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조각들 - 마리옹 파욜 지음, 이세진 옮김/북스토리 |
그림이 좋아서 읽게 되었는데 묘사나 풍자, 담고있는 사상들 모두 은근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즘 작품같지가 않더군요.예를 들면 <<고독>>이라는 작품이 그러합니다.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앞에 두고 한참 식사를 하다가 그 남자를 말아버립니다. 그 남자는 그림이었던거죠. 그리고 여자는 홀로 고독에 잠긴다는 내용입니다. 반전이 아주 놀랍지도 않고, 드라마도 별건 없습니다. 풍자로서도 평범하고요. 그래도 그림으로 이러한 이야기를 아주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이 여자가 다시 등장해서 그림 고양이를 꺼내어 잠깐의 평화를 얻는다는 후일담도 과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이었고요.
그 외에도 남자는 초, 여자는 남자에게 불을 당긴다. 남자는 여자때문에 녹아버리고, 여자는 그 속으로 풍덩 뛰어든다는 그럴듯한 이야기인 <<불을 당기는 여자>> 라던가, 여자들에게 사랑받지만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남자를 여자들이 부숴버리고 조각들을 나눠 갖는다는 <<미남자>> 등이 기억에 남네요.
그러나 굉장히 평범하거나 지나치게 소박한 이야기의 비중이 더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식육 식물>>이 대표적이에요. 아이를 키우다가 너무나 커져버린 아이에게 부모가 죽거나 잡아 먹힌다는 이야기인데 풍자로서는 지극히 평범하고 내용도 별로 인상적이지 못했어요. 그 외 프랑스 감수성 탓인지 이해 못할 작품도 많았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이야기 보다는 빼어난 그림을 보는 맛이 더 좋았습니다. 그림책으로서는 괜찮은 미덕이지만 두 번 보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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