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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5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동물들 - 제임스 헤리엇 / 김석희 : 별점 3점

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동물들 - 6점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도서출판 아시아

할아버지, 그러니까 저희 아버지가 손녀에게 선물해 준 책입니다. 딸아이가 재밌다고 해서 읽어보았는데, 전체 시리즈에서 가장 마지막 권에 해당하는 작품이더군요. 그래서 시리즈 초반부에 등장했었을, 해리엇이 대학을 졸업한 뒤 어떻게 시골 마을에서 수의사로 일하게 되었는지, 사는 곳은 어디인지, 룸메이트들은 누구이며 헬렌과 언제 만나서 어떻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언제 결혼했는지 등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읽는데 지장은 없었습니다. 짤막한 이야기 한 편으로 구성된 단편들로 엮여있기 때문입니다. 설정도 해리엇이 시골에서 일하는 수의사라는 것만 알아도 충분했고요.

이야기들도 해리엇이 젊은 시절 수의사 생활하면서 겪었던 경험담들인데, 이 중 수의사답게 동물 환자들이 앓고 있는 병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장면들이 추리물을 방불케 해서 기억에 많이 남네요. 증상과 동물들이 이전에 겪었던 일들, 혹은 바뀐 환경들을 토대로 병명을 알아내기 때문입니다. 칼버트 씨네 송아지가 납중독에 걸린걸 알아내는게 대표적이에요. 주인은 30년간 그런 적이 없었다고 부정하지만, 해리엇 선생은 송아지 우리에 덧댄 널조각에 부슬부슬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는걸 찾아내거든요.
또 나름대로의 반전이 인상적인 이야기들도 좋았습니다. 술을 마시면 애견을 방치했던 상황에 대한 죄책감이 폭발해 새벽마다 전화로 왕진을 요청하곤 했던 코브 씨 이야기처럼요. 요청으로 새벽 왕진을 수차례 갔지만, 애견 머틀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이게 반복되자 헤리언은 왕진 요청을 거부하기로 결심하지요. 그러나 왕진 요청을 거부한 날 머틀은 정말 죽을 뻔 했고, 자다가 머틀의 병이 뭔지 눈치챈 해리엇이 부리나케 달려가 머틀을 겨우 살리게 됩니다. 그런데 머틀이 그렇게 아파보이지 않았고, 해리엇이 주사 한 방에 바로 쾌활해졌기 때문에, 코브 씨는 상황을 전혀 모르고 지친 해리엇에게 "밤중에 자네를 성가시게 해서 정말 미안하네. 내가 바보였어. 오늘 밤 머틀이 아무 이상 없다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거야."라는 말을 남기거든요. 약간 오 헨리 느낌이 들지 않나요? 뭐, 코브씨도 머틀이 죽을 뻔 했다는건 모르는게 더 나았겠지만요.
이런 류의 목가적인, 시골 이야기에 흔히 등장하는 늙어서 필요없어진 암소를 팔았지만, 결국 다시 키우기로 결심하는 데이킨 씨 이야기나 눈 병으로 고생하는 양치기개 미키의 눈 수술을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의뢰하는 이야기 등 훈훈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 외에도 책의 판형, 디자인도 예쁘고, 수록된 삽화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요.

물론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던가, 220여페이지인데 12,000원이 넘는 가격은 조금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저야 선물받기는 했지만, 선뜻 구입하기는 약간 애매한 가격대라 생각되네요.

하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아주 좋은 책이라는건 분명합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초원의 집>>이 떠오르는, 착하고 성실하며 훈훈한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하니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시리즈 다른 권도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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