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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8

14시즌 베어스는 끝났습니다.

14년 베어스 전망 및 바램

작년 말 이런 글을 남겼었는데, 올 시즌은 역시 예상대로, 아니 예상보다도 더 좋지 않게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에 예상했던 14년 두산 베어스 대비 현재 엔트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작년 예상이 파란색, 현재가 빨간색입니다.

  • 투수진 (12)
    • 선발 : 니퍼트, 외국인 - 볼스테드 (Out) - 마야 (In), 노경은, 유희관, 이용찬 - 정대현
    • 중간 : 오현택, 홍상삼 (Out), 윤명준, 이현승, 함덕주, 정재훈, 변진수
    • 마무리 : 윤명준 - 이용찬
    • 예비군 : 이재우 (Out)
  • 야수 (14)
    • 포수 : 양의지, 최재훈
    • 내야수 : 오재일 (Out) - 칸투 (1), 오재원 (2), 김재호 (유), 이원석 (Out), 허경민, 최주환
    • 외야수 : 김현수, 민병헌, 정수빈, 장기영 (Out), 박건우
    • 지명 : 홍성흔
    • + 경기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 고영민, 김진형

이렇게 1군 엔트리를 꾸리고 있습니다. 몇몇 새로운 이름이 보이지만, 부상으로 빠진 선수를 제외하면 예상과 큰 차이는 없군요. 그래서 작년에도 올해 베어스의 목표는 ‘우승’이 아닌 ‘버티기’라고 봤었습니다. 아무래도 젊고 저렴한 팀을 지향하고 있었으니까요. 2차 드래프트에서도 노장들이 대거 팀을 옮기게 되었고요.

그러나 작년 대비 투수진만큼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누가 뭐래도 분명한 전력인 이현승, 이용찬, 정재훈 선수가 정상적인 몸 상태로 복귀했고, 크리스 볼스테드 선수도 비록 짐을 싸긴 했지만 작년의 두 번째 외국인 투수보다는 확실히 좋은 선수였으니까요. 떠난 투수 중 실제 전력에 도움이 되었을 만한 선수는 김상현 뿐입니다. 때문에 기존 전력을 유지한 타선에 강해진 투수력으로 충분히 승부를 걸 만한 시즌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제의 패배로 6위. 4위가 가시권이라고는 해도, 현재 두산의 모습으로는 4위보다 7위나 8위가 더 가까운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당장은 코칭스태프의 잘못이 크겠죠. 지난 겨울 훈련이 어땠는지는 몰라도, 2년간 국내 최고의 우완 중 한 명이었던 노경은 선수가 거의 이닝당 1점씩 실점하는 방어율을 기록하며 몰락한 것, 출석체크 하듯 등판하며 구위 저하 및 자신감 상실을 보인 오현택, 윤명준, 이현승 선수의 부진이 과연 김진욱 감독-정명원 코치 체제에서도 벌어졌을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여기에 유희관 선수가 시즌 중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아무런 대처가 없던 점, 시즌 중엔 쓸 만했던 홍상삼 선수는 물론 1차 지명 신인, 군 제대 중고 신인, 재활 중인 선수들 중 그 누구도 투수진에 보탬이 되지 않은 것 역시 코칭스태프 책임입니다. 그나마 함덕주 선수만 반갑네요.

김진욱 감독이 욕을 많이 먹긴 했지만, 두산 투수진을 재건한 데에는 분명히 공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유산을, 그것도 이자까지 쳐서 받았는데 한 시즌도 못 가 무너뜨리다니 정말 어이없습니다.

이러한 투수진 붕괴에 더해 타선도 문제가 많습니다. 지표상으로는 포지션별로 리그 중간 이상은 하고 있지만, 준수한 포수인 최재훈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오재일 선수를 대수비 전문 반쪽짜리 선수로 만든 점 등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코칭스태프가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누구나 터질 거라 예상했던 박건우 선수가 시즌 말 20인 엔트리에 들지 못할 정도로 성장하지 못한 점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이러한 코칭스태프를 구성한 건 다름 아닌 프런트입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프런트. 누가 뭐래도 프런트입니다. 작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김진욱 감독의 운영을 100% 찬성하진 않지만 노경은, 홍상삼 선수를 사람 만든 공로나 불펜 혹사 없이 성과를 낸 점은 지지할 만했고, 한국시리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시즌 더 나은 성과를 낼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섣부른 경질이었습니다.

게다가 어설펐던 트레이드가 부메랑이 된 것도 프런트 책임입니다. 홍성흔 선수가 좋은 선수이긴 했지만, 1년 뒤 최준석이라는 대체자를 아무런 출혈 없이 얻을 수 있었는데도 굳이 영입했던 점, 결국 주전 중심으로 운용할 거면서 외야수가 없다고 윤석민 선수를 트레이드한 점, 남들은 잘만 써먹는 노장 불펜 영입조차 시도하지 않은 것 모두 프런트의 실책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베어스 몰락 책임의 거의 전부는 진두지휘한 프런트가 져야 합니다. 그게 팬들에 대한 올바른 자세입니다.

올 시즌은 이제 더 이상 야구를 진득하게 볼 일은 없을 것 같은데, 프런트 및 코칭스태프 정리라는 기쁜 소식이나 빨리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기적적으로 4강 막차를 탈 수도 있지만 그래도 볼 생각은 없어요. 이대로라면 제2의 베어스 암흑기가 머지않은 듯... 아니,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14/08/27

제2차세계대전의 에이스들 - 김진영 : 별점 2점

제2차세계대전의 에이스들 - 4점
김진영 지음/가람기획

"연합함대"로 접해보았던, 출판사 가람기획의 세계전사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제목 그대로 제2차 세계대전 중 각국의 에이스들 - 독일 에이스 6명, 영국 에이스 6명, 미국 에이스 3명, 일본, 소련, 핀란드 각 1명 - 18명이 소개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저술되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절반 이상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와 흡사합니다. 특히 독일군 에이스들 이야기에서 그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에리히 하르트만이나 아돌프 갈란드, 아프리카의 별 한스 요하임 마르세유, 발터 노보트니 등은 다양한 관련 서적은 물론, 나무위키를 통해 더 자세한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분량도 한 편 씩 웹진에 소개될 정도의 분량에 불과해서 그다지 상세하지도 않고요. 전투 기술에 대한 묘사보다는 인간적인 고뇌와 같은 디테일이 살아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워낙 많은 인물이 소개되는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적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격추 대수가 200대를 넘었던 슈퍼 에이스 중 한 명이었던 헤르만 그라프는 독일 패망 후 소련에서 포로 생활을 하던 중 공산주의자가 되겠다고 하여 소련의 선전 활동에 이용되었고, 결국 귀국은 일찍 했지만 ‘배신자’라는 낙인을 극복하지 못한 채 용접공으로 여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만화 "수리부엉이"에도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했었죠. (인터넷에 자세한 글이 있긴 한데, 이 책의 내용과 거의 동일하여 퍼온 것으로 보입니다.)

또 상대적으로 유명한 독일군 에이스들에 비해 영국과 미국의 에이스들은 아무래도 격추 대수가 독일군에 비하면 부족하고 인기도 그리 높지 않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는 비슷한 비중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내용도 꽤 흥미로워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전투기 무장사 출신으로 비교적 많은 나이에 기량이 만개하여 28기의 일본기를 격추한 프랭크 캐리, 38기의 독일기를 격추하고 전후 영국군 부원수 자리에까지 올랐던 쟈니 존슨 등이 그러합니다. 에이스들의 전투 상황에 대한 상세한 증언도 아주 좋았습니다. "스핏파이어로 고도 4000미터에 도달한 뒤 슈퍼차저를 켜 속도를 올려 적기의 꽁무니를 따돌릴 수 있었다"는 식의 구체적인 장면 묘사처럼요.

이렇게 장점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별점은 2점입니다. 절반 가량이 인터넷 등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라는 단점이 너무 크네요. 물론 이 책이 원전 중 하나일 수는 있겠지만, 독보적인 무언가가 있지는 않으며, 위인전으로 보기에도, 미시사 서적으로 보기에도, 전사로 보기에도 애매하다는 점도 감점 요인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관심 가져볼 만하겠지만, 그렇지 않으시다면 굳이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2014/08/25

바텐더 1~21 - 조 아라키, 나가토모 겐지 : 별점 2.5점

바텐더 Bartender 21 - 6점
조 아라키 지음, 나가토모 겐지 그림/학산문화사(만화)

"바텐더" - 조 아라키 원작 / 나가토모 켄지 그림

몰랐었는데 이 만화도 완결되었군요. 주말에 몰아서 완독하였습니다.

작품은 크게 주인공 "신의 글라스" 류가 여러 바를 떠돌아다니며 용병생활을 하는 전반부, 호텔 카디널의 바 이덴홀에서 근무하는 중반부, 그리고 독립하는 후반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와중에 바를 찾은 손님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펼쳐지는 전개이죠.

요리만화 스타일의 배틀이 펼쳐지는 에피소드는 거의 없고, 바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최고의 한 잔을 대접한다는 치유물 계열의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주인공이 천재라는 점만 빼면 "심야식당"과 비슷한 분위기지요. 이러한 이야기 특성상 주인공 사사쿠라 류보다는 손님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인게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가와가미 쿄코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연히 바를 찾은 첫사랑에게 고백을 결심하지만 그가 약혼자와 함께 나타나자 "라스트 키스"라는 칵테일을 만들어 주는 에피소드(내내, 내내, 당신을 좋아했습니다), 또 그녀가 어머니를 급작스럽게 잃은 뒤 바텐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핑크 리본"이라는 칵테일을 만드는 에피소드가 좋았어요. 이러한 점 때문에 이 작품의 히로인은 미와가 아니라 쿄코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명언이 등장하는 것도 명언 덕후로서 마음에 들었고요.

그러나 아쉽게도 쿠루시마 타이조가 죽은 뒤 류가 독립하게 되기까지를 그리는 후반부는 재미가 떨어집니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인 치유물 분위기가 희석되고, 류의 제자인 와쿠이 츠바사의 성장기와 독립 준비 과정에서 여러 가지 배틀이 중심이 되는 탓입니다. 차라리 쿠루시마 미와와의 관계를 좀 더 진전시키거나, 아니면 ‘미스터 퍼펙트’와의 최종 결전과 같은 빅 이벤트로 마무리했더라면 임팩트는 더 있었을 텐데 이도저도 아니라 좀 아쉬웠어요.

그래도 새로 오픈한 이덴홀을 중심으로 이전처럼 끌고 갈 수도 있었을 텐데,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적절히 마무리한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재미고 뭐고 다 없어진 채 좀비처럼 연명하는 일부 만화들보다는 훨씬 나으니까요.

그래서 제 별점은 2.5점입ㄴ비다. 후반부 이야기는 맥이 좀 빠지지만, 전체적으로 잔잔하면서도 푸근한, 그러면서도 칵테일 한 잔을 마시고 싶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