전 영화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겠지만요.

그래도 영화의 카피처럼 헐리우드의 고전 스릴러 문법, 특히 히치콕 스타일을 많이 참고한 티가 나서 영화 문법 자체는 무척 친숙했습니다. 음악의 사용이라던가 편집 등에서 유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별다른 실험적인 연출이나 편집 없이 무난하게 전개되는 기본적인 완성도는 있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원작을 읽지 않았더라면 과연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하라의 결혼 생활에 대한 설명이 너무 적다던가, 진실을 너무 쉽게 알아버리게 되는 부분의 설득력이 부족한 점 등 90여분의 영화에 원작을 압축하기에 버거운 티가 역력했거든요. 때문에 마지막 진상을 밝히는 부분 역시 좀 심심하게 전개되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만 본다면 증거가 전무하기에 마지막 장면의 힘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마츠모토 세이쵸의 "모래그릇"은 얼마전 TV 드라마화 되기도 했는데 나름 치밀한 수사가 기본적으로 묘사되어야 하는 사회파 추리소설 특성 상, 드라마 처럼 좀 더 호흡이 긴 매체가 영상화하기 알맞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고전 범죄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색다른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썩 재미있거나 신선한 요소는 별로 없지만 원작이 워낙 탄탄한 작품이기에 기본 재미는 해 주는 편이니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원작은 국내 출간된 동서 추리문고의 "점과 선"에 같이 수록되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뜨거운 녀석들 (Hot Fuzz) - 에드가 라이트 (2007) : 별점 3점


런던의 유능한 경찰 니콜라스 앤젤은 너무 능력이 있는 탓에 주위 사람들이 피곤해한다. 그래서 결국 승진을 명목으로 시골마을 샌포드로 좌천(?) 된다. 샌포드는 범죄 발생율 최저 1위와 살기좋은 마을 1위를 자랑하는 한적한 시골마을.  슈퍼경찰 앤젤은 조용한 마을에 거부감을 느끼나 서장 아들이자 같은 경찰인 대니 덕에 그럭저럭 익숙해져 간다. 그러던 중, 마을에 희한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사고라고 주장하는 마을 사람들에 맞서 홀로 살인 사건임을 주장하던 앤젤은 수사 끝에 의외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새벽의 황당한 저주" 팀이 만든 영국판 코믹 액션 스릴러 영화입니다. 능력있는 경찰이 시골마을로 좌천된다는 이야기는 그닥 신선해 보이지는 않지만 각본이 뛰어난 탓에 괜찮은 영화로 재 탄생되었다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가벼운 추리물로 보아도 그다지 떨어져 보이지 않는 수준의 수사 전개 과정이 괜찮아서 마음에 들더군요. 놀라운 진상이 설득력있게 전해지게끔 복선과 단서를 잘 제시하고 있거든요. 아울러 미국식 형사물을 패러디하는 여러 대사들과 장면 역시 재치가 넘쳤고요. 캐스팅도 완벽해서 친숙한 "새벽의 황당한 저주" 컴비는 물론이고 브리짓 존스의 아빠도 등장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더군요. 간만에 보는 티모시 달튼도 반가왔습니다.

그러나 쓸데없이 잔인한 장면을 많이 삽입했다는 점은 분명 흥행에 걸림돌이 되리라 생각되며, 사건 해결 이후 잠깐 벌어지는 사고에 대한 표현은 사족일 뿐이어서 좋았던 기분을 막판에 지루하게 만드는 감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더운 여름 코믹과 시원한 액션으로 무장한 영화이기에 킬링타임용으로는 딱 적당하리라 생각됩니다. 추리물을 좋아하신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 되실 것 같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