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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6

흔적 없이 사라지는 법 - 프랭크 에이헌 / 최세희 : 별점 2점

흔적 없이 사라지는 법 - 4점
프랭크 에이헌 지음, 최세희 옮김/씨네21북스

오랫동안 스킵 트레이서, 즉 의뢰인이 요청한 누군가의 그 어떤 정보도 찾아서 제공하는 업무를 수행했던 사람이 쓴 흔적 없이 사라지는 방법에 대한 책.

하지만 책은 기대에 전혀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일단 저자의 직업부터가 사기꾼 같아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잘 모르겠을 뿐더러 FBI 운운하면서 잠적을 원하는 사람의 어설픈 행동을 우연히 본 게 계기였다는 책을 낸 동기 등 전체적으로 허세가 가득해 보여 별로 와 닿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반 이상의 분량이 미국에서의 삶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게 큰 문제입니다. 대표적인게 여러차례 언급되는 선불카드와 선불폰 사용인데 이건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하기 쉽지 않잖아요? 여러개의 사서함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우편물을 받는 거창한 방법에 대한 소개 역시 마찬가지로 이렇게 해서 우편물을 직접 받을 이유가 우리나라에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더군요. 
즉 이 책에 수록된 흔적없이 사라지는 방법 중 우리나라에서 사용 가능한 방법만 추린다면, 모든 소셜 네트워크를 탈퇴하고 계정을 삭제하라, 온라인에 올려 놓은 개인에 대한 정보도 모두 삭제하라, 새 컴퓨터를 사고 인터넷은 공공망에서만 이용하라 정도입니다. 솔직히 이 뿐이라면 너무 단순해서 책을 살 필요도 없겠죠...

인터넷 시대를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내용들도 문제로 대표적인게 스킵트레이스가 소셜엔지니어링을 통해 잠입을 원하는 사람의 예전 주소를 손에 넣은 후, 근처 서점에 전화를 걸어서 거기서 어떤 책을 샀는지를 보고 도피하려는 나라에 대한 정보를 얻어낸다는 내용입니다.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는 현재 트렌드를 무시한 것은 물론이고, 책 구입 목적이 도피하려는 지역에 대한 정보라면 인터넷 검색을 하는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이런걸 대단한 사례인 것 처럼 내세운다는 점에서 영 신뢰가 가지 않더라고요. 이 책 보다는 찬호께이의 <<망내인>> 쪽이 소설이기는 하지만 현재 시점의 개인 정보 획득 측면에서는 더 설득력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잠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실효성 있는 정보가 없는건 아닙니다. 실제 저자가 경험했던 다양한 정보 획득 사례와 경험에서 비롯된 각종 팁들도 인상적으로 그 중에서도 특히 채무 관련 팁은 눈여겨 볼 만 했어요. 가는 곳이 어디 건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갚아야 하며, 이유는 잠적은 채무를 없애주지 못하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라는데 '빚투' 라는 말로 최근 불거진 요새 분위기에 정말로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더군요.

하지만 장점보다는 국내에서는 써먹기 어려운 과장된 이야기가 대부분이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별점은 2점. 잠적에 관한 컨텐츠를 기획하는 분이라면 실제 사례 참고 차 한번 쯤 읽어볼만 하지만 그 외에는 딱히 권해드리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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