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4/09/23

익스펜더블 2 (2012) - 사이먼 웨스트 : 별점 2점

익스펜더블 2 - 4점
사이먼 웨스트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데이지 앤 시너지(D&C)

지난 추석 연휴 때 감상했는데 리뷰가 늦었네요. 3편이 얼마 전 개봉했지만 2편도 보지 못했기에 선택하였습니다. 

뭐 스토리를 요약할 필요는 없겠죠? 그냥 제 또래 헐리우드 키드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액션 스타들이 떼로 몰려나와 악당들을 때려잡는다는, 팬 서비스 무뇌 팝콘 무비니까요. 어렸을 때 동네 친구들과의 농담거리였던, "코만도랑 람보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뛰어넘어 코만도와 람보가 한편인데다가 텍사스 레인저 척 노리스, 존 맥클레인에 퍼니셔(돌프), 황비홍, 캡틴 아메리카(랜디 커투어) 등이 함께하니 더 말할 필요도 없지요. 저는 이 모든 콘텐츠를 발표 당시 실시간으로 즐겼던 세대이기에 너무나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코미디 영화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유쾌했어요.

아울러 별 의미는 없지만, 1편보다는 스토리적으로도 살짝 나아진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악당 두목으로 유니버셜 솔저이자 어벤져였던 장 끌로드 반담이 나와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점 만큼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반담의 악역 연기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살짝 느끼한 악역을 너무나 잘 소화해서 깜짝 놀랐어요. 한편만으로 리타이어하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울 정도로 말이죠.

허나 반담이 마지막 1:1에서 스탤론에게 쉽게 발리는 등 악역다운 강함이 그닥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1편에서와 같이 함께 팀을 구성하는 다른 악당들 - 에릭 로버츠, 돌프 룬드그렌, 스티븐 오스틴, 게리 다니엘즈 - 없이 스콧 앳킨스 한 명에게만 의지하는 건 불쌍하게 여겨졌습니다. 다른 부하들은 연방군의 짐 같은 존재들에 불과하니까요. 그냥 폭죽, 허수아비 수준이거든요.
또 스토리 상 복수극으로 흘러가는 과정은 불만스럽습니다. 왜 애초부터 다 죽이지 않았을까요? 이래서야 "나한테 복수하러 와~"라고 초대장을 날리는 것과 마찬가지잖아요. 마지막 클라이맥스의 공항 액션보다는 초반 중국인 부자 구해주는 액션이 훨씬 볼만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었고요.

물론 이런 부분은 감수하며 보는 영화이니 단점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딱 한 가지, 위난이 맡은 매기 캐릭터는 그야말로 단점 중의 단점입니다! 포지션이 여러모로 어정쩡하기 때문이에요. 러브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총질 잘하는 여자 캐릭터로 보기에는 캐릭터도 굉장히 약했으니까요. 차라리 정의의 올드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작품의 컨셉대로라면 린다 해밀턴이나 시고니 위버 정도가 나와줬어야죠! 중국 시장을 노린 거라면 이연걸 형님 분량이나 좀 챙겨주던가!

하여튼, 머리로 점수를 주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으로 보고 즐기는 사나이의 영화, 마초들의 액션영화이기에 별점에 큰 의미는 없습니다만, 제 별점은 2점입니다. 가끔은 이렇게 뇌를 좀 쉬게 해 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단, 배우의 연기가 중요하다거나 개연성 있는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대로 보시지 마세요. 그 쪽으로는 바닥이 아니라 지하실 수준입니다.

2014/09/22

생존 Life 1~3 - 후쿠모토 노부유키 / 가와구치 가이지 : 별점 2.5점

생존 Life 1 - 6점
가와구치 가이지 지음/삼양출판사(만화)

딸은 14년 전에 실종되고, 아내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자신마저 암으로 시한부 인생이라는 걸 알게된 다케다는 자살을 결심했다. 그런데 목을 메려는 찰나, 실종된 그의 딸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고백"과 마찬가지로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원작을 가와구치 가이지 (카와구치 카이지)가 그림을 그려 만든 합작 만화입니다. "제 3의 시효" 리뷰 댓글을 통해 marlowe님이 추천해 주셨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네요.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2권에서는 딸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다케다의 모습이 그려지며, 3권에서는 범인과 공소시효를 둘러싼 치열한 두뇌 싸움이 펼쳐집니다. 추적자 다케다의 모습에서는 가와구치 가이지 특유의 인간드라마를, 그리고 마지막 권에서는 후쿠모토 노부유키 특유의 두뇌 배틀을 즐길 수 있으며, '공소시효'라는 것을 아주 효과적인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두뇌 배틀은 물론, 다케다의 남은 수명과 사건의 공소시효가 동일하다는 설정이 주는 긴장감은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추리적으로도 '아버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끈기 있는 추적만큼은 인상적입니다. 해당 시기에 그곳을 여행한 사람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그때 찍었던 사진을 한 장 한 장 확인하여 딸이 등장한 사진을 찾아낸다는게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추적 과정에서 심하게 운이 좋아 보이는 장면이 많다는 건 조금 아쉽습니다. 위의 예를 든 사진을 찾아내는 것은 물론, 폐차장에서 십수 년 전에 폐차시킨 차를 찾아내는 게 대표적입니다. 솔직히 가능한 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가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는 작위적으로 보이기까지 했고요.

뭐 작위적으로 보자면 마지막 두뇌 싸움이 더 심하긴 합니다. 차 트렁크에 메시지를 남길 시간이 있었더라면 더 자세한 내용을 적을 수도 있었을 테고, 또 평범하게 날짜와 요일, 시간을 적을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평범한 사람은 알기도 힘들 주가를 적어 놓았을까요? 주가를 적어 놓더라도 날짜 정도는 같이 적는 게 상식이었을 테고요. '한방'의 임팩트는 있었지만 억지스러웠습니다.

이렇게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묵직한 묘사와 공소시효를 핵심 소재로 놓고 전개한 치밀한 전개는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두 작가의 팬이시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4/09/19

끝까지 간다 (2014) - 김성훈 : 별점 3점



상납금에 대한 감찰 조사 탓에 어머니 장례식 중 급하게 경찰서로 향하던 형사 고건수는 실수로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뒤, 급한 나머지 시체를 어머니 관 속에 유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처리가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그를 협박하는 괴전화가 걸려오는데...

올여름 시즌 의외로 대박난 한국영화. 당연히 극장에서 본 것은 아니고 IPTV에 떴길래 간만에 감상한 작품입니다. 

처음에 간단한 시놉시스만 보았을 때에는 연이어 닥치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코믹하게 보여주는 블랙코미디라고 생각했습니다. "달콤, 살벌한 연인"처럼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 중 최고작이라 생각합니다). 마침 초반부에 시체를 숨기는 고건수의 모습은 생각했던 그대로였습니다. 웃기면서도 긴박한 상황을 굉장히 잘 그려내고 있더군요. 여러 가지 디테일을 활용하는 솜씨도 제법이었고요.

그런데 시체를 숨긴 뒤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 부분부터는 예상과 다르게 범죄 스릴러로 탈바꿈하는데, 이 역시 대박입니다. 고건수와 협박범 박창민과의 소소한 밀당에서 대체 왜 시체를 찾는지가 드러나는 과정이 빠르면서도 정교하게 전개될 뿐더러, 최 형사의 죽음과 같이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장치도 많아서 적절한 긴장감과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덕분입니다.

감독이 호러 영화도 잘 만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도 많은데, 특히 폭탄이 곧 터질 것 같은데도 해장국 먹으러 가자고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빼어난 전개 덕분에 마지막 폭탄을 이용한 사건 해결까지는 정말이지 별 4개가 아깝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마지막에 뜬금없이 박창민이 살아 돌아와 고건수와 대결을 벌인다는 결말부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분명 죽은 줄 알았는데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나타나 맨손 격투를 10분 이상 벌인다는 건 솔직히 말도 안 된다 생각되거든요. 인간 이상의, 어떻게 보면 몬스터 같은 캐릭터성을 극대화하여 최종 보스로서의 역할은 확실히 보여주지만 너무 오버였어요. 어떻게 돌아왔는지 정도만 살짝 묘사해 주고 결투 장면을 보다 짧게 편집하였더라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

그래도 대박 흥행이 수긍이 가는 제법 잘 만든 스릴러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병폐인 뜬금없는 신파가 등장하지 않고, 여전히 속물인 고건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에필로그도 괜찮았어요.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