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우연히 초등학교 5학년이 썼다는 추리소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폐쇄공포증"입니다.
솔직히 완성도를 논하기는 힘듭니다. 그래도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폐쇄공포증, 신종 마약 엑스터시 등의 소재를 엮어 하나의 글로 만들어 냈다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고 장해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부디 초심과 열정을 잃지 말고 한국 추리문학계에 우뚝 서기를 바랍니다. 요즘 좋은 국내 추리문학이 많이 발표되는 와중에, 초등학생마저 창작에 뛰어들다니 위기의식도 샘솟네요. 저도 어떻게든 짬을 내서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렇게 창작이 많아지면 발표할 공간도 늘어나면 좋지 않을까요? 회사 화장실에 거치되어 있는 잡지 "좋은 생각"을 우연히 뒤적이다가, 이 잡지가 간행된 지 20년이 되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권당 2천 원에, 주로 독자 투고 원고에 의지하는 120여 페이지짜리 잡지가 무려 이십 년을 버티다니요! 그렇다면 화장실에서 읽는 책을 목표로, 추리 작가들의 10~20페이지짜리 단편과 약간의 특집 기사로 이루어진 120여 페이지짜리 잡지를 2천 원에 판매하면 어떨까요?
고료는 무조건 페이지당 4만 원 정도로 하고, 추가 이익금을 독자 투표에 의한 인기 순위에 따라 나누는 방식으로 재미와 경쟁을 함께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하면 대충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부족한 창작 원고는 저작권이 만료된 외국 작가의 작품 번역으로 충당하고, 독자 투고도 활발하게 전개하면 어떨까요?
하지만 요즘은 화장실에서도 모두 스마트폰을 보는 시대라, 책이나 잡지가 자리 잡기 힘들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아마 이런 추리 잡지도 보나 마나 성공하기 어렵겠죠... 그래도 혹시 이러한 잡지를 기획하시는 분이 계시면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저의 바람이기도 한 한국판 EQMM 출간이나 편집은 어렵더라도, 상기 고료로 작가로서 참여할 생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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