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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새로운 UI 적용 신제품 개발에 대하여

전에 쓴 글에 이어 2탄입니다. 새로운 UI와 GUI를 적용하여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궁금해 할 겁니다. 왜 우리나라에는 Apple같은 제품이 없을까? 이유는 명백하죠. 사실 기업이 연구개발에 쓰는 돈이 적기 때문입니다.... 최근 추세를 본다면 삼성 같은 경우는 예외가 될 수도 있겠지만 기업 문화 풍토가 바뀐것이 채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아직 외국 기업들에 비한다면 많이 부족하죠.

또한 연구 개발 인력의 대부분이 하드웨어쪽에 많이 치중되어 있다는 것 역시 문제입니다. 혁신적인 UI나 GUI를 개발,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O/S나 소프트웨어적인 환경이 많이 뒷받침 되어 줘야 하는데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이쪽 분야, 즉 O/S나 소프트웨어쪽에는 큰 관심이 없고 제품의 외형이나 크기, 그렇지 않으면 다양한 기능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을 뿐이니까요. 특히 아무래도 디바이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칩셋은 외국 업체가 완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격 경쟁력이나 성능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이 특정 칩셋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이 경우 칩셋에 O/S나 펌웨어가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렇다면 자체 O/S나 펌웨어를 개발한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일단 가격 경쟁력이 안되니까요.... 

결국 자체 개발이 아닌 외부 솔루션에 UI나 GUI를 의존하는 경향이 커졌고 국내 휴대폰은 대체로 심비안, PMP 등 모바일 제품은 WinCE O/S를 사용하며 최 상층 껍데기 GUI부분은 대부분 Flash로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WinCE는 물론 대부분의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이 구현되고 개발자도 많은,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쉬운 O/S임에는 분명하고 Flash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두 솔루션 모두 "느리다" 라는 단점은 극복하지 못하고 있죠. Flash의 경우 요새는 많이 최적화 되긴 했지만, 그리고 용량이 작고 상대적으로 제작하기가 쉽다는 장점은 있지만 사실 모바일 제품에 쓰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솔루션입니다. CPU점유율을 일단 많이 차지하는 약점 때문에 퍼포먼스가 느려지기 쉬워서 전체적으로 UI나 GUI를 구성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따르는 솔루션이죠. 3D를 사용하기가 너무나 버겁다는 약점 역시 아직도 존재하고요.

하지만 GUI의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Flash만한 쉽고 인터랙티브한 툴이 거의 없기에, 또한 국내 Flash 개발자들의 수준은 세계적이기에 (제가 같이 일해본 친구들만 하더라도 매크로미디어 본사에서 인정한 실력자들만 해도 두세명 이상입니다) 적합치 않은 칩셋과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어떻게든 성능을 끌어내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실력의 개발자라 하더라도 기본 하드웨어 퍼포먼스를 뛰어넘도록 할 수는 없으므로 자체적으로 최적화된 O/S를 탑재한 Apple을 따라잡기는 넘을 수 없는 안드로메다의 벽이 있을 뿐입니다. (Sony의 십자형 UI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즉, 결국 국내에서는 혁신적인 기술로 UI와 GUI를 구현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죠.

그래서 결국은 아이디어가 빛나는 UI의 승부가 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Apple의 수많은 멋진 효과와 기술은 어차피 따라잡을 수 없는 만큼 보다 사용하기 편하고 직관적인 UI로 승부를 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되거든요. 개인적으로 효과는 순간적인 재미일 뿐이며 직관적이고 쉬운 사용성이 더욱 중요하다 생각되기도 하고요.

그러나 이러한 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회사의 상위층들의 입김이 많이 좌우된다면 결국 뻔한, 진부한 UI와 GUI로 결과물을 도출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당연하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뻔한 제품에 모험을 걸고 싶어하지 않을테니까요. 선행 연구팀이 존재하고 한두개의 파일럿 제품 출시로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몇몇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경영진의 의지가 잘 결합되어 개발된 몇 안되는 국내 제품 중 대표적인 것이 iriver의 D-Click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네요. 물론 이 시스템이 아주 뛰어나다거나 사용성이 무척 높냐는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요) 독특한 재미와 사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도 온전한 제품으로 출시될 확률이 너무나 적기에 결과물 자체는 충분히 만족할 만 합니다. 국내에서는 너무나 드문 경우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국내에서 혁신적이고 새로운 UI와 GU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1. 회사들이여 돈을 써라! 특히 S/W 등 원천기술에 신경좀 써라!
2. 경영진이여 야망을 가져라!

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쉬운 이야기지만... 불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아이디어와 욕심없는 기획자나 개발자는 드물겠지만 현실의 벽에 좌절할 수 밖에 없는 국내 개발 풍토가 안타까와 적은 글이긴 합니다만, 앞으로는 차차 나아지겠죠. 아니, 나아져야만 합니다. 특히 로열티가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O/S부터 순수 국내 혈통의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제품이 제발 나와주기를 기원해 봅니다.

2007/09/06

UI와 GUI로 국내에서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해서

뭐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원래 저의 직업은 UI기획자입니다. 지금은 조금 다른 업무를 하고 있지만요. 어쨌건 국내 UI나 GUI를 업으로 하시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몇자 적어봅니다. 먼저 제가 그래픽 전공자라서 타 전공자들과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 그리고 신입, 혹은 UI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글을 썼다는 것을 양지해 주세요.

일단 국내 UI나 GUI 쪽 분야는 두가지 전공으로 나뉠 것 같습니다. 그래픽과 엔지니어라는. 그래픽은 주로 GUI 작업 쪽을 진행하다가 넘어오는 것이고 엔지니어들은 개발 작업을 진행하다가 넘어오는 경우겠죠. 순수 기획자 출신의 UI 기획자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특히 Device쪽에서는요. (물론 Web UI 쪽에서는 순수 기획자들이 많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국내에서 현재 UI기획을 하기 위한 업무를 진행하고 싶다면 위의 두가지 경우를 거쳐 나가는 것이 쉬운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엔지니어 출신의 UI기획자는 아무래도 많지 않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엔지니어들이 UI를 하는데에 대한 메리트가 국내에서는 크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들도 외부에서 역량있는 업체에 UI, GUI 일체를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러한 외주업체들은 대부분 그래픽 작업으로 정평이 나 있는 업체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래픽 전공자가 이러한 관련 업체에 입사하기가 더욱 쉽다고 생각합니다. UI와 GUI를 전담하는 업체가 개발자를 필요로 하지는 않으니까요. 저도 그래픽을 전공한 이러한 외주 업체 출신이고요. 이쪽 분야로 유명한 업체로는 바이널이나 이노이즈, 펜타브리드 등의 회사가 있습니다. (요새는 좀 판도가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외주를 준 적이 없어서...) 물론 이러한 업체에 입사해서 누구나 UI 기획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전문 업체이니 만큼 많은 일을 수행하고 접하기에는 좋고, 그만큼 공부도 많이 되고 스스로 뻗어나갈 수 있는 힘을 쌓기 쉽겠죠.

하지만 그래픽 전공은 누구나 하기에는 적합치 않고, 사실 UI라는 것을 전공하기 위해 그래픽 분야를 공부한다는 것은 낭비죠. 또한 커리큘럼이 제대로 짜여져 있는 것도 아니라서 어차피 입사 후에 다 새롭게 배워야 하는 일들일 뿐이고요. 그래서 학부에서 전공으로 삼고 싶다면 KAIST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명한 이 분야 학교라 보여집니다. 일단 시설이나 자료도 빵빵하고 학습 커리큘럼 등이 탁월하다 생각됩니다. 그 외의 인지심리학 등을 배울 수 있는 심리학과 등이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네요. 전공으로 학부 졸업을 마친다면 외주업체 보다는 대기업의 "선행 연구소" 쪽으로의 취업도 용이하다고 생각되어 추천하고 싶습니다. 뭐 제가 알기로는 대부분 대기업의 UI, GUI 책임자들은 대부분 그래픽 전공자들로 알고 있는데 서서히 바뀌어 나가겠죠.

그 외 타 분야 전공자라면 관련 업체에 어떻게든 입사하여 경력을 쌓아나가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위에 그렇게 발전한 친구들도 몇명 있기도 하고요. 물론 개인적으로 따로 공부는 꾸준히 해 나가야겠지만요. 

어쨌건 국내 환경의 특이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래픽 전공자가 이쪽 분야 기획자 중에서 상당히 많은 편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만, 전문학과와 전문인들이 슬슬 등장하고 있다 보여지네요. 저도 밀려나지 않으려면 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텐데 걱정이네요....

2007/09/04

게@임 (g@me, 2003) - 이사카 사토시 : 별점 2점


잘나가던 광고인 사쿠마는 진행하던 큰 프로젝트가 새로 부임한 부사장 카츠라기에 의해 중단되어 업무 일선에서 밀려났다. 그 뒤 그는 우연히 카츠라기의 딸 쥬리가 가출하는 것을 목격했고, 쥬리는 사쿠마에게 자신이 첩의 자식이라 괴롭게 산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을 유괴하여 아버지에게서 몸값을 받아내자고 유도했다. 사쿠마는 개인적인 복수심이 맞물려 몸값을 요구했고 성공적으로 돈을 받아냈지만 의외의 상황에 직면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닥 좋아하는 작가가 아니기에 영화만 보게 되었습니다. 보고나니 제 취향이 역시나.. 였다는 생각만 드네요. 저의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비호감을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히가시노 게이고를 싫어하는 이유 중 제일 큰 이유인 "지나칠 정도의 로맨스적인 설정"이 이 작품에서도 과합니다. 두명의 사랑이 싹트는 장면 등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로맨스를 싹 빼 버리고 사건의 중심인물인 카츠라기-사쿠마의 대립을 보다 강화하고 치하루의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부각시키는 것이 더욱 좋았을 겁니다. 로맨스가 부각되는 것 때문에 사건의 중심인물이자 게임을 이끌어 나가는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카츠라기의 캐릭터가 너무 약해지고, 마지막 한방 역전의 쾌감이 부족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원작을 읽지는 않았고, 나카마 유키에라는 톱스타를 기용함으로 인해 발생한 영화적 과장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들을 고려해 본다면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이네요.

스토리를 떠나 영화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TV 미니 시리즈 수준의 촬영과 연출로 긴박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핵심적인 부분인 몸값 전달 부분의 무덤덤한 연출은 물론, 배우들의 연기도 그냥저냥이라 실망스러웠습니다. 사쿠마 역의 후지키 나오히토는 그런대로 적역이었지만 나카마 유키에가 연기한 치하루는 나카마 유키에의 다른 캐릭터가 자꾸 연상되어 그다지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제작사가 후지 TV(?)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 하네요. 그만큼 TV 영상물 같은 퀄리티와 문법을 보여줍니다.

추리적으로는 가짜 유괴에 거기에서 비롯된 몸값 전달 방법, 그리고 반전과 반전에 이은 주인공의 위기 탈출이 정교하지는 않지만 짜임새있게, 물 흐르듯이 전개되어 보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발했던 반전에 뒤이은 마지막 위기 탈출(?)은 그다지 잘 짜여지지 않았고 너무 허술해서 마지막 마무리가 영 부족해 보인건 아쉽습니다. 이야기의 결말 역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또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사쿠마가 e-mail을 통해 흥정을 하는데, IP추적에 대해 과연 몰랐던 것일까요?

내용만 놓고 본다면 영상물에 제법 잘 어울릴 소재였는데 극적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정교한 연출이 부족했던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같은 원작자의 "호숫가 살인사건"과 비교되더군요. 어쨌건 히가시노 게이고나 나카마 유키에의 팬이 아니라면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