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도 : 연옥의 교실 - 모로즈미 다케히코 지음, 김소영 옮김/폴라북스(현대문학) |
명문사립 세오중학교 교실에서 벌어진 충격적이고 참혹한 살인사건. 가해자는 자살한 학생 리나의 아버지 히가키. 피해자는 학급 안에서 가장 이해심 많았던 학생 후지무라 아야. 그러나 만취상태였던 히가키는 사건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경찰은 모형 세트를 만들어 사건 현장을 재구성해 보려 하는데...
중학교 교실 안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 '이게 진상이 아닐까' 싶었던 이야기가 이어지는 증언과 증거들로 인해 뒤집히고 변경되고 바뀌는 과정을 거쳐 의외의 진상이 드러난다는 내용입니다. 카구라님의 리뷰를 통해 정보를 접한 뒤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되었네요.
일단 카구라님의 리뷰대로 중후반부까지 긴장감넘치는 재미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에서부터 시작해서 히가키 리나의 자살과 이 사건이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히가키 리나를 누가 괴롭혔는지, "세오 지배"의 실체는 무엇인지.. 등으로 계속 이어지는 중반부까지는 상당히 흡입력있더군요. 푸른 사슴 이론도 섬찟한 맛은 일품이었고요.
그러나... 결말이 영 아니었습니다. 반전에 너무 목을 맨 탓일까요? 줄기차게 주장되어온 "세오 지배"에 따른 결과라는게 차라리 더 나아 보일 정도로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또 작가 스스로 벌여놓은 떡밥을 회수하지 못한 것도 많고 (대체 후지무라 아야의 능력이 무엇이며 그 능력으로 반을 어떻게 조종하려 했는지, 전학생이 뭐라고 불렸는지 등) 초국가적인 정보 수집기관의 등장 및 사건과는 관계가 없는 인물이 흑막이라는 것도 큰 단점이라 생각됩니다. 뜬금없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죠....
그 외에도 아무리 봐도 악역에 가까운, 탐욕스러운 미디어업계 종사자 고다와 썩어빠진 재벌가문의 하수인 이자와라는 주인공 캐릭터들도 문제라 생각되고 복잡한 배치도의 반복은 노력은 가상하나 별다른 장치로 기능하지도 않는 것도 감점요소입니다. 별것도 아닌데 괜히 읽는데 시간만 낭비하게 되네요.
차라리 라가도니 뭐니하는 잡다한 설정을 싹 빼고 무리한 장편으로 만들기 보다는 중단편 정도로 썼더라면, 그리고 결말은 리나의 자살원인과 후지무라 아야의 정체, 시마즈 선생의 개인적 원한이 밝혀지는 정도로 끝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이런 작품에 쓰는 말이겠죠. 별점은 1.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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