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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9

Q.E.D iff 증명종료 (큐이디 이프) 08 - 카토 모토히로 : 별점 3점

[고화질] Q.E.D. iff 증명종료 (큐이디 이프) 08 - 6점
카토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

전통의 시리즈 Q.E.D의 2번째 시즌도 8권째. 언제나처럼 두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시리즈 다른 작품들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독특한 작품들로 읽을 가치는 충분합니다.
그래서 두 편 평균한 제 별점은 3점, 앞으로도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발표되면 좋겠네요.

이야기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변의 목격자>>
'나'는 연락선으로 본토를 오가는 섬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무토우. 여름 방학 때 본토에 있는 고등학교로 아침 훈련을 가는 순간, 해변가 인적없는 창고에서 살인 현장을 목격한다.
처음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사채업자인 기쿠치로 채무자인 낚시 배 가게 주인 가키모토 교우코가 유력한 용의자라는걸 알고 난 뒤
전학생 후지 린코의 소개로 토마와 가나에게 상담을 구한다. 가키모토 교우코는 섬 내 젊은 남학생들의 마돈나같은 존재였기 때문.

Q.E.D 시리즈 중에서도 역대급으로 독특한 작품. 작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토우의 1인칭으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모두 무토우가 바라보는 시점으로 그려지고 전개되고 있거든요. 무토우는 거울을 보는 장면 정도에서만 등장할 정도지요. 
이러한 1인칭 시점 덕분에 무토우의 목격 정보가 여러가지 조사를 거치면서 '누군가'로 덧칠되어 가는 전개도 빛을 발합니다. 기억이 조작되는 과정을 아래와 같이 당사자 기억에 덧칠하는 식으로 묘사했는데, 아주 잘 어울렸어요. 




섬 소년들의 마돈나인 교우코가 비참한 희생자에서 옛 연인에게 살인 누명을 씌워가며 현실을 탈출하려는 악녀로 변해가는 과정 역시 1인칭 전개보다 더 잘 그려낼 방법은 없었을 것 같네요.

트릭도 대단하지는 않지만, 앞서 여러가지 단서와 복선을 잘 활용하고 있으며, 아버지의 빚더미 때문에 궁지에 몰려 범행까지 저지른다는 동기도 설득력 높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이런 류의 범행에서 간과하기 쉬운, '범인역'으로 교우코의 옛 연인 구리바야시를 써먹는다는 점도 돋보였어요.

물론 교우코의 배가 수리 중이라 본토로 갈 수 없었다는 건, 수리하는 상황만 목격되었을 뿐이라 정말로 움직일 수 없었는지 증명되지 못했기 때문에 증거가 될 수 없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사체를 숨긴 곳이 집 안에서 자리보전하고 있던 그녀 아버지의 병상 속이었다는 것 역시 충분히 짐작 가능하고요.즉, 무토우의 조사 이후 구리바야시 범인설이 불거지기는 하지만 결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나 (무토우)의 왜곡되어 가는 목격 증언 말고는 누가 봐도 교우코가 범인인 상황인건 변함이 없어요.
1인칭 전개라는 독특한 방식을 트릭 등에 활용하지 못한 것도 조금은 아쉽네요. 잘만 이용한다면 서술 트릭의 또 다른 형태로 충분히 그려낼 수 있었을걸로 보이거든요.

그래도 이 정도면 추리와 재미 양 쪽에서 성과를 거둔, 좋은 에피소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흰 까마귀>>
신문부에 기사 소재를 제공하는 자리에서, 토마가 '흰 까마귀를 봤다'고 이야기한 뒤 가나와 토마는 다투게 된다.
대학생 가츠타는 학비와 생활비가 없어 괴로워 하던 와중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유산 상속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걸 알게 된다. 변호사 센다이가 주관하는 유산 분배 회의에 이와누마 가문의 상속자들이 모이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 한다.


특별한 범죄가 등장하지는 않는 작품. 1, 2부 구성인데 1부는 전형적인 일본의 콩가루 집안 이야기로 보이게끔 그려져 있습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이와누마의 애인도 유산 상속을 받는 4명 중 한명이며, 10억엔에 가까왔던 유산도 투자 실패 탓에 700만엔 밖에 남지 않았다는게 밝혀지기 때문이지요. 변호사와 애인이 만나는 걸 본 나머지 일족은 둘이 한 패로 유산을 빼돌린다고 생각하고요. 1부 마지막까지 변호사와 애인은 악당처럼 보입니다. 나머지 일족은 자신들의 돈을 찾기 위한 절박한 노력에 나서고요.
하지만 2부에서 일족들은 모두 무능한 기생충들이었고, 변호사와 애인이라는 여자가 우리 편(?)이었다는 놀라운 반전이 드러납니다. 이혼한 할아버지의 전처, 큰 딸, 그리고 가즈타 모두 자신들의 실수와 무능으로 재산을 탕진했다는게 설명되거든요. 이 과정에서 1부에 등장했던 여러가지 복선들도 잘 사용되고 있어서 만족도가 높아요.

그러나 결국 일족이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통장 확인만으로 남은 재산이 700만엔 밖에 안된다고 납득한다는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10억엔이나 되는 돈을 누가 은행 통장 하나에 그냥 넣어 둘까요? 일본 노인들에게는 보편적인 재산 관리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와누마 할아버지는 페루의 광산에까지 투자할 정도로 많은 투자를 한 인물인데 통장 하나로 이 모든걸 관리한다는건 말도 안되지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놀라운 반전으로 끌고나가는 전개 과정의 설득력은 높은데, 통장 만큼은 납득하기 어렵기에 감점합니다.

덧붙이자면, '흰 까마귀'는 딱히 이야기하고 별 상관이 없습니다. 이는 이와누마 할아버지가 죽기 직전에 토마와 나눈 말에서 따 온 것입니다. 일족이 재산이 700만엔 밖에 없다는걸 납득하게끔 증명해 달라는 할아버지의 부탁이 굉장히 어렵다는걸 빗댄 표현이지요. "흰 까마귀가 없다는걸 증명하는건, 다른 모든 까마귀가 희지 않다는걸 증명해야 한다"는 뜻이거든요. 가나가 흰 까마귀를 보고, 토마는 다른 세계가 아니라 나와 같은 세계에 있다! 고 생각하는 결말에서 써먹기는 하는데, 딱히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어요. 가나와 토마와의 관계가 한 걸음 더 나아간걸까? 싶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 권을 지켜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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