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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0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 조앤 플루크 / 박영인 : 별점 1.5점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 2점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해문출판사

미네소타주 레이크 에덴에서 "쿠키단지"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노처녀 한나 스웬슨은 가게에 우유 배달을 하는 청년 론 라샬르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는 배달 트럭 안에서 총에 맞아 죽어 있었다.
사건을 담당하게 된 한나의 제부 빌은 그녀에게 비공식적으로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하고 한나는 개인적으로 수사를 벌이면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게 되는데...


한나 스웬슨 시리즈 1작. 코지 미스터리의 대명사인 작품으로 장기 시리즈로 이어진 인기작이기도 합니다.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요리들에 깊은 관심이 있기에 읽게 되었습니다.

조금 찾아봤는데, 영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코지 미스터리는 섹스와 폭력의 비중이 낮고 유머러스한, 좀 작고 친밀한 커뮤니티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는 작품이라네요. 이 작품이야 말로 이러한 정의에 100% 부합하는 작품입니다. 두 건의 살인사건이 벌어지지만 시체만 발견될 뿐 그 외의 폭력적인 묘사는 전무하고, 섹스 관련된 이야기는 언급조차 되지 않습니다. 주인공 한나와 주변 인물들의 묘사도 유쾌하고요. 아울러 소설의 무대가 되는 레이크 에덴은 경찰도 몇 명 없고 주민들 모두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작은 마을입니다. 그야말로 코지 미스터리 그 자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에요.

하지만 재미가 있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스터리"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추리적으로 별볼일 없거든요. 무엇보다도 경찰이 너무나 하는게 없다는게 문제에요. 론 라샬르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 시점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조차 하지 않는게 말이나 되나요. 어차피 관계자도 몇 명 없는데 말이죠. 이 시점에서 론의 상사 맥스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졌더라면 그의 시체도 바로 발견됐을테고, 론의 죽음은 곁다리였을 뿐 범인의 핵심 목표는 맥스였다는 것도 쉽게 드러났을거에요.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기를 찾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을 되새겨 본다면, 맥스를 죽인 동기는 빚 문제였으리라는 것이 명확하니 채권자들만 훝어도 사건은 해결할 수 있었겠죠. 시대를 짐작하기 어렵긴 하나 최소 90년대 이후로 본다면 맥스가 단지 서류 한장으로 대출을 처리했으리라는 발상도 안이합니다.
또 한나가 사건 담당 경찰 빌의 처제이기는 하지만 사건에 뛰어들어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는 것도 이해 불가로 이 사건은 이래저래 경찰의 직무 유기로 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한마디로 별거 아닌 단순한 사건을 어렵고 복잡하게 만드려고 기를 쓴 작품입니다. 억지스럽게 동기를 가져다 붙이려 한 보이드 건이 대표적인데 문제는 억지스럽고 작위적으로만 보였다는 거죠. 진범이 벤톤이 아니라 주디스라는 것은 의외성이 있기는 하나 그 외에는 딱히 건질게 없습니다.

물론 인기 시리즈다운 부분도 있긴 해요. 한나와 주변 인물들, 한나의 어머니나 동생 안드레아, 빌, 조수 리사 등의 심리 묘사만큼은 유쾌하고 재미있거든요. 여성 작가인 덕분인지 확실히 디테일은 뛰어나더라고요. 다양한 쿠키들에 대한 레시피도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미스터리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입문자 분들이 가볍게 읽기에 적당한 분위기와 내용이라는 것은 분명하달까요.

허나 이런건 미스터리와 관계가 멀죠. 추리적인 요소가 들어간 로맨스 소설에 가깝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이 시리즈를 더 읽을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참고로 제목과는 다르게 초콜릿칩 쿠키 역시 살인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감점 요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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