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4/08/22

탐정 레이디 X 시리즈 - 레이디 X 거울속의 나 - Aki morino : 별점 2.5점

레이디 X 거울속의 나 - 6점
모리노 아키 지음/대원씨아이(만화)

잊혀진 추리만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순정 전문 레이블 이슈 코믹스에서 발간된 "레이디 X - 거울속의 나" 입니다. 저자는 그림-모리노 아키, 원작 - 칸바야시 도시히코 입니다.

칸바야시라는 원작자는 대학생 추리작가로 "칸바야시 & 키리카"라는 시리즈가 유명한 듯 하군요. 이 작품 역시 모리노 아키에 의해 만화화 되어 있습니다. 무려 19권이나 나온 상당한 인기작인 모양인데 이상하게 국내에는 이 "Lady X"만 출간되어 있네요.
이 작품은 레이디 X - 네가미 에리라는 사립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2가지의 단편을 하나로 엮은 옴니버스 단편집 형태를 띈 작품집입니다. 네가미 에리는 Negami Eli라는 이름자체가 에나그램, 이름바꾸기에 의해 Enigma Lie (수수께끼, 거짓말)이라고 해석되는, 과거가 알려지지 않은 존재로 백장미 문신을 한 미모의 여탐정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밀레이디냐!) 나름의 배경이나 복선이 있는 것 같은데 다른 작품은 읽어보지 못해서 일단 패스....

첫번째 작품이자 표제작인 "거울속의 나"는 가부키계를 무대로 가부키계의 명문 아카시 가문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을 담고 있습니다. 가장 야에몽의 첩의 아들 츠키야와 야예몽의 아내 치에코가 차례로 살해되고 이것을 네가미 에리가 해결하는 이야기로 일본 전통 가부키 춤인 "쿄가노코 무스메도죠지" 자체를 트릭으로 이용하고 고풍스러운 전통 가옥의 모기향과 밤에 빛나는 수수께끼의 백사(白蛇)의 존재가 중요 트릭으로 작용하는 등 일본적인 문화와 설정을 전체적인 수수께끼에 포함시켜 진행시키는 것이 꼭 "혼징 살인사건" 같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범인의 정체가 좀 비현실적이고 작위적이라 아쉬움이 남네요. 트릭은 고민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는 좀 아귀가 안 맞는다랄까요?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두번째 작품 "A의 장렬"은 첫번째 작품과 비슷하게 일본 전통 문화의 하나인 코토 (거문고 비스무레한 현악기)의 명문 오쿠타류 자이젠 파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이젠 가의 종가(당주) 레이지의 의뢰로 17년전에 벌어진 선대 종가 이이즈카 아키코의 의문의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의뢰를 받은 네가미 에리는 오히려 레이지의 자살과 레이지의 형제인 유키히토, 야스토모 씨의 연쇄 살인 사건에 직면하고 이 사건을 명쾌하게 밝혀내게 됩니다.

이 작품 역시 자이젠가에 전해내려오는 코토 아카츠키의 전설 (코토를 빼앗은 자가 연주하면 죽음을 당하게 된다...) 과 코토 연주 방식 등을 트릭에 잘 조화시켜 구성한 작품으로 저는 오히려 첫 작품 "거울속의 나" 보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야기의 완성도랄까... 하여간 범인이나 사건의 동기 등이 전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름의 복선이나 반전도 깔려 있어서 괜찮았거든요.

모리노 아키의 전형적인 순정만화 스타일의 그림은 왠지 추리 만화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의외로 사건의 디테일이나 구성면에서 괜찮은 수준을 보여주며 칸바야시씨의 원작 역시 일본문화를 주요 소재로 다루어 독특한 분위기를 전해주면서 작품을 상당히 괜찮은 수작으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좌 : 주요 트릭 중 하나인 카부키 "쿄가노코 무스메 도죠지 / 우 : 코토 연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조금은 아동 취향인 김전일이나 코난같은 시리즈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색다른 작품입니다. 만화 자체의 문법이 다르다고나 할까요? 또 일본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만큼 친숙하지 않으므로, 소설보다는 그림으로 설명이 어느정도 되는 만화가 훨씬 적합하다고 보여지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꼭 시리즈로 나올 것 처럼 출간된지 어언 4년째네요. 다음 시리즈가 나오리라 기대는 하지 않지만 앞서 이야기한 "칸바야시 & 키리카" 시리즈나 좀 나와 주었으면 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