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포스팅꺼리가 없을 때 업로드하려고 모아놓은 오래된 책들 이야기 아홉번째.
<<은하영웅전설>>의 만화판 작가로 유명한 미치하라 카츠미의 SF 추리물입니다. 소설가 마키 유우의 글을 만화화한 작품이지요.
지금 읽기에는 조금 낡아 보이지만, SF와 추리 양쪽 모두에서 나쁘지 않은 구성을 보여주었던 작품입니다. 특히나 "특무사법관"으로 초법적인 활동을 펼치는 은빛 눈동자의 자웅동체(?) 합성인간 Joker 캐릭터가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범죄자를 처단할 때에는 그 어떤 연민도 보이지 않는 냉혹함과, 린 앞에서는 어린 소녀처럼 변하는 성격의 차이를 남성 - 여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변형과 함께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거든요. 이러한 차이에서 오는 잔재미도 잘 살아있고요. 다양한 특수능력 등의 설정도 잘 짜여져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그런데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조사하다가 몰랐던 사실 두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국내판은 전 7권인데 일본판은 전 8권으로 진작에 완결되었다는 겁니다. 8권이 7권 출간 후 무려 7년 후인 2004년에 출간되었는데, 국내 출간을 진행하던 세주 문화사가 이 때 폐업했기 때문에 완결되지 못한거지요. 어찌보면 세주 폐업의 피해작인데, 출판사를 옮겨 완결될만큼 인기를 얻지도 못하긴 했습니다. 저도 구하느라 고생 좀 했을 정도로 팔린 물량 자체가 적거든요. 국내에서 재출간될 가능성도 없으니, 일본어 e-book으로 8권만 구입해 봐야겠습니다.
두 번째는 애니메이션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이런 비인기 작품까지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다니 확실히 80~90년대 초반은 OVA 전성시대였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문제는, OVA는 원작의 장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블레이드 러너>>의 설정을 차용한 망작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80년대 테이스트가 과하고, 완성도도 낮아서 도저히 추천할만한 작품은 아니에요. 남, 녀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주인공 린을 농락하는 Joker의 매력 정도만이 눈에 뜨일 뿐이지요. 하지만 만화책은 절판된지 오래된 탓에 특수사법관 Joker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이 애니메이션밖에는 없는게 현실입니다. 특수사법관 Joker가 궁금하시다면, 한 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유튜브 업로드 동영상은 저작권 문제로 언제 내려갈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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