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집 - 요시다 세이지 지음, 김재훈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나 등장 메카닉 등 관련 설정을 모아 놓은 책, 이른바 '화보집'은 익히 많이 보아 왔습니다. 좋아하기도 하고요. 멋진 그림, 그리고 자세한 설정을 알아가는데서 큰 재미를 느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도 그림과 설정으로 승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기존 애니메이션 화집의 경우, 이야기가 아무리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어느정도는 내용을 파악하고 책을 보는게 보통이었습니다. 설령 관련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인터넷 검색 등으로 충분히 찾아볼 수도 있고요. 그러나 이 책은 유명 작품이 아니라 작가 요시다 세이지의 개인 창작물에 등장하는 설정만 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제대로 발표된 적이 없어서 찾아보기도 불가능하지요.
두 번째 차이점은 캐릭터, 메카닉이 아니라 '집', 또는 '거주 공간' 에 대한 설정만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집이 주인공인 화집은 정말이지 처음 봤네요.
그러나 결과물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요시다 세이지가 창작했던 (아마도?) 이야기 속 집들을 전경을 그린 세밀한 일러스트, 그리고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는 평면도 및 구조도와 함께 소개해 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림이 정말이지 완벽하게 취향을 저격하고 있거든요. 작가의 뎃생력, 따뜻하고 정감어린 컬러링 모두 완성도가 높아요.
집에 대한 설정들도 굉장히 상세합니다. 만약 설정대로의 집이 있다면, 정말 이렇게 지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각 방들의 구성과 꼭 필요한 요소들이 모두 정확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용을 타고 배달하는 우체국' 그림처럼 말이죠.
이러한 집 화보가 무려 33편이나 수록되어 있고, 그 외에도 부록도 풍성합니다. 컬럼으로 지붕, 화장실과 작가 아틀리에 소개가 실려있으며, '과묵한 정비사의 별장' 이야기 속 하루를 그린듯한 짤막한 만화, 그리고 어떻게 작품을 그렸는지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책의 완성도도 좋습니다.
다만 함께 소개되는 이야기 설정은 솔직히 그냥저냥이기는 합니다. 어디서 많이 본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워낙 그림과 구성이 마음에 들기에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 하여튼 화집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추천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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