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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3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 모리 히로시 / 안소현 : 별점 2점

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 4점
모리 히로시 지음, 안소현 옮김/노블마인

지금은 실종 상태인 동료에게서 소개받은 기묘한 식당에 찾아가, 코스의 하나인 "낯선 여인과의 식사"를 즐긴다는 이야기. 설정만 보면 풍속업계를 다룬 것 같지만, 전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녀들과는 단지 식사만 할 뿐이며, 이름을 비롯한 개인적인 정보 교환은 없고, 두 번 다시 얼굴도 보지 않는다는 설정이거든요.

읽고 난 첫 느낌은 기묘하고 이색적이라는 겁니다. 색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 단편마다 등장하는 여성이 굉장히 절도 있는 동작으로 식사를 한다는 디테일이나, 간혹 등장하는 기발한 이야기들도 괜찮았습니다. 예를 들면, 고지라 테마파크 이야기 같은 것들이요.

또한, 묘사보다는 트릭으로 승부하는 느낌이 강했던 작가의 전작들과 달리, 깊이 있는 심리 묘사가 중심이라는 점도 특이했고, 비교적 탄탄한 캐릭터 설정을 바탕으로 주인공이 확고한 신념을 지닌 채 낯선 여인과 보내는 낯선 시간 동안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이런 독특한 느낌은 초반 두세 개 에피소드뿐, 뒤로 갈수록 ‘모르는 여자와 밥을 먹는다’는 천편일률적인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지루해졌습니다. 솔직히 재미가 없어요. 작가의 색다른 모습이라 느낀 묘사들 역시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고,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점도 감점 요소입니다. 묘사의 양도 지나친데, 아무래도 욕심이 과했던 듯 싶습니다.그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알쏭달쏭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랐고, 재미도 없었던 탓입니다. 차라리 더 기묘했거나, 더 일상적이었거나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어중간한 느낌이에요. 작가의 팬이라면 독특함을 즐길 만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딱히 읽어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나저나, 이 작품의 장르는 대체 무엇일까요? 동료의 실종과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화자가 고야마 선생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약간의 반전이 있기는 하나, 이 정도로는 추리물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건도 없고, 단지 화자가 밥을 먹은 감상이 전부니까요. 그렇다면 기이한 일상 드라마? 하지만 심리 묘사가 어렵게 쓰여 있고, 내용 전개에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일상계’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긴 합니다. 그렇다면 현대 배경 우화? 알 수 없는 말들을 통해 자아 성찰을 하는 과정이 그려지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개인적인 심리 묘사가 주를 이루어 우화라고 부르기에도 어울리지 않네요. 혹시 정확한 답을 주실 분 안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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