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빵이 좋아! - 야마모토 아리 지음, 박정임 옮김/이봄 |
조리사 면허를 취득한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야마모토 아리의 빵에 대한 에세이 만화... 인 줄 알고 읽게 되었는데, 생각과는 전혀 다르네요. 130여 종의 일본 빵집의 빵을 한 개 당 1~2페이지 분량으로 빵 그림, 재료와 맛에 대한 설명, 잘 어울리는 술이나 음료를 소개하는게 전부거든요.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에요.
1. 빵 소개 : 눈이 번쩍하는 매운맛, 캐슈너트와 블랙 페퍼.
2. 특징 소개 : 블랙 페퍼의 매운 맛이 찌릿찌릿! 수제 효모 베이스의 산미도 서서히 올라와! 이 맛 엄청 자극적!
3. 부가 정보 : 이건 틀림없이 육류와 어울리는 맛이야. 비엔나 소시지와 정말 잘 맞아! 화이트와인이랑 드세요.
이외에 중간중간 아주 약간의 개그나 아이디어가 들어간 정도입니다. 만화라고 부르려면 최소한의 이야기는 필요한데 이래서야 빵 소개 책자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딱히 작화가 빼어난 것도 아니고요.
빵집 순례를 위해서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주로 도쿄에 있는 빵집들이 소개되지만 빵집 이름 뿐, 상세 주소나 지도가 소개되지 않는 탓입니다. 최소한 레시피라도 실렸더라면 좀 나았을 텐데, 빵의 특성상 집에서 만드는 것은 거의 무리이니 이 역시 기대할 게 못됩니다. 약간의 어레인지 정도(오븐 토스트에서 구워 먹는 게 좋다던가)만 실려 있는 수준이에요.
편의점에서 파는 빵인(세븐 일레븐) '버터 스카치', '휩크림 듬뿍 데니시' 소개 정도는 괜찮았는데 차라리 이런 소재로 끌고 가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빵이 아니라 '편의점이 좋아' 식으로 말이죠.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편의점 여왕 다인님이 한번 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여튼, 빵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기대가 컸는데 아쉽습니다. 차라리 우리나라에서도 구할 수 있는 빵 소개였다면 점수가 조금은 높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말이지 건질 게 없어요. 일본 맛집 소개 블로그를 보는 게 더 낫겠습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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