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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1

해황기 1~45 : 카와하라 마사토시 - 별점 3점

해황기 45 - 6점
카와하라 마사토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몇 년 전부터 보아오던 작품이 드디어 완결되었습니다.

초반에는 중세 분위기의 이(異)세계에서 과학문명을 이용한 '숲지기'라는 존재와 그 이면의 흑막에 대해 그려가는 것 같더니, 어느새 장대한 대하 서사 군웅극으로 탈바꿈합니다. 이 중 흔해빠진 이세계 판타지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한 초반부의 전개는 별로였습니다. 그러나 '월한'의 카자르 세이 론과 손을 잡고 그를 도와 세계를 정복하는 중후반부부터는 엄청난 재미를 선사합니다. 재미의 가장 큰 요인은 '범선'을 이용한 전략을 설득력 있게 그려가는 데 기인하고요. 이만큼 '범선'이라는 소재를 잘 활용한 만화가 또 있을까요? 상선학교 출신이라는 작가의 배경 덕분으로 생각되는데, 정말로 납득할 만한 멋진 전략들이 가득 펼쳐집니다. 그야말로 해양 액션 - 전투물로는 최고 수준입니다.

또한, 약간 안티-히어로적인 면모를 지닌 주인공 판 감마 비젠의 매력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못하는 게 하나도 없는 엄친아 먼치킨이기는 하지만, 말투와 행동을 장난스럽게 그려 밉지 않은 캐릭터로 완성한 것 같습니다. 그 외의 다양한 인물들 역시 전형적이기는 하지만, 작가가 의도적으로 하나씩 어설픈 요소들을 집어넣은 것 같아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결말이 약간 시시하기는 하지만, 모든 등장인물의 후일담을 꼼꼼히 알려주고 반전이라면 반전인 의외의 설정을 집어넣었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팬들을 사로잡는 요소는 충분했다 생각되네요.

물론 묘사가 그다지 정교하지 않고 시원한 배경이 대부분이라 작화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는 약점과 함께, 범선 전략 이외의 지상에서의 전략과 전투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점, 그리고 뒤로 갈수록 너무 전형적인 이야기로 흘러간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 창작 서사물로는 보기 드문 흡입력을 갖춘 작품임에는 분명하기에, 대하 서사 군웅극을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아울러, 길이도 적당하고 끝내야 할 때 끝내는 미덕을 갖춘 만화가 최근에는 드문데, 이 작품이 신호탄이 되어 적절하게 매듭짓는 작품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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