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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7

그것이 알고 싶다 - SBS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 : 별점 2점

그것이 알고 싶다 - 4점
SBS그것이알고싶다 제작진/엘릭시르

저는 TV를 그다지 많이 보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본방 사수를 하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 알고 싶다> 입니다. 이유는 추리 애호가인 탓이 크다 생각합니다. 1,000회를 넘기는 동안 다양한 종류의 에피소드들이 방송되었지만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미제 사건을 다룬 것들이 많네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 레전드" 등의 글들은 스크랩 해 놓고 가끔 찾아 볼 정도로요. 때문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찾아 읽어버린 것은 저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앞서 말씀드린 인터넷 상의 "그것이 알고 싶다 레전드"와 같은 컨텐츠를 기대했었습니다. 방송된 에피소드 중 가려뽑은 충격적인 에피소드들에 대해 소개하는 식으로요. 당연히 책이니만큼 추가 취재를 하여 방송 이후의 후일담, 현재 상황에 대해서도 알려준다면 더욱 좋았을테고요.
하지만 책은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방송" 소개에 더 가깝습니다. 총 7장의 큰 카테고리로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소개하고는 있지만 실제 방송된 내용을 요약한 것에 불과하며, 오히려 해당 방송이 불러온 파급 효과 등에 대해 관련자들이 방송을 어떻게 만들었고 방송이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왔는지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이 더 많거든요. 심도깊게 사건에 대해 다시금 되짚어보는 글들도 많지만 제가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요약된 내용도 방송이라는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대부분 글로만 정리되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이래서야 인터넷 상을 떠도는 글들보다 나을 게 없죠. 일전 읽었던 논픽션 <완전범죄>와 별반 다르지도 않고요.

게다가 뒷 부분은 정말로 무가치합니다. "빅데이터로 보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름만 거창할 뿐 왜 실려있는지 알기 어려웠어요.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지배하는 키워드가 무엇이며 어떤 단계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나름의 분석으로 설명하는데 방송 제작에 관심이 있는 PD라면 모를까, 일반인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은 전혀 아니었거든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온라인 화제 10, 시청률 10, 팬들이 뽑은 레전드 10 목록만 그나마 볼만했지만 빅데이터와는 관계가 없는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들인 등 실제 내용도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고요.
마지막 200페이지 분량의 1,000회 방송 목록 요약도 소용없기는 마찬가지, '아 이런 것도 방송했구나' 정도의 의미 밖에는 없어요. 목록에서 관심가는 주제가 있다 하더라도 다시 볼 수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관심 주제에 대한 검색 키워드를 제공한다는 의미 정도는 있겠습니다만...

물론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처럼 다시금 묵직한 울림을 주는 내용도 없지는 않습니다. 이에 관련하여 쓰신 인권 운동가 고상만씨의 글이 참으로 명문이더군요. 이렇게 역사적,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저 개인적으로는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의 무관심을 환기시켜 주는 좋은 계기가 된 것은 분명했습니다.
저의 관심 분야인 미제 사건, 흉악한 범죄에 대해서 정리된 '제 7장 범죄의 재구성'은 여러모로 아주 인상적이었고요.

그래도 600페이지 가까운 책에서 280여페이지 ("빅데이터..."와 방송 목록)가 저에게는 무가치했으며 그 외의 내용들도 기대와는 많이 달랐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군요.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도 감점 요소고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1,000회 동안 보여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노고에는 경의를 표하고 이런 저런 긍정적 파급 효과에는 박수를 보냅니다만 노고를 치하하는 책까지 찾아 읽어야 할 지는 의문이네요. 방송의 대단한 팬이 아니시라면 그냥 방송만 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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