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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해적판 스캔들 - 야마다 쇼지 / 송태욱 : 별점 2.5점

 

해적판 스캔들 - 6점
야마다 쇼지 지음, 송태욱 옮김/사계절출판사


이 책은 어떻게 저작권이라는 것이 생겨났고 어떻게 그것의 복제와 판매가 허락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역사적인 하나의 사건을 통해 설명해주는 문화사 - 미시사 책입니다. 그 사건은 18세기 영국에서 벌어진 대형 서점주와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출신의 '해적판' 출판업자 도널드슨과의 법정 소송대결이죠. 깊이있는 다양한 정보를 소개해 주시는 네이버 블로거 "반거들충이 한무릎공부" 님의 소개글을 읽고 구해보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작권'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역사적으로 훝어가며 상세한 설명을 하는 것에 더하여 탐욕스러운 서점주에 대항하기 위한 도널드슨의 치밀한 작전 - 영국의 대법관은 영구 카피라이트를 인정함. 그래서 도널드슨은 일부러 손해배상에 대한 소송을 일으키고 재판을 스코틀랜드로 옮겨 진행한 뒤 (도널드슨은 스코틀랜드 시민이니까) 승소한 결과를 상원으로 가져가 대법관부의 오심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 - 과 이후 벌어지는 법정에서의 공방은 잘 짜여진 법정 추리물을 연상케하는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자료적인 가치는 가히 독보적이겠죠. 이쪽 (저작권의 역사) 분야를 다룬 다른 책 자체가 거의 없으니까요. 영국에서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기는 하나 실제로도 저작권의 초기 역사는 이 책에 등장한 '앤 여왕법'과 이후에 벌어진 재판이 전부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주장 - 저작권은 분명 필요한 것이나 특정 개인에게 영구히 소유되는 권리라면 지금보다 대중이 책을 접하는 것은 아주 어려워질테고 수정이나 개정을 통한 발전도 늦어질 것이다. 문화는 누구 한사람의 소유물이 아니다 - 도 논지가 확실해서 마음에 듭니다. 여러모로 되새겨 볼만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단점도 제법 많이 있는 편이에요. 일단 너무 배경설명이 많다는 것입니다. 장점일 수도 있지만 정도가 지나쳐요. 스코틀랜드의 역사나 등장한 모든 인물의 후일담까지 설명해줄 필요는 그닥 없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예를 들자면 당시 스코틀랜드 문예를 상징한다는 앨런 램지에 대한 설명같은 것은 딱히 필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저자의 저작권에 대한 관습법상의 해석이 가장 중요한 이슈인데 이해가 조금 어려웠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상세한 설명이 뒷받침되어 있기는 하나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수준이 아니었거든요. 저자의 권리와 서점의 권리 (출판권) 을 좀 더 자세하게 분리하여 설명하는게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인 작가가 쓴 책을 번역한 탓에 일본의 저작권법을 예로 든다던가 일본 자료를 인용한다던가 하는 부분이 있는데 최소한 국내 저작권법 정도는 조사해서 실어주는게 맞지 않았을까요?

결론적으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전반적으로 무난하나 누구에게나 권할 책이 아니기도한데 저작권법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지금의 상황과는 많은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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